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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박근형연출 '소월산천', 왜 컨테이너에서 공연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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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형 연출 공연 <소월산천>은 시인 김소월(신덕호 분)의 삶을
앙상블 시나위, 정재일(기타), 극단 골목길 배우들의 낭독으로 구성했다.ⓒ 플랫폼61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시인은 왜 죽음을 택해야만 했을까.

암울한 시대 일제강점기. 육남매의 아버지였던 시인 김소월은 희망 하나 보이지 않는 이 땅을 하루하루 살아가다 술에 양귀비 가루를 타 먹고 자살했다.

지난해 국립국악원 검열로 무대에 오르지 못했던 박근형 연출의 <소월산천>이 지난 5일 서울 도봉구 창동에 위치한 플랫폼창동61(협력 예술감독 김서령) '오뉴월 국악 공감' 무대에서 공연됐다.

죽음이 김소월의 운명이었다면 공연에도 역시 운명이 있는가보다. 6월 초 주말, 공연이 시작되자 <소월산천>에게는 서초동 국립국악원의 번듯한 공연장보다는 창동역 1번 출구 앞 빨간 컨테이너가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극의 몰입도나 극 중 시대의 암울함, 음악의 프로그레시브한 면이 안정적인 국립국악원이었다면 오히려 깊게 와 닿지 않았을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다.

극이 시작되면 소월의 아들(심재현 분)과 딸(김은우 분)이 김소월의 삶을 간략하게 낭독조로 읊는다. 김소월이 결혼하고, 학교에 다니다 유학가고.... 극은 시인의 삶을 짧은 '언어'로 상징한다. 하지만 그 어느 연극, 뮤지컬보다도 식민시대 시인의 삶을 더 실제적이고 고달프게 전달된다. 여기에는 앙상블 시나위의 음악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극 시작 전 서주와 후주로 <소월산천>이 특색 강한 음악극임을 전면에 드러냈다. 연기자들의 연기도 좋았지만, 앙상블 시나위와 정재일의 열정과 감각 넘치는 격정어린 연주는 일품이었다.

기타의 정재일은 프로듀서, 전자음악 등 다재다능 뮤지션이지만, 이날은 오롯이 기타만으로 자신의 재능을 선보였다. 베이스기타, 전자기타, 클래식 기타로 그때그때 장면에 맞게 음역과 리듬을 넘나들며, 뽐내기보다는 전체 음악에 잘 스며드는 리더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이번 공연에 합류하게 된 국악그룹 푸리 원년멤버인 타악의 장재효는 장구, 북, 드럼, 효과 악기까지 탄탄한 마당을 제공해주었다. 보컬, 가야금의 김양화는 구슬프게 흐느끼며 목놓아 우는 그 음색과 우리말을 잘 들리게 받침음을 일찍이 내는 발음법이 특색 있었고, 피아노의 정송희는 화성적 색채와 리듬 면에서 깔끔하고 시원한 연주를 선보였다.

단연 눈에 띄었던 것은 아쟁의 신현식이었다. 왼손의 격렬한 농현과 오른손 활의 운궁, 음률과 장단을 느끼는 넘실거리는 고갯짓이 보는 이도 연주를 해보고 싶을 정도로 흥겨웠다.



▲앙상블 시나위와 정재일의 열정과 감각 넘치는 격정어린 연주는 정말 일품이었다.ⓒ 플랫폼61


먹고살기 힘들고, 눈치 보고, 숨도 제대로 쉬기 힘든 시절, 어느 밤 소월(신덕호 분)은 아내(고수희 분)와 말없이 술잔만 수차례 기울인다. 이내 "그만 살자"며 양귀비꽃가루를 술에 타 마시고, 아내는 그 모습을 그저 말없이 지켜보고 있다. 소월이 죽고 아내가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라며 소월의 진달래 꽃을 담담히 읊는다. 이어 터져 나오는 "갈까 부다"라는 구음은 극의 이야기, 시의 내용과 어울려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극이 끝나고, 후주에서는 극 진행 때 눈에 띄지 않던 피아노와 타악기 까지, 각 연주자의 최대기량을 즉흥적으로 연주하며 관객들의 환호성과 브라보를 끌어냈다.

그런데, 왜 육남매의 아버지, 시인은 죽어야만 했고, 우리는 이 공연을 국립국악원이 아닌 컨테이너에서 보아야만 했을까. 우리는 무책임하지 않고, 세상은 살만한 곳이어야 하는데 말이다.

잠시 답답했다. 공연은 어쩌면 사치이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 알릴 권리, 격조 높은 예술의 역할이 정권의 편향된 시각 때문에 말의 씨앗 하나 던지지 못한다면, 그 누가 예술을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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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유니버설발레단 발레 '심청', 동서양 조화 '효' 되새긴 효녀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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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버설발레단 창작발레 '심청' 3막 심봉사 눈뜨는 장면.ⓒ 유니버설발레단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우리 고전 심청을 이토록 멋지게 발레로 창작해내다니!!"

말 그대로이다. 6월 10일부터 18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 중인 유니버설발레단의 창작발레 심청. 이제는 더이상 '창작'이라는 수식어가 필요하지 않을 만큼 그 어느 기존 발레 레파토리보다도 탄탄한 구성으로 미국, 프랑스, 오만 등 해외공연으로 외화벌이까지 하는 명실공히 제목처럼 '효녀' 발레다.

전체3막의 발레는 심청이 심봉사에게서 태어나고 자라 인당수에 빠지고, 용궁세계에서 연꽃으로 육지에 올라와 왕비에 간택되어 다시 심봉사를 찾기까지의 우리 고전 줄거리에 충실하다.

동시에 발레적 면모로는 3막 심청과 왕의 파드되, 2막 화려한 용궁세계 의상과 해조물의 춤들, 1막에서는 손가락 3개로 공양미 삼백석을 상징하고, 눈을 가리고 손을 더듬는 간단한 동작으로 심봉사를 표현하는 등 서양발레다운 면모를 두루 갖추었다. 음악은 우리의 5음음계를 살리면서도 발레음악다운 웅장함과 기교성으로 발레를 더욱 발레답게 받쳐준다.

1막 전 서곡에서는 잠시 문훈숙, 김인희(현 서울발레시어터 단장), 강예나(전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등 역대급 심청역의 무용수가 '중년의 심청'으로 카메오 출연을 해 의미를 더한다. 심청이 태어나 인당수에서 뛰어내리기까지의 1막은 빠른전개로 보통 큰 사건보다 정황서술로 구성되는 다른 기존발레의 1막과 비교되며 잘 만들었다는 느낌을 준다.

1막 1장 심청이 태어나 유아, 어린이, 소녀 심청으로 장면별로 배역이 바뀌며 순간적으로 자라나는 장면은 아이키우는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할 '세월의 빠름'을 느끼게 한다. 11일 오후3시 공연에서 심청으로 데뷔한 홍향기가 등장하자 모두들 소녀 심청의 등장에 환호를 보냈다. 심청은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할 공양미 3백석 때문에 뱃사람들에게 팔려가고, 1막 2장은 선상장면을 뱃사람들의 노젓는 동작 하나도 발레답게 발끝을 세운 남성군무와 강렬한 회전동작으로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았다.

▲ 발레 '심청' 1막 2장 선상 장면. ⓒ 유니버설발레단

선장의 독무, 뱃사람들의 군무, 2인무, 3인무 등 남성발레가 다양하다. 또한 심청의 꿈속에서 심봉사를 만날 때 바닷 속 아름다운 선녀들의 군무로 여성발레 또한 선보인다. 영상 속 성난 파도가 거세지고 무대 뒤와 천장의 앞과 중간 모든 돛들이 거세게 흔들거리며 성난 파도를 사실감 있게 표현한다. 심청은 몸을 이리저리 뒤틀며 인당수에 빠지는 것을 피한다. 결국 심청이 갑판 위에 올라가 인당수로 풍덩 빠지는 1막 끝은 그 어느 마지막 장면보다도 극적이며 완성도가 높다.


2막 바닷 속 용궁은 1막 2장처럼 엔젤피쉬와 인어, 진주 등의 춤이 발레 ‘호두까기 인형’ 각 대목처럼 3인무, 4인무로 아기자기하게 구성된다. 의상 또한 바다색감과 각 해조물의 모습과 움직임을 살리며 동시에 러시아 전통 춤 의상을 응용했다.

용왕 역 이동탁과 홍향기 심청의 파드되가 무척 아름답다. 심청은 1막에서는 심봉사와, 2막은 용왕, 3막은 왕과 파드되를 하는데, 모두 남자 파트너의 받치는 힘이 필요한 고난도 들어올리는 동작이 유독 많다. 6월 11일 오후3시 공연의 ~(심봉사), 이동탁(용왕), 엄재용(왕) 모두 탁월한 힘과 기교로 안정되게 연기해 심청의 사랑스러움을 드러내어 주었다.

용왕은 심청이 용궁에서 함께하길 바라지만, 심청은 아버지를 찾아야 한다며 육지로 보내줄 것을 간청한다. 2막 마지막 심청이 연꽃을 타고 육지로 올라가는 장면은 무대장치로 심청 역 홍향기가 연꽃조형물에 타고 그것이 천장 쪽 위로 올려지며 관객이 다시 한번 경탄하게 만드는 장면이다.

▲ 3막 문라이트 파드되의 황혜민 엄재용. ⓒ 유니버설발레단


3막 왕궁에서의 왕비간택 춤 장면은 발레와 우리 고전 춤, 그리고 한복이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다른 발레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명장면이다. 연꽃을 타고 온 심청이 왕비가 된다. 무대는 왕궁 속 울창한 소나무와 아래에서 올려다본 기와의 처마로 한국전통 건축과 자연의 조화로움을 잘 표현해주었다. 11일 공연에서 왕 역 엄재용과 심청 역 홍향기의 달빛 파드되도 무척 아름다웠다.


맹인잔치에서 드디어 심봉사를 발견하고는 “아이고 아버지” 하는 심청, “어디한번 보자”며 갑자기 눈을 “번쩍” 뜨는 심봉사 역 김현우의 연기도 일품이며 또한 그 어느 발레대목 중에서도 가장 극적인 장면이라 큰 감동과 눈물까지 함께 온다. 모든 맹인들이 함께 눈을 뜨고 흥겨운 춤을 추니, 이보다 더 기쁜 일이 어디 있겠는가.

수차례의 커튼콜 인사와 커튼이 실제 닫힌 후에도 주역들이 나와 인사를 하는 모습에서 관객과 공연자 모두 무척 만족하고 뿌듯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공연 후 객석에서는 종종 눈물을 훔치는 관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객석 로비의 심청과 왕의 팬사인회에서는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또한 이번 공연에 백혈병어린이재단의 소아암환우와 그 가족들도객석에 초대해 가족발레로서의 역할도 실천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심청>은 9월 인도네시아 공연 예정이다. 다음 공연으로는 8월 12일부터 14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지젤>을 공연한다. 한편, 유니버설발레단은 어린이 발레체험 프로그램 <발레 엿보기>를 진행중이다. <발레 엿보기>는 지난 2001년,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국내 예술 단체 중 최초로 시도되어 2015년까지 총 187회, 7천 4백여명 이상이 참가하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mazla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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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예술공장 7기 오픈스튜디오 '해시태그', 6기 전시 '장소와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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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천예술공장 7기 입주작가 17명이 오픈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 박순영 기자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2016 금천예술공장 <제7회 오픈스튜디오-해시태그(#tag)>가 6월 16일부터 19일까지, 6기 입주작가 그룹전시 <장소와 각주>가 6월 16일부터 7월 5일까지 진행된다.


2015년 메르스 여파로 오픈스튜디오 진행이 취소된 만큼, 작년도 입주작가의 전시와 올해 입주작가의 오픈 스튜디오까지 두 배 이상의 구성으로 선보인다.

6월 16일 오후 6시 오픈식에는 금천구청장이 “우리 금천의 자부심인 금천예술공장에서 작년의 몫까지 두배이상 알찬구성으로 전시와 오픈스튜디오를 열어 기대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금천예술공장에서 아주 가까이 산다는 가수 하림이 자신의 히트곡을 5개나 열창하며 환호를 받았다.

7기 입주작가인 기타가와 타카요시의 ‘하루를 찾자-할머니!!’는 금천지역 할머니들의 하루 일과를 천 여장의 사진으로 고속슬라이드쇼로 펼치는 오프닝 퍼포먼스로 호응을 받았다. 또한 6기 작가 여다함의 ‘무뢰한 정신’은 각국의 권위적인 동상이미지를 모아 즐거운 춤으로 연결한 영상작품으로 의미를 더했다.

3층의 <장소와 각주> 전시에는 6기 입주작가 13명의 작품이 선보였다. 문래지역이나 전시장소의 장소적 특성을 살리고, 오픈스튜디오가 아니기 때문에 설명을 직접 할 수 없는 부분을 작가마다의 각주로 설명하는 형태였다.

▲ 6기 입주작가인 이예승작가가 자신의 <()의 어떤 리스트>를 설명중이다. ⓒ 박순영 기자


이예승의 <()의 어떤 리스트>는 이전 작업들의 오브제와 데이터, 영상이미지를 각주로 해 반원형 서라운드 영상과 사운드 설치작업을 했다. 김기라 <이념의 무게-한낮의 어둠>은 1980년대 말 국가보안법으로 고문 받은 상처를 안고 사는 한 화가의 최면치료 과정을 통해 국가의 폭력을 보여주는 영상 작품이다.

2층과 1층의 오픈스튜디오 <해시태그>에는 7기 입주작가 17명이 참여했다. 김치앤칩스는 정교한 프린트 패턴이 렌즈를 통해 왜곡되고 모션화되는 미디어작업을 선보였다. 이원호 작가는 <부(浮)부동산>에서 한국과 일본의 노숙자들과 만나 그들의 잠자리인 집 30개를 구매하며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그들의 삶과 이 작업과정을 영상에 담았다.

2013 베니스비엔날레 아랍에미레이트 대표 작가인 모하메드 카짐은 가위로 종이표면을 긁어 다양한 무늬를 표현해 빛의 반사를 응용하는 <Scratches on Paper> 시리즈의 제작영상, 자신의 지하철 이동구간의 출발역과 도착역의 소리파형을 실로 표현한 작품 등 빛과 소리의 움직임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선보였다. 박광수 작가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검정색 선으로 채워진 숲, 나무, 벌레 등의 자연이미지의 크고 작은 여러 작품과 스케치를 선보였다.

한편, 오는 18일(토)에는 금천의 주부들로 구성된 금천미세스가 ‘예술공장 스캔들’을 펼친다.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현대미술에 대해 입주작가인 이수진 작가가 지역주민과 직접만나 현대미술에 대해 묻고 답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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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국립현대무용단 벨기에 리에주극장 공동제작 '나티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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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현대무용단 벨기에 리에주극장 공동제작 '나티보스' 문성식 기자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국립현대무용단과 벨기에 리에주극장 공동제작의 <나티보스(Nativos)>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7월 15일부터 17일까지 세계초연되었다.

국립현대무용단의 2016년 슬로건이 '접속과 발화'로 <이미아직>이 지난 6월 벨기에 리에주극장에서 성공적으로 공연된 것에 이어, <나티보스>는 벨기에 타뇌르극장, 벨기에한국문화원, 프랑스 브르타뉴국립극장, Ruda asbl이 공동제작 파트너로 참여해 한국초연과 유럽투어를 목적으로 제작되었다.

'나티보스'(Nativos)는 스페인어로 '토박이' 또는 '토착적인'이란 뜻이다. 안무를 맡은 애슐린 파롤린은 리에주극장의 연계 아티스트로 이번 <나티보스>에서 한국적 샤머니즘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를 토대로 그것을 보편적 정서와 춤으로 풀어냈음을 작품에서 보여주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영(靈)의 세계를 육체를 통해 표현해 낸 춤에는 반복에 의해 강화된 에너지와 견고함으로 느껴졌다. 반복되는 동작으로 신내림과 주술의 과정, 그로 인한 마지막 단계의 치유까지 그냥 짜맞춘 춤이 아니라, 상당히 본질을 꿰뚫고 단단히 조인 인상을 주었다.

▲ 국립현대무용단 벨기에 리에주극장 공동제작 '나티보스' ⓒ 문성식 기자


무대가 시작하면 무용수 네 명이 저마다 옆모습으로 축 늘어져 있다. 애슐린 파롤린이 직접 선발한 국립현대무용단의 네 명의 무용수 박재영, 유용승, 임종경, 최용승이다. 타악기와 소리를 맡은 여성룡이 굿판의 무당역할로 "좋구나, 왔구나, 명도 주고 복도 주고"라며 신들을 불러모은다. 관객들에게 어필하며 표정과 목소리로 굿의 과정을 유쾌하게 인도한다.

그가 자리에 앉아 타악준비를 하면 옆 피아노의 레아 페트라가 피아노를 시작한다. 프리페어드 피아노처럼 웅성거리는 빠른 리듬의 타악적 효과로 컴퓨터 타자 치듯 속사포처럼 결의에 찬 모습으로 친다. 특색있는 리듬과 음색이 무용수들의 동작을 잘 살려주며 작품의 의미를 찾아준다.

신이 내린 몸은 한 곳을 쏘아보며 섰다. 흰 한복에 여자귀신이 내린 몸은 다소곳하게 관객을 응시한다. 접신할 때는 몸을 꿈틀꿈틀거린다. 웃음귀신이 씌웠을 때에는 이유도 없이 계속 허무한 웃음표정을 짓고 몸동작을 한다. 인간 세계의 연장선처럼 귀신 세계에도 갑과 을, 먹고 먹히는 관계가 존재한다.

▲ 국립현대무용단 벨기에 리에주극장 공동제작 '나티보스' ⓒ 문성식 기자


꽹과리, 장구, 구음, 피아노의 미묘한 진동으로부터 톤 클러스터를 넘나드는 음색 속에 접신한 얼굴은 입이 삐뚤어지고 몸이 뻣뻣해진다. 한 귀신이 다른 귀신을 조롱하며 쫓아내기도 한다. 마침내 제각각이었던 네 명은 하나가 되어 흡사 국민체조와도 같은 군무를 시작한다. 무당의 마지막 푸닥거리 같이 정신없이 계속적으로 같은동작을 반복하는 모습에서 삶에 대한 숙연함마저 느껴진다.

안무의 파롤린은 항상 작업을 이전작업의 연장선에 놓고 한다는데, 이번 작업 또한 그녀의 전작 <Heretics>에서의 반복과 추상, 상징의 특징을 연장했으며, 그 때 함께한 음악가 레아 파트라와 이번에도 함께하며 소리의 반복성으로 주술성을 의미화했다.

한국 무속에서 세계적 보편성의 춤으로 표현될 <나티보스>와 국립현대무용단의 세계투어 속 멋진행보가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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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놈대장 보거라! 우리의 자유를' 40인 여성예술가들의 광복절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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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15일 광복절 오후 서대문형무소역사관 격벽장에서<왜놈대장 보거라! 우리의 자유를>공연이 펼쳐지고 있다.(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퍼포먼스, 춤, 음악, 미술, 문학, 연극, 움직임 등 거의 전 쟝르에 걸친 여성 예술인 40명이 서대문형무소역사관 격벽장에 모였다. 강릉, 춘천, 제주는 물론 일본과 독일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까지.

천장이 뚫린, 사람 키높이보다 조금 높은 벽으로 이루어진 10개의 긴 격실이 모여 부채꼴 모양을 이룬 이 건물은 일제시대 독립운동을 하다 잡혀온 수형자들을 위한 체력단련 공간이었다.

수형자들이 운동을 하는 시간에도 대화는 커녕 서로를 볼 수도 없도록 만든 이 체력 단련장은 전형적인 팬옵티콘 구조로, 수형자들은 운동을 하는 동안 오로지 수형자들을 감시하는 간수 밖에 볼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제71회 광복절을 맞은 어제 오후, 40인의 여성 예술인들은 이 특이한 공간 각 격실마다 들어가 각자의 마음으로 염두에 둔 일제에 희생된 여성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처절한 예술행위를 펼쳤다.

운동을 하면서도 오로지 지켜보는 간수와 1대1의 대면을 해야하는 갑갑한 격벽실, 속박과 구속의 공간이었던 서대문형무소 감옥.

억압과 고통과 죽음을 해방과 기쁨과 생명의 몸짓으로 승화시키는 여성예술가들은 다름아닌 감옥속에서 그 어떤 고문과 사형대 앞에서도 자유의 꿈을 꺾지 않았던 여성독립운동가들의 환생인것이다.

▲ 10명의 수형자들이 왜놈대장에 이끌려 서대문형무소 격벽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일본의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왜놈대장에 이끌려 등·퇴장하는 각 10팀의 수형자들(여성예술가)은 격벽장안에서 20분간 퍼포먼스를 하고 다시 끌려나간다. 이렇게 3그룹이 등·퇴장하며 막간극을 포함, 33개의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관객들은 자유롭게 관람하지만 일제하의 격벽장에서 그러했듯이 일체 말을 할수 없게 통제받았다.

격벽장 10개의 격실에 들어간 10명(팀)의 여성예술인들은 각각 독립적이며 개성적인 퍼포먼스를 벌였다. 첼로 연주자 문지윤은 첼로 위에 태극기를 감싸고 소리 나지 않는 첼로 퍼포먼스로 억압된 자유를 표현했다. 서양화가 배달래는 둥그런 철조망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빠져나오는 장면을 표현했다. 그냥 모양이 아니라 녹이 새빨갛게 슬은 진짜 철조망이었다. 공연기간이 미국 체류일정과 겹쳐 부득이 영상으로만 출연하게된 바이올린 강해진은 자신의 바이올린 연주 영상과 함께 아코디언과 함께 누워 쓰러진 퍼포머가 함께 했다.

첫번째 10명의 퍼포먼스는 소리를 낼 수 없는 것이 컨셉이었던 반면 두번째와 세번째로 가면서 격실에 들어간 예술인들의 퍼포먼스는 점점 더 자유도가 높아졌다. 예를 들어 연극배우 안현정은 격실벽 위로 자유롭게 타고 올라가기도 했다. 윤푸빗, 어효은, 백지혜 등은 마임과 소리없는 퍼포먼스를 펼쳤고 정공자와 최루시아 등 미술인들은 그림을 그려 벽에 내걸거나 길다란 한지에 붓글씨로 자유를 표현하기도 했다. 바이올린 박순영, 홍민아의 노래 퍼포먼스 등으로 격벽장의 분위기는 점점 더 상승되어 갔다.

▲ 40인의 여성예술인 광복절 퍼포먼스 <왜놈대장 보거라! 우리의 자유를>출연진들의 격벽장 등·퇴장 시간을 이용한 막간극. 대금에 한충은, 가야금 하세라, 거문고 구교임, 소녀상 연기 어효은

▲ 격벽장 개별 격실 안에서 여성예술인 윤사비나씨가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결국 퍼포먼스의 끝은 일본을 상징하는 왜놈대장으로 부터의 자유! 일제하의 형무소 안에서 가끔씩 난동이나 폭동으로 자유의지를 폭발시켰듯이 우리의 자유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왜놈대장을 무력화시키고 모든 관객들과 퍼포머들이 함께 어울려 8.15 대한독립을 축하하는 자유의 난장, 통괘하고 신명나는 해방의 난장으로 이어졌다.

왜놈대장(부감독 김종학 분)은 3번째로 격벽장에 들어온 10명의 여성예술인들을 비롯, 이미 첫번째와 두번째로 퍼포먼스를 마친 여성예술인들과 그간 공연을 함께 관람했던 관객들에 의해 포위되고 무력화 된다. 왜놈대장에게 물과 밀가루를 뿌리고 소리를 지르며 결국 꿇어 앉힌다. 그리곤 모두 함께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요란한 꽹가리 소리와 함께 격벽장을 빠져 나간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격벽장에서 사형장과 시구문으로 이어진 자유와 해방의 난장. 예술인과 관객들이 신명이나서 '대한독립 만세!'를 함께 외쳤다. 난장의 마지막이 사형장과 시구문이 된 것은 이 곳에서 돌아가신 독립지사들의 해원의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왜놈대장 보거라! 우리의 자유를>에 참여한 40인의 여성예술가들이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시구문 앞에서 태극기를 펼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격벽장 밖 광장에서 춤과 함께 아리랑 노래를 함께 부르며 한껏 흥이 오른 관객들과 예술인들은 사형장으로 향했다. 평소 관람객들에게 절대 정숙을 요하던 사형장에선 "대한민국 만세!"의 함성과 태극기가 일렁였다. 난장의 마지막은 시구문이었다. 이곳은 일제시대 고문 등으로 심하게 훼손된 시체를 가족 몰래 형무소 밖으로 빼돌렸던 곳이다. 함께한 참가자들은 이곳에서 난장을 끝냈다. 원래는 시구문 안 터널까지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무너질 수 있다'는 관리자의 제지에 시구문 앞 마지막 만세 함성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8.15 광복절 퍼포먼스 <왜놈대장 보거라! 우리의 자유를>(예술감독 유진규)는 잘 알려져 있지않은 여성독립운동가들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새롭게 하고자 기획되었다. 그래서 나라잃고 독립운동하는데 남녀의 구분이 있을수 없다는 윤희순 의사의 여성의병대장 포고문인 '왜놈대장 보거라!'에서 제목을 가져온 것.

원래 3.1 독립선언에 참가한 민족대표 33인 숫자에 여성예술인 숫자를 맞추려했으나 취지에 동감해 자원한 여성 예술인이 이보다 많아 실제 참가자 수는 40명이 되었다.

▲ 모든 출연진과 스텝들은 죄수번호 낙인 모양의 특수분장을 하였다. 서대문구에 소재한 통미분장예술연구소가 분장을 맡았다.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 찌는듯한 더위 속 출연진 대기실이었던 9호 옥사는 더욱 찜통 같았지만 이런 곳에서 갇혀있었을 독립지사들을 떠올렸을까? 어느 누구도 불평 한마디 하지 않았다. 예술감독 유진규가 준비사항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춘천마임축제를 25년간 만들고 이끌어온 유진규 예술감독은 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로부터 예술감독 의뢰를 받은 후 여성예술인들의 섭외를 비롯, 기획단계와 진행, 홍보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과정을 SNS(페이스북과 카카오톡)으로 진행했다고 한다.

<왜놈대장 보아라! 우리의 자유를> 공연의 주역, 40인의 여성예술가들

강해진 구교임 김미아 김성아 김이음 나비 모지애 문지윤 박순영 박영희 박주영
반은기 배달래 백정미 백지혜 서경선 선우미애 송미정 안현정 양혜경 어효은
오민정 위혜정 유유 윤사비나 윤푸빗 이영애 이미림 전인정 정공자 정신혜
정연숙 조선아 조은성 최루시아 최솔 최은진 하세라 홍민아 홍윤경


 <왜놈대장 보아라! 우리의 자유를> 공연에 출연한 남성예술가들, 스텝

남성예술가 : 김광석 김종학 박길수 배일동 유진규 한충은
스텝 :  권영일 김우정 김선미 남궁철 류성국 문성식
이구영 이끼 이은주 정동일 황현성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는 이밖에도 다양한 광복절 기념행사가 펼쳐졌다. 배우 오지혜 사회로 14일 열린 서대문독립민주축제 개막식에선 극단 무브먼트 당당의 감동적인 퍼포먼스가 펼쳐졌고, 독립민주지사 풋프린팅에 이어 서대문 출신인 맨발의 디바 이은미의 열창이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형무소 옥사 체험 '자 이제 너희는 죄수다', 물총싸움 '독립을 향해 쏴라'를 비롯 다양한 체험행사가 펼쳐졌다. 햇볕이 쨍쨍한 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전시를 둘러보기 위해 방문한 관람객들은 거의 1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 14일 저녁 열린 2016 서대문독립민주축제 개막식에는 배우 오지혜 사회로 서대문출신 가수 맨발의 디바 이은미가 출연해 열창을 했다.

▲ 14일 낮, 2016 서대문독립민주축제에서는 '독립을 향해 쏴라' 물총놀이를 비롯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되어 가족단위 관람객들의 흥을 돋웠다.

서대문구 대표 지역축제인 서대문독립민주축제는 현 문석진구청장 선출 이후인 2010년부터 매년 가을에 열려 오다가 2014년부터 광복절 전후에 열리는 것으로 정례화되었다. 총감독 없이 공무원들이 만드는 행사이지만 세부적으로는 예술인 예술감독들이 함께했다.

관제행사임에도 불구하고 물총싸움, 페이스페인팅 등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기념행사 이벤트 뿐만 아니라<왜놈대장 보거라! 우리의 자유를>처럼 본격적인 예술인들의 참여로 만들어낸 색다른 볼거리가 있어서 좋았다. 다만 앞으로는 예술인들이 이번에 보여준 값진 성과에 걸맞게 좀 더 넉넉한 재원 투입이 되었으면 좋겠다.
   

기억하라! 우리가 있었음을..  지워져버린 여성독립운동가들의 기억

▲ 영화 <암살>에서 안윤옥 역을 맡은 전지현. 안윤옥의 실제 모델은 여성독립운동가 안자현이다. (사진=영화 <암살>스틸컷,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음)

2015년 여름, 1300만에 관객을 스크린 앞으로 불러내 역대 흥행기록 7위를 세운 영화 '암살'. 극 중 안옥윤 역을 맡은 전지현의 대사 "알려줘야지 우린 계속 싸우고 있다고"는 당시 영화를 본 꽤 많은 관객들의 뇌리에 남았다.

30년이 넘는 식민지 세월동안 상당수 조선 백성들은 일제를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이기도 했었지만 의병에서 독립군, 그리고 광복군으로 이어지는 의연한 투쟁의 전사들은 결코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왜 우리가 기억하는 여성 독립운동가는 유관순 열사 밖에 없었을까?

유관순 이외에 당시 조선의 여성들은 모두가 나혜석, 최승희, 박경원, 김활란처럼 일제에 순응하며 단지 자신만의 꿈을 위해 살아간 신여성, 모던걸에 불과했던 것일까?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백범 김구의 어머니 곽낙원이 있고, 영화 '암살'에서 전지현이 역을 맡은 안옥윤의 실제 모델 안자현, 여성으로는 최초 공군 여비행사였던 권기옥, 임신한 몸으로 평남도청에 폭탄을 투척한 안경신, 여성의병대장 윤희순을 비롯해 현재 국가보훈처에 집계된 독립유공자 숫자만도 270여명에 이른다. 물론 실제 숫자는 이보다 훨씬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 왜 지난 역사 국정교과서 집필을 둘러싼 논란에서는 단지 교과서에 '유관순이 있다, 없다'만이 크게 부각되었을까? 왜 여성들은 어릴적부터 교과서에서 남성 독립운동가들의 행적만 배우고 기억할 수 밖에 없었을까?

사실 우리 역사교과서에서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들에 대해서는 그 흔적조차 알기 힘들었다. 그러던 것이 최근에 와서야 어느 정도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들을 다루기 시작했고, 내년에 발행되는 국정교과서에서는 다시 제외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 보다도 더 대우받지(기억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2016년 일제시대 여성독립운동가들의 현실이다. 분명히 있어도 없고, 보이지 않는 마치 투명인간 같은 존재인 여성독립운동가!

영화 '암살'에서 전지현의 대사 "알려줘야지 우린 계속 싸우고 있다고"는 오늘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우리가 마치 역사에서 지워져버린듯한 여성독립운동가들을 새롭게 발견해내고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매우 분명하다.가장 어둡고 암울하던 시절에 그들이 몸바쳐 흘린 피와 땀은 남녀 성별을 떠나 똑같이 숭고하고 위대한 것이기에!

2015년 시작된 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회장 김희선, 전 국회의원)는 지금껏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역사를 발굴하고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사업을 하고 있다. 올해 2016 서대문독립민주축제에서는 '여성독립운동마당' 섹션을 기획해 40인여성예술인 퍼포먼스 "왜놈대장 보거라! 우리의 자유를"(예술감독 유진규), 시민참여 액션페인팅 "여성독립운동가의 벽"(예술감독 이구영), 캐리커쳐 그리기 "나도독립운동가"(작가 김종도)를 마련해 대중들에게서 잊혀진 여성독립운동가들의 활동을 기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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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월드미스유니버시티 한국대회 2016 참가자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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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7회 월드미스유니버시티 한국대회 2013 참가자들이 캄보디아
우동지역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제29회 월드미스유니버시티 한국대회 2014'가 참가자를 모집한다.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만 27세 이하 여자 대학생 또는 대학원생(휴학생 포함)이면 누구나 참가 지원이 가능하며 모집 기간은 9월 30일(금)
 자정까지로 온라인 접수를 비롯, 우편이나 방문으로도 가능하다.

서류심사 합격자 발표는 10
월 3일(월)이며, 서류심사 합격자에 한해 10월 7일(금) 예비심사가 치뤄지고, 예비심사를 통과한 후보자들에 한해 11월 7일 치뤄질 제29회 월드미스유니버시티 한국대회 2016 본대회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합숙기간 10.28~11.7

올해로 29회를 맞는 '월드미스유니버시티 세계대학생평화봉사사절단 한국대회 2016'(단장 이승민)은 지난 86년 UN이 제정한 '세계평화의 해'를 기념하고 국제평화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IAUP(세계 대학총장회의) 결의 하에 만들어진 것으로, 한국(강원도 화천)에 본부를 둔 월드미스유니버시티세계조직위원회는 2016년까지 27회째 세계대회를 치러왔다.

한국에서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와 함께 가장 대표적인 미인대회로 꼽히며 아나운서, 연예인, 기상캐스터 등 언론 및 대중스타의 주요 등용문으로도 인식되고 있지만 월드미스유니버시티 세계 대학생 평화봉사 사절단 세계대회 및 한국대회는 결코 단순한 미인대회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일단 여느 미인대회와 달리 수영복 심사가 없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월드미스유니버시티 홈페이지(http://www.wmu.or.kr)를 참조하면 된다.

▲ 제29회 월드미스유니버시티 한국대회 2016에 본선에 참가한 후보자들이 현충원 참배 후 현충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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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 믿음과 균형이 일궈낸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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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벨라오페라단 '안드레아 셰니에' 4막 맏달레나(소프라노 김유섬)와
셰니에(테너 이정원)의 호소력 짙은 사랑의 듀엣이 아름다웠다.ⓒ 문성식 기자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라벨라오페라단(단장 이강호)의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9월 23일부터 25일까지 공연되었다. 이번 공연은 제5회 그랜드오페라축제이자 한불수교 130주년 기념오페라로 제작되었다.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는 프랑스 혁명기 실존인물인 시인 안드레아 셰니에를 주인공으로 한 베리스모(Verismo, 사실주의) 오페라다. 19세기 중반 유럽전역을 휩쓸던 바그너풍 오페라에 반대해 탄생한 베리스모 오페라는 '라보엠', '카르멘'처럼 상류사회가 아닌 격변하는 사회 속 서민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작년 12월 '안나 볼레나'를 아시아 초연해 호평을 받은 라벨라 오페라단은 1년도 안되어 이번에는 '안드레아 셰니에'라는 새로운 레퍼토리에 도전했다. '안나 볼레나' 성공의 3인방 이강호 단장과 이회수 연출, 양진모 지휘자가 다시 만나 이번에도 국내 제작진, 출연진만으로 모던하고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냈다.

연출가 노트에 적힌바, 개인으로부터 구성된 국가라는 구조를 '프랙탈'에 초점을 맞춰 벌집형태로 창이 뚫린 벽면구조로 전체 막을 통일했다. 여기에 1막 무대는 대형 시계로 변화하는 시대를, 2막은 '마라의 죽음'을 대형부조로 세워 혁명을, 3막 혁명재판소 장면은 정사각형 샹들리에로 계급투쟁 속 인생의 격투장을, 4막은 무대를 가득 채운 긴 쇠창살로 생 라자르 감옥을 표현해 국가와 개인이라는 운명공동체와 각 장면별 특색을 효과적으로 보여주었다.

의상은 전체적으로 귀족과 여인은 흰색, 혁명군과 남성은 블랙으로 대비를 시켰다. 화이트 의상은 조명을 효과적으로 보이게 하였으며,1막 무도회에서는 흰색 바탕 의상에 검정 역삼각형과 소매의 검정띠 포인트로 모던함을 보이는 한편 카드병정 같은 느낌을 주며 귀족사회의 모순성을 표현한다. 또한 2막과 3막 여인들 의상에서 프랑스 삼색기를 허리띠나 소매깃에 응용했다.

무대와 의상의 뒷받침 속에 탄탄한 실력을 갖춘 성악가들은 유명 아리아가 많은 이 오페라를 훌륭하게 이끌어갔다. 23일과 24일 저녁 공연의 세 주역은 이정원, 김유섬, 박경준이었다. 1막 귀족들의 무도회 장면에서 셰니에 역 테너 이정원은 '언젠가 본 하늘처럼(Un di al azzurro spazio)'을 호소력 짙게 부르며 브라보를 받았다. 맏달레나 역 소프라노 김유섬은 특히 3막 제라르 앞에서 '돌아가신 어머니(La mamma morta)'를 누운 자세에서도 거뜬히 절절한 감정으로 부르며 풍성한 성량과 호흡을 선보였다.

▲ 3막에서 바리톤 박경준이 카리스마 있는 중후한 목소리로 노래한다.ⓒ 문성식 기자


제라르 역 바리톤 박경준 역시 돋보였다. 짧은 곱슬머리와 이국적인 외모도 한몫했지만 1막 제일 처음 귀족에 대한 불평, 1막 마지막 혁명군에의 가담, 그리고 특히 3막에서 셰니에와 맏달레나에 대한 연민과 흠모에 갈등하며 부르는 '조국의 적인가?(Nemico della Patria?)'에서 중후한 목소리와 개성적인 연기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24일과 25일 오후공연의 세 주역 테너 국윤종, 소프라노 오희진, 바리톤 장성일의 무대도 훌륭했다. 국윤종의 셰니에와 오희진의 맏달레나는 이정원 김유섬에 비해 좀더 젊은 감각의 감수성을 가지며 풍부한 성량과 연기로 무대를 이끌었다. 23일 박경준의 제라르가 욕정과 분노가 더욱 잘 보여졌다면, 장성일의 제라르는 셰니에에 대한 연민이 더욱 잘 표현되었다. 

주연급 조역들의 활약도 남달랐다. 2막 창녀굴 장면에서 베르시 역의 메조 소프라노 정수연은 흰색치마에 삼색기 소매를 흩날리며 '내가 두려워한다고?(Temer? Perche?)'를 매혹적으로 노래불렀다. 3막에서 눈먼 할머니 마데롱 역의 메조소프라노 김소영은 '어머니 내 아들을 바칩니다' 라고 긴 호흡선으로 노래부르며 감동을 주었다. 쿠와니 백작 부인역의 메조소프라노 김하늘 역시 1막에서 무도회를 주도하며 막힘없는 노래실력을 자랑했다.

혁명에 대한 이야기인만큼 조역 남성성악도 비중이 컸다. 2막에서 셰니에에게 여권을 주며 탈출을 종용하는 루쉐역의 바리톤 서동희는 깔끔하고도 중후한 목소리와 연기를 보여줬다. 3막 혁명재판에서 조국을 위해 기부하라고 연설하는 마튀에 역 베이스 양석진 역시 힘찬 저음의 혼신을 다한 연기를 펼쳤다.

2막과 3막에서 풍부한 표정연기와 음색을 선보인 밀정역의 테너 김재일,1막의 테너 김성천(수도원장 역)과 바리톤 김준동(플레빌, 두마 역), 바리톤 이준석(푸키에 역), 4막 간수역으로 짧은 단독장면이지만 주목되었던 바리톤 김진원(집사, 간수 역) 모두 성실한 연기와 뚜렷한 선율선으로 노래하며 작품을 입체적으로 만들어주었다.

이번 오페라에서는 영상의 활용이 적절했다. 3막과 4막에선 무대벽 가득 프랑스 혁명 인권선언문의 글씨로 가득채워 혁명의 정신을 드러낸다. 제라르가 셰니에에 대한 고발장을 쓰며 갈등할 때는 영상에 프랑스 혁명의 3대정신인 LIBERTIE(자유), EGALITE(평등), FRATERNITE(박애)의 글자가 뚜렷하게 보여진다. 또한 고발장을 완성시키는 과정이 무대가득 영상에 보이며 사실감을 더한다.

정리된 군중신 또한 특징적이었다. 2막 군중들은 잠시 무대 뒤로 빠지게 해 관객이 제라르와 셰니에의 결투 장면을 집중하게 했고, 3막 마튀에가 연설할 때 여인들은 꼭두각시처럼 반응한다던가, 재판장면에서 천장의 정사각형 샹들리에가 무대하단까지 내려오고 붉은 머리의 배심원들이 둘러앉은 것으로 셰니에를 사방팔방으로 압박하는 모습을 연출해 격투장과 같은 느낌을 주었다.

▲ 3막 혁명재판소 장면. 천장의 정사각형 샹들리에가 무대로 내려와 배심원단과
자신을 변호하는 셰니에를 둘러싸며 격투장의 느낌을 준다.ⓒ 문성식 기자


무대와 영상의 효과적 배치아래 3막과 4막은 노래로 더욱 집중된다. 사각 재판정에서 셰니에가 '그렇소 나는 군인이었소(Si, fui soldato)'라며 노래부를 때 애국심과 숙명감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4막 혁명군의 노래가 저멀리 들려오고, 셰니에가 감옥에서 부르는 '오월의 어느 아름다운 날처럼(Come un bel di di maggio)' 또한 아름답다.

맏달레나는 셰니에와 마지막까지 함께하기 위해 여성수감자와 이름을 바꾸어 감옥에 들어간다. 이윽고 만난 둘의 듀엣 '우리들의 죽음은 사랑의 승리((
La nostra morte è il trionfo dell'amor)'이 찬란한 고음으로 펼쳐지고, 빛나는 조명아래 두 주인공은 무대 아래로 내려가고 영상에 프랑스 삼색기가 보이며 대단원의 피날레가 벅찬 감동을 선사한다.,

양진모 지휘의 자타공인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단장 성시연)의 기품있고 안정된 반주, 메트 오페라합창단(단장 이우진)과 시민MC에델 여성합창단(지휘 김진홍), 아름불휘어린이합창단(단장 안지영)의 충실한 화음, 연기자 무용수들, 그리고 젊은 감각의 무대디자인(김대한), 조명디자인(김용회), 의상디자인(김미정)까지 모두 하나되어 라벨라오페라단의 '안드레아 셰니에'를 품격 있게 만들어냈다.

하나의 오페라는 악보를 시작으로, 웅장하고 감각적인 무대와 세련된 의상, 빛나는 성악가 한명 한명의 노래와 색채적인 조명, 그 모든 것이 다시 오케스트라의 안정된 배를 타고 무대에 오를 때 이윽고 완성된다.

매번 새로운 무대를 올려놓는다는 것은 큰 배포와 결단력, 안목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믿음'이라는 덕목이 중요하다. 이강호 단장의 안목도 좋지만 그만큼 제작진, 출연진에게 믿고 맡겼기에 이렇게 큰 일을 성사시켰을 것이다.

이번 오페라를 보면서 '혁명'이라는 단어에 최근의 한국현실이 더욱 가슴아프게 들어온다. 우리는 누구를 믿을 수 있을까. 믿고 싶어하는데, 돌아오는 것은 믿지 못하고 압박하겠다는 어처구니 없는 처사로 돌아오고 있다. 많은 이들의 희생과 사랑 속에서 진정으로 혼돈이 질서로 흐를 수 있도록, 진심을 헤아릴 줄 아는 지도자와 사람이 많은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mazla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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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월드미스유니버시티 한국대회 2016 후보자들, 현충원 참배로 합숙 일정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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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11월 1일 오후 3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한 제29회 월드미스유니버시티 한국대회 2016 참가자들이 첫 일정으로 현충원 참배를 했다.


올해로 29번째를 맞이하는 제29회 월드미스유니버시티 한국대회는 이날 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6박 7일의 합숙일정에 들어간다.

지난 10월 7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예비심사를 통과한 40명의 본선 참가자들은 22일 합격자 오리엔테이션 및 발대식을 가졌고, 오늘 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6일까지 6박 7일 일정의 합숙을 거쳐 11월 7일 서울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제29회 월드미스유니버시티 한국대회 본대회에 서게 된다.

한국에서는 미스코리아 등과 함께 대표적인 미인대회 중 하나로도 꼽히며 아나운서, 연예인, 기상캐스터 등 언론 및 대중스타의 주요 등용문으로도 인식되고 있지만 월드미스유니버시티 세계 대학생 평화봉사 사절단 세계대회 및 한국대회는 결코 단순한 미인대회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일단 여느 미인대회와 달리 수영복 심사가 없다.

뿐만 아니라 소년소녀가장을 위한 '가족사랑 나누기' 봉사활동, 환경포럼, 평화포럼 등 세계 평화와 나눔, 봉사의 정신을 되새기는 각종 행사들을 통해 진정한 차세대 여성 리더를 꿈꾸는 전국의 여대생들이 함께 모여 우정과 사랑, 열정을 나누는 젊은 대학생들의 페스티벌을 지향하고 있다.

올해로 29회를 맞는 월드미스유니버시티 세계 대학생 평화봉사사절단 선발대회는 지난 86년 UN이 제정한 '세계평화의 해'를 기념하고 국제평화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IAUP(세계 대학총장회의) 결의 하에 만들어진 것으로,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월드미스유니버시티세계조직위원회는 올 해 1월 중국 북경대회 까지 27회째 세계대회를 치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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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음악오늘 '레나트 그라이스-아르민의 플루트', 플루트의 놀랍도록 화려한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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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레나테 그라이스-아르민의 플루트' 공연이 지난 10월 4일 저녁 7시 30분, 서울 한남동 일신홀에서 음악오늘 주최, 공연기획 해원 주관으로 열렸다.

'홀로, 그리고 함께'라는 부제의 이번 음악회는 음악오늘의 여섯 번째 음악회로 독주악기로서 플루트의 매력과 다양한 작품의 화려한 레파토리를 감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그라이스-아르민(독일 칼스루에 음대 교수), 윤혜리(서울음대 부교수), 고영주(독일 뷔츠부륵 필하모니 부수석(종신단원)),이렇게 3대의 플루트와 임수연(협성대 초빙교수)의 피아노가 만났다. 무대는 같은 플루트를 연주함에도 개성으로 가득했다.

레나테 그라이스-아르민의 스승인 오렐 니콜레(Aurele Nicolet 1926-2016)는 학생에게 작품을 지도할 때 한 작품뿐만 아니라, 그 작곡가의 음악적인, 영적인 주변 환경과 그 시대에 관해 함께 공부하도록 했다. 이러한 영향이 공연무대에 함께 선 그녀의 제자 고영주와 함께 연주한 도플러 작품에서도 느껴졌으며, 작곡가의 시대를 플루트로 충실하게 대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첫 곡 Joseph Bodin de Boismortier(1689-1755)의 'Sonate g-moll'에서는 수평의 세 대의 플루트가 피아노와 수직으로 만나 충돌하기도 하고 화해하기도 하며 중세시대 우아한 춤곡의 정취를 느끼게 해주었다.

다음으로 드뷔시(1862-1918)의 'Bilitis'는 '목신의 기원', '밤의 순조로움' 등 6개 악장의 인상이 연주로 한 화폭씩 서서히 완성되어 가는 느낌이었다. 그라이스-아르민의 플루트가 그림의 방향과 소재를 추진한다면, 임수연의 피아노는 그 정황이나 분위기를 설명했다. 대등한 앙상블은 드뷔시 특유의 온음음계가 주는 미스틱하고도 끈적이는 에너지를 한껏 살려주었다.

전반부 마지막 신수정(1975-)의 '플루트 트리오를 위한 네 개의 소품'은 한 중심음에서 파생된 다양한 음의 파편이 번뜩이는 플루트 세 대를 통해 섬광처럼 구조를 이루는 기하하적 재미를 주었다. 1악장 G음의 빠른 텅잉으로 시작해 2악장은 다소 간헐적이지만 장식적인 음들, 3악장은 코랄풍의 느린 하강음계, 4악장은 빠르게 넓은 음역대를 상승 하강하는데, 한 중심음으로부터 같은 음색의 플루트 세 대가 대등한 에너지와 추진력으로 충돌해 만드는 이미지가 신선했다.

후반부에는 네 개의 작품이 연주됐다. 도플러(1821-1883)의 '안단테와 론도'는 플루트 두 대의 기교가 매우 화려했고, 기품이 넘쳤다. 플루트 연주자였던 작곡가의 기술력과 감각이 충실히 녹아있는 작품이었다. 1악장의 서정적이고 긴 멜로디에서 2악장 론도의 빠른 리듬까지. 그라이스-아르민과 고영주 두 스승과 제자의 우정 어린 교감은 연주를 마치고 스승이 제자에게 뺨에 키스를 건네는 모습에서 관객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C.P.E.Bach(1714-1788)의 곡에서는 무반주 플루트의 영롱한 음색과 움직임이 그라이스-아르민의 막대 끝에서 올곧이 뿜어져 나오는 것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저 플루트라는 막대, 작은 관악기 하나에서 저토록 다양하고 깊숙한 울림과 에너지가 분출될 수 있을까. 멋진 작품이기도 하지만, 완벽을 넘어 실제 숨을 불어넣어 호흡으로 살린 작품이기에 더욱 연주자의 생명력과 특징이 느껴졌다.

플루트의 다채로운 매력이 한 작품 한 작품 무르익으면서 후반부 프로그램은 모두 관객들의 브라보를 받았다. 윤이상(1917-1995)의 '가락'은 피아노의 강렬한 톤 클러스터로 시작해 플루트로 이어졌다. 강한 숨소리의 지속음이 우리 전통악기인 대금의 세찬 대바람소리를 표현하고, 여기에 3도 이상의 트릴과 높은 음 도약, 상행의 빠른 아르페지오는 12음계로 구성되었지만 중심음으로 파고드는 집약성을 가졌다. 고영지는 차분하고도 강렬한 에너지로 사색적인 '가락'을 훌륭하게 표현해냈다.

마지막 Caspar Kummer(1795-1870)의 'Trio Brillant'는 서정적이면서도 화려한 작품이었다. 1악장은 제1플루트의 유려한 선율을 2, 3플루트가 3화음으로 받쳐준다. 2악장에서는 서로 주고받는 캐논 멜로디가 아름답다. 3악장은 2/4박자의 빠른 리듬 속에 세 파트가 거의 균등하게 선율을 주고받다가 한 선율로 연결되며 클라이막스에 이른다. 이번 곡에서 제1플루트를 맡은 고혜리는 시원하고 맑게 뻗으면서도 깔끔한 음색으로 작품의 'Brillante'를 표현했고, 세 주자는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한편, 10월 6일 '이영우의 피아노' 공연에서 김정훈, 유도원, 최지연 등 작곡가들의 창작음악연주를 성황리에 마친 음악오늘은 10월 세 번의 연주회를 더 준비했다. 인천 아트플랫폼에서 10월 15일 오후 3시 '최용기의 클라리넷 II', 오후7시 '이재은의 노래'를, 10월 26일 오후 7시 30분 정동 산다미아노에서 'Bitter Sweet #5' 공연으로 무용음악, 전자음악, 국악 등 다양한 분야의 젊은 작곡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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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서울시립교향악단 2016 아르스노바 3, 4,피아노의 다이내믹한 색채 그리고 빛나는 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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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 진은숙의 아르스 노바 3' 체임버 콘서트 'Pianoscope'에서 명징하고도 색채감 넘치는 연주를
선보인 말레이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메이 이 푸. ⓒ 서울시립교향악단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현대음악의 진정한 향연, 진은숙의 아르스노바가 지난 10월 3일과 8일 공연되었다.

3일 체임버홀에서 열린 체임버콘서트 'Pianoscope'와 8일 LG아트센터에서 열린 관현악콘서트 'Fantastical Tales' 모두 말레이시아 출신 세계적 피아니스트 '메이 이 푸'의 강렬하고도 섬세한 기교가 이끌어갔던 공연이 되었다.

3일의 'Pianoscope' 전반부는 피아노를 전면에 내세운 단순하고도 집중력 있는 프로그래밍이 돋보였다. 쿠프랭 <틱톡쇽>, 진은숙 <피아노 에튀드 5번>, 버르토크 <밤의 소리>, 메시앙 <아기 예수를 향한 스무 가지 시선-10번>까지 짧은 소품을 이어서 20분간 연주했다. 바로크 시대 쿠프랭의 시계태엽을 표현한 단아한 반복적 음형의 부터 20, 21세기 현대음악 작품들의 톤 클러스터와 복잡해지는 구조를 점층적으로 발전하는 연결성으로 선보여 집중감을 주었다.

전반부 마지막 조지 벤저민(1960~)의 <동이 틀 무렵>은 앞의 피아노곡의 음형이 15인 악기 스펙트럼으로 펼쳐지며 해가 뜰 무렵의 긴장감이 어슴푸레한 빛으로부터 점차로 짙어지는 강렬한 음의 물결로 이어지는 멋진 곡이었다. 작곡가가 메시앙 제자라는 면에서 앞 곡들과 자연스러운 연장선에 놓이기도 했다. 후반부 첫 곡 마르코 니코디예비츠(1980~)의 <리게티와 스트라빈스키가 함께하는 뮤직박스/자화상>은 오마주로, 거장들의 특징에 젊은 작곡가의 경쾌함과 세련됨이 가미된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 안토니 헤르무스는 매우 열정적으로 긴장감과 박진감 넘치는 지휘로 음악의 굴곡을 만들어내었다.
ⓒ 서울시립교향악단


이날 프로그램의 대미는 마이클 도허티(1954~)의 독주 피아노와 앙상블의 위한 <리버라치의 무덤>이 장식했다.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도허티가 브와지오 발렌티노 리버라치라는 미국 피아니스트를 추모한 이 곡은 빅밴드 재즈풍의 뼈대에 현대음악 편곡이 가미되어 현대음악은 어렵고 딱딱하다는 기존의 통념을 경쾌하게 뒤집어 주었다. 메이 이 푸는 전반부 프로그램보다 더 넘치는 열정과 집중력, 리듬감의 강조로 앙상블과 호흡하며 아시아 초연의 이 작품을 우리에게 멋지게 소개해주었다.

1악장 '라인스톤 킥스텝'은 어린이 관객들도 부기 리듬에 고개를 까딱까딱 거리며 흥미로워했다. 마지막 글리산도의 종결이 대담하다. 2악장은 차임벨과 피아노솔로의 느린 싱코페이션로 숙연하게 시작됐다. 이어 바이올린의 글리산도와 초고음역의 선율, 피아노의 아르페지오가 섞이며 숙명적 느낌의 종결을 맺는다.

4악장 '칸델라브라 룸바'는 클래식 무대에서 마치 캬바레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하는 이 날 공연의 핵심이었다. 신나는 트럼펫 선율과 리듬, 피아노의 과감한 하행 아르페지오 등 드라마 음악 같은 의외성과 인생의 축제장 같은 분위기에 전체작품이 끝나자 관객들은 열화와 같은 박수와 브라보를 보냈다. 4악장이 다시 앙코르로 연주되었는데, 다시 들으니 무척 수학적이고 치밀했다. 주제 동기가 다양한 악기에 쉴 새 없이 반복되며 열정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인생의 격투장과 슬픔, 난장과 배짱 있는 한 인간을 표현한 듯하여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7일의 관현악콘서트는 기존 21세기 현대음악과 동시대 활동 작곡가의 곡을 소개로 했던 아르스노바의 과거 공연들과는 대비를 이루었다. 두 번째 올리버 너센의 <저기 보이는 성으로 가는 길>(1990), 마지막 히나스테라의 피아노 협주곡 1번(1961) 외에는 랴도프, 야나체크, 드뷔시의 작품이었는데, '동화 음악'을 주제로 통일성을 주었다.

첫 곡 아나톨리 랴도프의 <바바 야가>와 두 번째 너센을 지나 세 번째 야나체크의 <오페라 '교활한 작은 암여우' 모음곡>(1923)은 낭만풍의 우아한 오페라를 새롭게 관객에게 소개해 주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후반부 첫 번째 드뷔시의 <이베리아>(1912)는 드뷔시 특유의 6음 음계의 증음정과 고대 제의 음악을 연상시키는 화성 진행 등으로 우아하고도 이국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이날 공연 역시 지난 3일 공연에 이어 메이 이 푸가 연주한 마지막 히나스테라의 <피아노 협주곡 1번>(1961)이 압권이었다. 12 음렬과 톤 클러스터, 16분음표 32분음표 이상의 빠른 리듬, 꾸밈음 등 최고의 현대음악 기법들을 그녀는 다이내믹과 완급조절로 전체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곡의 구조를 형성하는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그녀가 포르테로 피아노를 칠 때 동시에 베이스 드럼 주자도 타격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 싱크로니제이션과 메이 이 푸의 응축된 힘이 대단해서, 마치 그녀가 피아노를 치면서 북까지 치는 것 같은 느낌을 줄 정도로 강렬함과 에너지를 끌어모으는 힘이 있었다.

하지만, 관객에 따라 이번 관현악 콘서트의 호불호는 갈렸다. 최전방 현대음악을 국내에 소개해 온 아르스노바의 이미지를 떠올렸던 관객들은 낭만풍의 음악으로 반 이상을 채운 프로그램에 다소 실망했다는 반응이다. 반면에, 새로운 주제로 낭만 시대까지 넘나들며 흔히 연주되지 않는 레퍼토리를 소개하는 것 자체가 '아르스 노바(Nova, New)'의 역할로 얼마든지 의미 있다는 반응들도 있었다.

문제는 연주의 몰입도였다. 이날 연주곡 중 두 번째나 마지막 곡은 현대음악의 소개나 연주 측면에서 아주 좋았다. 하지만 낭만 시대 음악들은 '동화 이야기'라는 부제를 살리지는 못했다. 상임 지휘자의 부재 탓인가. 연주에 집중도나 깊이가 다소 약했다. 현대음악은 관객에게는 생소함을 근거로 오히려 약간의 연주 매무새로도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겠지만, 낭만풍의 밀도 높은 음악이라면 훨씬 풍요롭게, 연주자들 모두 깊이 느끼며 공감하는 연주가 필요했다.

10년을 지나면서 아르스노바 시리즈는 더욱 색채감과 다이내믹이 넘치는 선곡과 시도로 여전한 각광을 받고 있다. 이전의 아르스노바 시리즈가 20세기 21세기 현대음악에 대한 한국에서의 토양을 다지는 역할이었다면, 이번 2016 아르스노바 3, 4 에서도 보인 바, 다가오는 10년은 현대음악 작곡가 계보, 연주자시리즈, 유럽 외 미국 아시아 작곡가나 연주자에 대한 소개 및 다양한 주제로 변화될 듯하다.

현대음악 연주회가 아르스노바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러 작곡단체의 창작음악회와 다른 '진은숙의 아르스노바'의 특징이라면,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진은숙 작곡가의 안목과 인맥으로 엄선된 역사적 맥을 잇는 현대음악 프로그램과 서울시향의 뛰어난 연주력에서 만들어진 고품격 클래식의 현장으로서 현대음악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향을 사랑하는 한 팬으로서, 서울시향이 너무 워커홀릭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찾아가는 음악회에 청소년 음악회, 마티네 콘서트, 거기에 정기연주회, 아르스노바까지, 너무나 할 일이 많다. 한 공연에서는 하나만 잘 전달해도 되지 않는가. 국내 클래식계를 현대음악을, 서울시향이 아르스노바가 짊어져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너무나 응축되고 타이트한 프로그램보다는 하나하나 진정으로 즐기며 관객에게도 새로운 음악을 천천히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를 주었으면 좋겠다. 10년 전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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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新음악회 제38회 작품발표회, 현대음악도 참 따뜻하구나 알게된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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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新음악회 제38회 작품발표회에서 NFA 앙상블의 유연주(바이올린), 권재희(클라리넷, NFA 뮤직
리더), 홍진호(첼로)가 박순영 작곡의 'Ripple of Notes'를 열정적으로 연주하고 있다.ⓒ 박순영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쌀쌀해진 날씨에 단풍조차 즐기기 어려운 가을이다. 하지만 이 계절은 지난 1년의 노력의 결실을 공연으로 풀어내야 하는 예술인들에게는 가장 바쁜 계절이다.


지난 1일 서울 한남동 일신홀에서 음악회(회장 이상인, 이하 신음악회) 38회 작품발표회가 신음악회 주최, 현대문화기획 주관으로 열렸다. 기존에는 창작 음악 작품발표와 논문발표를 진행해 '신음악학회'였지만, 올해부터는 작곡가들의 창작곡 발표와 연주에 중점을 두고자 '신음악회'로 이름을 바꿨다.

작곡 단체의 정기공연은 작곡가들이 1~2년을 두고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을 처음 연주하는, 초연하는 자리이다. 그래서 작곡가들에게나 관객에게나 의미 있는 자리일 수밖에 없다.

작곡가로서는 악보 위에 몇 달, 1년 넘게 걸려 머릿속에 있던 하나의 작품을 오선지에 옮길 때까지 최선의 소임을 다하면 이후는 연주자의 몫이다. 연주자와의 연습과정에서 고난도의 기교, 빠른 리듬, 어려운 운지, 충돌되는 화음 등 현대음악 특유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작곡가와 연주자가 소통하는 것이 우선적인 1차 관문이다.

 

이날 연주는 NFA뮤직앙상블의 연주로 진행됐다. 첫 순서는 정유식 작곡가의 피아노 독주를 위한 '불꽃(flame)'였다. 고음의 신비한 톤 클러스터로 천천히 시작해 점차로 빨라진다. 2도와 7도의 충돌은 때로는 36도 협화로 안착하기도 한다. 점차 톤 클러스터는 빠른 16분음표 아르페지오를 동반해 불꽃처럼 격렬하게 진행한다. 피아노의 김해리는 어려운 곡인데도 전혀 힘든 기운 없이 대담한 호흡과 안정성, 민첩함으로 연주했다.

김지현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망각'은 기억을 찾는 과정의 느낌이 잘 드러났다. 바이올린의 유연주는 시작부터 하이포지션의 고음들과 술 폰티첼로, 하모닉스의 아련하게 피어오르는 기억의 음향을 충실하고도 격정적으로 잘 표현해주었다. 작곡가는 짧은 순간에도 바이올린의 중저음과 고음을 트레몰로, 트릴, 아르페지오 등으로 쉼 없이 오르내리도록 독주의 기교를 극대화하며, 피아노 반주도 바이올린과의 대등한 앙상블을 이루도록 안배한 점이 느껴졌다.

다음으로 박순영의 클라리넷, 바이올린, 피아노를 위한 'Ripple of Notes'가 이어졌다. 1악장은 C#음에서 출발해 인접음과의 짧은 단편을 악기 간 빠르게 주고받는 긴장감이 좋았다. 2악장은 16분음표와 트레몰로의 연속으로 흐르는 물처럼 선율이 이어진다. 클라리넷 솔로로 시작하는 3악장은 글리산도, 5도 트레몰로 등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익살스러운 움직임이 물결치듯 소용돌이쳤다. 연주의 최재희(클라리넷), 유연주(바이올린), 첼로(홍진호)는 서로의 에너지를 느끼면서 충분한 앙상블을 멋지게 선보였다.

▲참여 작곡가들. 왼쪽부터 정유식(NFA뮤직 상임작곡가), 이상인(성결대 교수), 김자현
(군포문화재단 강사), 이남림(작곡동인 델로스 회장), 김지현(숙대,가천대 강사),
박순영(창작집합소 물오름 작곡가). ⓒ 박순영


김자현의 'Piano Trio No.1'은 이날 곡 중 유일하게 조성곡이라 눈에 띄었다. 재즈풍의 앞 꾸밈음과 싱코페이션 연속으로 쉬지 않고 달리는 조급함이 바이올린과 첼로의 옥타브 중복으로 강렬하게 표현된다. 중간부에는 쌓이는 불안감을 A조의 느린템포로, 마지막은 결국 다시 달려야 하는 상황을 익살스러운 제스처로 그렸다. 연주자들 또한 불협화음과 복잡한 리듬이 아닌 경쾌한 선율선을 무척 즐기며 풍부한 표현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남림의 클라리넷 솔로를 위한 'Sanjo'는 고독한 한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한국적 정취로 표현했다. 차분한 저음으로 시작해 트릴, 아르페지오, 글리산도, 꺾는 음을 표현한 앞 꾸밈음 등 고음까지 올라갔다가 한 호흡이 끝나면, 다시 새로운 한 호흡이 시작되는 윤곽선이 특징이었다. NFA앙상블 리더인 권재희는 트릴, 아르페지오, 글리산도, 꺾는 음을 표현한 앞 꾸밈음 등 다양한 운지와 기법의 이 솔로곡을 차분하고도 관조적으로 다양한 표정을 실으며 훌륭하게 연주했다.

마지막은 이상인의 플루트, 클라리넷,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를 위한 '바람의 노래'였다. 편성도 제일 컸지만, '바람'의 속성을 현악기의 꼴레뇨, 관악기의 오버블로잉, 플라터 텅잉, 클라리넷의 키클릭 등 현대기법을 살려 표현한 시도가 새로웠다. 잔잔한 바람의 소리와 잔 나뭇가지가 떨고 낙엽이 나부끼는 모습이 미세하게 움직이는 음향을 통해 눈앞에 그려졌다. 중간부 이후에는 움직임이 고조되어 충만한 리듬선율이 되는데, 박진감 넘치는 다이내믹과 리듬감으로 연주자들은 열정을 다하였다.

▲이상인의 '바람의 노래' 리허설 모습의 NFA뮤직앙상블. 곡의 잔잔함부터 격렬함까지 서로의 소리에
귀기울이며 호흡하는 모습에서 집중력이 느껴졌다. 뒤왼쪽부터 김해리(피아노), 이영기(플루트),
유연주(바이올린), 홍진호(첼로), 권재희(클라리넷, NFA뮤직 리더) ⓒ 박순영


여섯 작품이 솔로부터 5인 앙상블까지 다양한 편성에, 주제와 각 작곡가의 기법이 서로 다른 개성의 잘 조직된 작품들로 무척 작곡에 심혈을 기울인 모습이 보였다. NFA앙상블의 연주 또한 어려운 현대음악의 기교를 잘 살리며 각 작품의 특징을 충분히 부각해 주었다.

공연이 끝나고 참여 작곡가들과 협회 회원들, 초대 관객들은 "작품이 모두 수준 있고 편성도 이번 공연만으로 한 번만 듣기엔 아깝다"고 입을 모으며, 음반, 공연실황 공개 등 다양한 방법을 의논했다. 다양한 표현과 아름다운 음악이 충만했던 곳에 많은 분이 함께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공연에 대한 충분한 사전홍보와 본 단체의 활동을 좀 더 알리려는 노력, 더 나아가서 현대음악, 창작 음악, 순수음악 분야를 대중에게 더 어필할 방법은 끊임없이 모색해야겠다.

 

mazla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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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국립현대무용단 '춤이 말하다 2016'로 더 가까이 알게된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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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이 말하다 2016'에서 2013년 출연진 이선태가 높은 점프를 선보이고 있다.ⓒ 국립현대무용단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국립현대무용단(예술감독 안애순)의 대표 레퍼토리 '춤이 말하다'가 지난 3년을 돌아보는 자리를 가졌다.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공연된 '춤이 말하다 2016' 공연에는 2013~2015년 총 3년간의 출연진이 총출동했다.

보통 무용공연은 연극이나 노래와 달리 '말'이 없으므로 추상적이고 무대 위 무용수가 어떤 과정으로 춤을 만드는지 모르고, 무용수에 대해 무대 자체만으로는 알기 힘들다.

국립현대무용단의 '춤이 말하다' 시리즈는 렉처퍼포먼스의 형태로 1인 무용수가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동시에 말로 렉처를 하는 특이한 방식으로 접근한다. 그 특이함이 궁금증 해소와 접근성 측면에서는 통했다. 하지만 반대로 춤 자체를 생각하고 온 관객이라면 다소 어색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10월 28일 공연에서는 2013년 '오늘의 춤'이라는 주제로 무대를 선보였던 김운태(한국전통춤), 이나현(현대무용), 이선태(현대무용), 디퍼(스트릿댄스), 안지석(스트릿댄스) 총 다섯 명의 무용수가 3년 만에 더욱 새로워진 모습으로 무대를 올렸다.

▲'춤이 말하다 2016' 에서 이선태(현대무용)와 이나현(현대무용,오른쪽)ⓒ 국립현대무용단


이날 유일한 여성무용수인 현대무용의 이나현은 자신의 춤 철학을 이야기하며 동시에 춤으로 이를 설명했다. 드럼(이효성)이 라이브로 연주하며, 춤과 음악의 교감을 보여주었다. 무용교육 현장의 이야기, 무용교육은 우선 암기된 동작을 연결하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이후에는 "잘 관찰해야된다"고 말했다. 안무가로 활동한 이후 '악덕 사장님'처럼 무용수들을 괴롭혀야 하는 심정, 후반부에는 이선태가 등장해 남성과의 2인무를 출 때의 즉흥, 몸의 역학적 관점까지 이야기해주었다.

다음으로 스트릿댄서 디퍼(김기현)가 등장했다. 중간중간 고난도의 동작을 선보이며, 대한민국 비보이 1vs1 대회의 챔피언으로서 길거리 춤으로서의 불같은 에너지와 배틀 현장의 팽팽한 기운 등을 전해주었다. 길거리 춤을 추는 아이들이었는데, 대회에서 우승하니 '디퍼'라는 춤꾼이 아니라 '우승자'라는 타이틀로 바라보는 시선 등도 말했다. 항상 강렬해야 하는 비트 댄스로부터의 균형을 위해 취침 전에는 부드러운 음악을 듣는다며, 피아노 반주(박세현)에 맞춰 다양한 비보잉 바리에이션 동작을 선보이기도 했다.

▲스트릿댄서 디퍼는 파워풀한 고난도 동작을 선보이며 길거리 춤의 긴장넘치는 세계를 설명했다.
ⓒ 국립현대무용단


이선태는 발레를 추며 등장했다. 자신의 신체조건은 '발레'에 적합하고 어릴 적 '비보이'로 시작했지만, 자유롭기 위해 '현대무용'을 택했는데 어느덧 콩쿠르 왕이 돼있었다고 했다. 역시 TV 프로그램 '댄싱9' 출연 덕분인지 춤과 말을 동시에 하면서도 호흡선이나 발성이 뚜렷했다. 특히 현대무용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나 매표율 등 통계치가 뮤지컬, 음악 등 타장르에 비해 현저히 저조함을 춤으로 표현해내는 부분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스트릿댄스의 안지석이 자유로운 춤에의 몰입을 보여준다.ⓒ 국립현대무용단


안지석은 비트와 신비로운 음향의 울림 속에서 너울너울 자유로운 춤을 먼저 선보였다. 춤을 추면서 행복한가 묻고 그 답을 '몰입'으로 내렸다고 했다. 몰입할 것이 없었을 때 불안했던 20대 초반, 그는 스트릿댄스를 만나면서부터 현대무용, 퍼포먼스, 마임, 부토, 태극권 등을 다양하게 섭렵했다. '춤추는 목적이 변질돼서는 안되는구나'를 깨닫고 흐름에 몰입한다는 안지석은 "좋은 공연장에서 좋은 공연자가 좋은 관객과 함께 좋은 시간을 만들면 참 좋은 것 아니겠냐"는 멘트로 마무리했다.

마지막 무대는 한국전통춤의 김운태였다. 연희단 팔산대의 흥겨운 반주에 맞춰 김운태는 '춤추는 바람꽃'을 선보였다. 사뿐사뿐 흥겨운 춤을 모두 발산하지 않고 머금어 보여주는 것에서 흥이 배가됐다. 풍물패 가락은 변화무쌍하고도 일사불란해 큰 음량이지만 전혀 시끄럽지 않고 흥겨웠다.

▲한국전통춤의 김운태와 연희단 팔산대가 '춤추는 바람꽃'을 선보이고 있다.ⓒ 국립현대무용단


한자락이 끝나고 이선태와 디퍼가 등장해 질문을 한가지씩 하면서 렉처무대를 자연스레 이어나갔다. 50대 중반의 나이인데도 "(명색이 무용수인데 가난해 보이는 것보다) 있어 보이려고"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를 타며, 제자들에게는 "춤을 (나이들 때까지) 오래 추려면 뻔뻔해야 한다"고 가르친다며 웃음을 주었다. 이후 초등학생 제자들까지 모두 나와 고난도 액션인 상모돌리기를 하며 전통연희 한바탕을 선사해 큰 감동을 주었다.

29일 공연에서는 2014년 버전 '소진되는 몸'에서 오철주(한국전통춤), 차진엽(현대무용), 김설진(현대무용), 디퍼(스트릿댄스)가, 30일 공연에는 2015년 버전 '스튜디오의 안과 밖'을 주제로 김영숙(한국전통춤), 예효승(현대무용), 김설진(현대무용), 김지호(파쿠르)가 각자의 춤을 이야기했다. 3일 공연 모두 각기 개성의 다양한 춤의 렉처로 주말 동안 관객들은 객석을 가득 메우며 인기리에 공연됐다.

한편, 국립현대무용단은 11월 25일부터 26일까지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춤의 연대기' 공연으로 '강가앙수울래애(안애순 안무), '조절하다'(박순호 안무)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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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국립오페라단 '로엔그린', 영웅에 대한 현대적 연출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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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오페라단 '로엔그린' 3막 엘자(소프라노 서선영)와 로엔그린(테너 김석철). ⓒ 문성식 기자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김학민)의 '로엔그린'이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지난 11월 16일부터 20일까지 공연되었다.

국립오페라단이 1976년 국내초연 후 40년만에 독일어로 선보인 '로엔그린'은 3시간 20분 동안 현대적 무대, 필립 오갱 지휘의 탄탄하고 기품있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 국립합창단과 전주시립합창단의 무대를 꽉 채우는 웅장하고 충실한 합창, 그리고 테너 김석철, 소프라노 서선영 두 한국 주역가수와 외국가수들과의 열연으로 기대보다 훨씬 더 멋진 무대를 선보였다.


베네수엘라 출신 카를로스 바그너 연출은 구원자 '로엔그린'을 신분을 숨긴 '사기꾼'으로 비틀어 정통적 해석과는 거리가 있지만, 현대사회를 반영하고 로엔그린을 처음보는 관객에게는 오히려 바그너의 오페라를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주었다. 바그너 또한 자신의 음악작품으로 정치상황을 표현해 독일 민족주의를 주창한 바, 고전을 시대에 맞게 재해석하는 것 또한 고전을 읽고 또 읽는 좋은 한 방법이겠다.
 

바그너는 신화적 소재로 당시 정치상황을 반영하고 민족에 자긍심을 심어줄 오페라 작품을 많이 썼는데, 이를 위해서 대규모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를 사용했다. 또한 '유도동기(Leitmotiv)'라는 뚜렷한 선율의 반복으로 주제를 기억시키고, 말과 노래가 극을 이끌어가기 위해 노래와 오케스트라 반주의 음역대와 리듬형을 확실하게 대비시키는 등 오페라 작곡에 천재적인 면모를 보였다.

▲ 1막 중 엘자(서선영)의 노래와 하인리히 왕(미하일 페트렌코).ⓒ 문성식 기자


이번 국립오페라단의 무대(무대/의상 코너 머피)는 이러한 바그너 오페라의 방대한 규모를 반원통형 돔과 그 안의 5층 계단무대에 질서있게 자리한 합창단으로 집중시켰다. 이것이 전막에서 앞뒷면으로 회전하며 2막 앞부분에서는 측면 계단아래 구석공간까지 장면별로 적절하게 움직이며 조명(파브리스 케부르)과 함께 극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전체 3막의 오페라에서 무대와 음악의 일체감은 흡사 유럽 오페라 DVD를 보는 듯한 몰입감으로 압도했다. 로엔그린은 서곡 대신 막마다 서주가 있는데, 1막 서주는 고음으로부터 아주 천천히 저음으로 펼쳐지며 역사와 신화 속 마법과도 같은 이야기를 인도한다.

1막 1장 반원현 무대 계단에 브라반트의 군중들이 가득하고 전령의 안내로 하인리히 왕이 제국의 문제를 묻고, 텔라문트는 엘자가 남동생 고트프리트를 죽였다며 왕에게 판결을 청한다. 하인리히 왕 역의 베이스 미하일 페트렌코는 베이스임에도 맑고 정돈된 선율로 중재자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했고, 텔라문트 역의 바리톤 토마스 홀은 더욱 힘차고 강한 울림으로 사건을 긴박하게 몰아갔다.

▲ 1막 마지막. 주역들의 5중창과 합창의 조화가 돋보인다.ⓒ 문성식 기자


1막 2장 이윽고 텔라문트의 결투를 받은 엘자가 맑고 찬란한 반주위에 노래하며 등장한다. 엘자 역의 소프라노 서선영은 맑고 부드러우면서도 호소력있는 목소리로 자신을 구원해줄 기사 로엔그린에 대한 '엘자의 꿈'(Elsas Traum)을 부른다. 그녀는 2011년 독일 베스트팔렌주 최고의 소프라노 선정, 바젤 국립극장 주역가수 활동 등 독일어권 작품으로 특히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1막 3장 백조 고트프리트(양진형 분)를 타고 흰색 의상에 긴 칼을 든 눈부시게 찬란한 로엔그린이 무대를 가르며 등장한다. 테너 김석칠은 팽팽하게 탄력적인 고음과 울림으로 '감사드리리다, 나의 사랑스런 백조'(Nunseibedankt, mein lieber Schwann)를 부르며 과연 2016년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데뷔무대를 가진 바그너 스페셜리스트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두 남녀의 대화가 노래로 아름답게 이어지고 로엔그린이 엘자의 부탁을 받아들였다는 뜻으로 칼을 엘자에게 맡겨둔다. 군중들의 합창 사이에 하안라히 왕, 엘자와 로엔그린, 텔라문트와 그의 아내이자 마술사인 오르투르트의 5중창이 이어지고, 마침내 로엔그린이 텔라문트와의 결투에서 승리한다. 모두의 힘찬 합창으로 1막의 대단원의 막이 내린다.

2막 음산하고 어두운 기운의 서주 후 무대가 회전하면 1장은 계단밑에서 오르투르트와 텔라문트가 서로 아웅다웅하며 엘자를 속여 로엔그린의 이름을 알아내 무너트릴 궁리를 한다. 텔라문드 역 토마스 홀의 파워풀한 목소리와 오르트루트 역 카트린 위놀드의 풍부한 성량, 악녀다운 세밀한 표정연기 등 둘의 듀엣이 2막 내내 악의 근원을 잘 표현해주었다.

▲ 3막 마지막. 신분을 밝힌 로엔그린(김석철 분)과 마법에 걸린 고트프리트(양진형 분).ⓒ 문성식 기자


2장 오르트루트는 엘자에게 자신을 용서하라면서 거짓으로 무릎꿇는다. 차와 케잌을 먹으며 엘자는 순수한 사랑을 확신하고 오르트루트는 엘자에게 로엔그린에 대한 의심을 불어넣으며 복수를 다짐하는 듀엣은 그야말로 선과 악을 여인들의 모습으로 극명하게 대비시킨다.

3장에서 귀족들과 남자들이 영웅의 이끔으로 싸움터로 출정할 것을 다짐하며 합창하고, 4장 시작에서는 노래없이 우아한 오케스트라 반주속에 엘자의 결혼식을 위해 여인들이 드레스를 가봉하는 장면이 오랫동안 진행된다. 이윽고 오르트루트가 본색을 드러내며 로엔그린이 마법으로 모두를 속였다며 모함한다.
 

5장에서 텔라문트는 재판정에서 로엔그린의 출신과 혈통을 따져물으며 다시 고발하고, 마음약한 엘자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하인리히 왕과 군중들은 로엔그린의 비밀을 캐지말자고 노래하지만 텔라문트는 자꾸 꾀여내며 엘자의 마음을 뒤흔드는 과정이 합창과 솔로 속에 녹아들며 마침내 두 주인공은 결혼을 향해 나아간다.

3막은 엘자와 로엔그린의 노래가 대부분이다. 결혼식 흰옷의 두 사람과 하얀 무대 속에 출신을 알려달라는 엘자와 그럴 수 없다는 로엔그린, 마침내 로엔그린이 자신은 파르지팔의 아들, 몬살바트의 기사 로엔그린이라고 밝히고 백조로 변했던 고트프리트의 마법이 풀린다. 하지만 결혼은 깨지고 찬란한 흰색 무대가 갈라지며 로엔그린은 다시 머나먼 길로 영원히 떠난다.

분열된 현실정치상황과 구원자 영웅, 어느시대나 그 맥락이 비슷하므로 고전은 역시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이번 국립오페라단의 '로엔그린'은 대작을 현대감각에 맞게 깔끔한 톤으로 정리해 처음 보는이도 재미있게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게 해줬다. 특히 시국산황과 세부적인 내용들까지도 매칭이 되는 면이 있어서 공감이 간다는 평들도 있었다. 이것이 공연의 매력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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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서울시오페라단 , 소름끼치도록 현실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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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서울시오페라단 <맥베드>프레스 리허설, 바리톤 양준모(맥베드 역)의 모습.
ⓒ 서울시오페라단

"이게 나라냐. 도적들의 소굴이지"

서울시 오페라단 <맥베드>의 2막 마지막 합창 대사다. 요즘 우리들이 입에 달고 있는 말이기도 하다. 5월과 마찬가지로 오페라 수확의 계절인 10월과 11월, 정치를 소재로 한 오페라가 많기 때문에 최근의 국정사태와 더불어 오페라 관람의 재미와 몰입도도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 서울시립오페라단(단장 이건용)의 <맥베드>는  인간적인 베르디가 느껴지는 음악, 좀더 연극적인 오페라였다. 그 이유는 공연 전부터 주목된 바, 돌아온 구자범 지휘자-고선웅 연출의 오페라 데뷔로 압축될 수 있겠다.

26일 공연이 시작되고 구자범 지휘자와 함께 '오케스트라 드 피니'가 자리한 오케스트라 피트가 올라오면서부터 관객들은 박수를 쳤다. 여느 오페라공연 시작에 흔치 않은 광경이다. 구자범 지휘자의 모습에 객석은 이토록 반가워했다.

구자범 지휘자는 프로그램지의 지휘자 노트에서 최근 시국상황의 주요 인물들을 헤카테(최태민), 맥베드부인(최순실), 맥베드(박근혜)로 연결해 이해를 도왔다. 그의 표현에 의하면 베르디가 '소름끼치토록'  선견지명을 발휘해 셰익스피어 원작의 마녀를 '마녀집단'의 합창으로 설정했는데, 이것이 현시국 나라를 망치는 주범인 비겁한 언론집단, 비열한 정치집단(국정원까지), 악덕 재벌집단임을 우리는 곧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고 했다.

▲죽은 둔카노 왕(정찬우 분)와 말콤(이상규 분), 맥베드(양준모 분), 맥베드 부인(오미선 분).
ⓒ 서울시오페라단


공연이 끝나고 전광판에 '자막번역: 구자범'이라고 보이는 순간, 공연 중 읽었던 한글자막이 그래서 우리말 어감이 좋고 시국상황과 착착 들어맞았던 이유를 알게 돼서 감탄스러웠다.
 

연극 <칼로막베스>에서 코믹하고 무겁지 않게 주제를 보여준 고선웅 연출은 이번 연습과정에서 장면마다 성악가들의 동작을 직접 시범보이는 등 세심한 연기를 이끌어냈다. 덕분에 무대는 극의 흐름에 맞게 성악가들의 좀더 디테일하고 역동적인 연기와 함께 노래의 느낌을 잘 살려주었다. 이것이 세련된 느낌을 주는 한편, 노래에 버금가는 일취월장한 연기 덕분에 노래를 충분히 잘 했음에도 불구하고 약간 가려졌다는 일부 평도 있었다.
 

이태섭의 무대디자인과 이원호의 영상디자인은 무대를 3면으로 가득채운 다채로운 색감과 추상적인 문양만으로도 충분하게 표현해냈다. 영상에서 1막은 권력욕을 표현하며 붉은색의 사각형이 오르내리며 성을 이루는 듯이 표현했고, 2막에서는 연회장면을 노란바탕에 검은 점무늬로 화려하게 표현했다. 3막은 맥베드의 왕좌가 위태로운 것을 겹쳐 흔들리는 샹들리에로, 4막은 칼처럼 날카로운 여러개의 선으로 결국 죽음에 이르는 맥베드의 운명을 표현했다.
 

의상(김지연 디자이너)은 전체적으로 군중장면은 현대복으로 하고, 주역들에게만 고전식 포인트를 주는 트렌드를 따라서 연출의 현대적 느낌을 잘 살렸다. 한 가지, 1막 시작 마녀 세그룹의 합창은 흰색 옷에 지팡이를 든 모습이 마녀가 아니라 귀여운 요정처럼 보였다. 영상과 조명효과를 잘 받기 위해 의도적으로 흰색을 선택했는지 궁금하다(조명디자인 류백희). 검정색무늬나 날카로운 무늬가 들어가 뭔가 균열된, 마녀다운 느낌을 주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4막 '몽유병의 노래'는 꿈속에서도 결코 권력욕을 벗어내지 못하는 맥베드 부인(오미선 분)을 그렸다
ⓒ 서울시오페라단


주역들의 노래와 연기는 훌륭했다. 극 흐름상 맥베드는 3막 이후 4막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데, 26일 공연에서 맥베드의 김태현은 스스로 주체가 되지 못하지만 계기가 되어 극단으로 치닫는, 나약한 맥베드에 잘 어울려보였다. 갈색의 머리카락에 호리호리한 몸, 바리톤으로 우렁차면서도 카랑카랑함이 더해진 목소리가 매력적이었으며 4막에서 브라보를 받았다.
 

소프라노 정주희는 맑고 고우면서도 의지있는 음색으로  맥베스 부인 역을, 특히 2막 아리아에서 훌륭하게 해냈다. 4막에서는 오페라 전주곡 선율이 다시 등장 후 욕조에서 몽유병에 걸려 부르는 절뚝이는 선율의 아리아에서도 괴로움 속에서도 자신의 고집을 결코 놓지않는 잔인함을 잘 노래했다. 외모나 분장이 고운 편이어서, 악한 기질의 맥베스 부인답게 날카로운 시선처리나 세부 몸동작이 필요해보이기도 했지만, 이번 노래와 연기만으로도 충분히 좋았다.
 

바리톤 권영명은 중후한 음색으로 2막에서 반코의 죽기 전 아리아를 인상깊게 불렀다. 테너 엄성화는 호소력있는 고음으로 4막에서 죽은 자식들을 애도하는 아리아를 불러 공감을 주었다. 테너 이상규는 3막과 4막에서 힘차고 밝은 음색으로 새로운 세대를 상징하는 왕자 말콤 역을 돋보이게 했다. 스칼라 오페라 합창단과 메트 오페라 합창단은 1막 시작 마녀들의 합창, 4막 시작 민중들의 합창 등 베르디 오페라의 빼놓을 수없는 합창으로 작품을 입체적으로 만들어주었다.
 

국내에서 오페라 <맥베드>는 1997년 서울시오페라단의 초연과 2008년 국립오페라단 공연 이후, 이번 서울시오페라단의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 기념공연 <맥베드>가 전부일정도다. 그만큼 오페라 <맥베드>는 어려운 작품이다.
 

하지만 이번 서울시오페라단의 <맥베드>는 관객에게는 결코 어렵지 않게 내용적으로도 와닿았고, 음악적으로도 완성도 있게 그림으로써 국내 오페라 <맥베드> 공연의 새로운 문을 열였다. 앞으로 국내에서도 여러 오페라단의 다양한 <맥베드>를 보고, 현실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공연을 많이 접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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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솔오페라단 '일 트로바토레', 미니멀로 분위기 있는 이태리 정통 오페라 잘 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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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오페라단의 ‘일 트로바토레’ 11월 24일 프레스리허설. 로렌쪼 마리아니 연출로
미니멀한 무대와 분위기를 강조한 무대가 음악을 돋보이게 했다. ⓒ 문성식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솔오페라단(총예술감독 이소영)이 베르디 '일 트로바토레'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지난 11월 25일부터 27일까지 공연했다.

'일 트로바토레'(1853)는 '라 트라비아타'(1853), '리골레토'(1851) 함께 베르디의 나이 40세 전후 작곡된 인기작으로 이들 모두 아름다운 아리아와 역동적이고도 천재적인 오케스트레이션이 돋보인다. 특히 주요배역이 성악의 소프라노(레오노라), 메조소프라노(아주체나), 테너(만리코), 바리톤(루나 백작)의 4성부가 모두 등장하는 유일한 오페라로 성악적으로 어렵고 내용도 복합적이다.

이탈리아 오페라 보급에 특히 앞장서 온 솔오페라단의 이번 공연은 이탈리아 파르마 왕립극장과 베네치아 라 페니체 극장과 공동제작으로 무대에 올렸다. 두 극장의 콜라보 무대는 2010년 로렌쪼 마리아니 연출로 파르마의 베르디 축제에서 선보인 뒤 베네치아 극장에서 2011년과 2014년 공연으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트로바토레'(Trovatore)는 중세 유럽에서 전쟁에 참가하고 돌아온 떠돌이 병사로, 전쟁 경험담이나 여러 이야기를 노래형태로 들려주었던 음유시인이었다.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는 한 여인 레오노라를 사랑한 음유시인 만리코와 루나백작, 그리고 만리코를 키운 집시여인 아주체나를 둘러싼 비극 같은 운명이야기다.

무대는 전막의 배경에 큰 원이 있고, 1막은 푸른조명, 앙상한 절벽(2막), 붉은 조명에 침대(3막), 푸른 조명에 세워진 칼(4막)로 미니멀한 표현과 조명효과로 분위기를 살렸다. 연출의 로렌쪼 마리아니는 팜플렛에 '분위기'의 중요성을 언급했는데, 대본의 '저녁'이라는 시간적 배경을 '일 트로바토레'의 미스테리하게 얽힌 관계와 사건을 상징하는 장치로 보고, 해질녘의 붉은 태양과 밤의 달로 표현해 극 전체를 지배하는 하나의 톤으로 살린 것이다.

▲2막 침대장면 소프라노 피오렌차 체돌린스(레오노라 역)와 테너 디에고 카바찐(만리코 역)ⓒ 문성식


주요출연진은 해외팀과 국내성악가가 세팀으로 나누어 공연했는데, 26일 공연에서는 해외 출연진으로 이탈리아 정통의 발성으로 '일 트로바토레'의 맛을 전해주었다. 1막 푸른 조명의 궁정, 페란도(베이스 잔루카 브레다)가 집시여자가 화형에 처하면서 루나백작의 아들을 데려갔고 불구덩이에서 한 아이의 유골이 잿더미로 발견됐다는 이야기를 병사들에게 들려준다.

소프라노 이로나 마타라드제는 '침묵을 지켰어 고요한 밤이...그런 사랑에 대해'(Tacea la notte placida ...Di tale amor)로 음유시인 만리코에 대한 마음을 부드럽고도 힘차게 뻗는 호흡으로 불러 박수갈채를 받았다. 레오노라에 대한 루나백작의 아리아 "그대 환히 웃는 얼굴"(Il balen del suo sorriso)에서 바리톤 엘리아 파비안은 풍채만큼이나 풍족하고 넓게 뻗어가는 음량으로 귀를 충족시키며 브라보를 받았다.

2막, 붉은 조명과 태양을 배경으로 집시들이 망치질중이다. 경쾌하고 힘차고 익숙한 '대장간의 합창'(Chi del gita)에서 위너오페라합창단은 불운하지만 당당하고도 힘찬 집시들의 삶을 잘 노래했다. 무대에서 직접 두드리는 망치소리가 무척 경쾌하다. 곧바로 메조소프라노 소피아 자네리드제는 '불길이 치솟네'(Stride La Vampa)에서 자신의 어머니가 억울하게 화형에 처한 이야기를 아들 만리코에게 복수해주길 바라는 집시여인 아주체나의 마음을 잘 표현해주었다.

3막, 아주체나는 루나백작에게 붙잡혀 만리코가 구하러오길 노래한다. 한편, 결혼식이 준비중이다. 흰 드레스와 배경의 푸른 원이 아름답게 대비된다. 만리코 역 테너 디에고 카바찐은 '아! 그대는 나의 사랑'(Ah! si ben mio)에서는 절절한 사랑을 담아 노래했고, 바로 이어지는 '타오르는 저 불꽃을 보라'(Di quella pira)에서는 마지막 하이C음까지 완벽한 팽팽함으로 결투에 찬 만리코의 의지를 표현하며 브라보를 받았다.

▲ 4막 아주체나 역 메조소프라노 소피아 자네리드제가 ‘우리의 산으로 돌아가고파’를 부르고 있다.ⓒ 문성식


4막, 종소리가 들리고 멀리서 수도사들의 합창 '미제레레'(miserere)가 구슬프고도 장엄하게 들린다. 레오노라와 만리코의 이루지 못할 사랑노래가 겹치며 애절하면서도 결연하다. 루나백작에 의해 감옥에 갇힌 아주체나와 만리코가 옛 시절을 그리워하는 '우리의 산으로 돌아가고파'(Ai nostri monti)의 아름다움과 느린템포가 자장가 같다. 아주체나는 잠이 들고, 레오노라는 독약을 먹고 자살한다. 이에 분노한 루나백작은 만리코를 죽이고, 아주체나는 방금 죽인게 네 동생이라 외치며, 비극의 막은 내린다.

베르디의 오페라에서 인간은 다양한 모습으로 신에 의한 운명에 절망하면서도 삶을 개척하고 한 걸음 나아가는 모습이다. 슬픈 운명의 사랑이야기, 한 집시여인의 복수, 그 속에서 민중과 귀족계층 어느쪽을 편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전체를 아름답고 뚜렷한 선율과 웅장함으로 노래하는 베르디의 아리아가 귓가에 맴돈다.

솔오페라단의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는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12월 3일부터 5일까지 공연된다. 한편, 차기작으로 제8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에서 오페라 '까발레리아 루스티카나 & 팔리아치'를 2017년 5월 26일부터 28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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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16 예술인파견지원사업 파견예술인 "밥 먹고 살기 만만치 않지?!" - 노갈, 김자현, 박순영, 시로스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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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10일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2016 예술인일자리박람회>현장.
각 부스별로 기업/기관에 대해 퍼실리테이터가 예술인들에게 설명중이다. ⓒ 박순영


돈 벌기 참 힘든 세상이다. 평생직장은 이미 없다. 시국은 흉흉하지만, 세상은 돌아간다.


예술로 세상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그저 나 좋아서 하는 취미활동의 연장선이 되기 일쑤인 예술 활동, 그것을 하는 사람 예술가. 예술가는 항변한다, 사람이 태어나서 밥만 먹고 사냐고. 사회가 생기면 고차원의 정신활동을 찾는다고, 인류는 동굴에 벽화를 그리며 예술활동을 필연적으로 시작했다고 말하고 싶을 것이다.



<2016 예술인파견지원사업>, 1000명 예술가, 150개 기업기관 참여 

2013
년 한 예술가의 죽음으로 출범된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는 예술인의 일자리 창출일환으로 2014년부터 예술인파견지원사업을 시작했다. 201412명 멘토, 331명 파견작가로 시작된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예술인파견지원사업>2016년에는 200명 퍼실리테이터, 800명 파견예술가, 150개 기업/기관/공동체의 참여로 사업이 확장됐다. <예술인파견지원사업>은 예술인이 기업이나 마을공동체에 파견되어 각자의 예술로 파견지에 새로운 예술과 문화를 꽃피우는 사회기여, 예술인에게는 일자리 창출, 부업활동 등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사업의 실제 이야기는 어땠을까? 올해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 동안 예술인파견지원사업에 서 활동한 싱어송라이터 노갈(망원시장 상인회), 작곡/전자음악가 김자현(홍은 청소년 문화의 집), 작곡/즉흥바이올린 연주자 박순영(벽산엔지니어링), 힙합뮤지션 시로스카이(서울오케스트라) 이렇게 다양한 기업/기관에 파견된 음악가 네 명과 한 번의 만남, 두 번의 통화 및 서면으로 대담 및 인터뷰를 진행했다.
 

▲ 망원시장 4인방 1.노갈 방송 포스터 2, 유재인 작가 과일 물물교환 '망과휴'
3. 박소영 작가의 '마음도시락' 4. 정광숙 작가는 박소영 작가 활동을 웹툰으로 그렸다. ⓒ 노갈


싱어송라이터 노갈(39)은 지난 1030일 홍대 프리버드에서 그룹 나비맛 정규2집앨범 <Portable Exit> 발매기념 공연을 했다. “관객 반응도 좋고 저도 재밌었어요. 복지재단 덕분에 큰 산 하나 넘었습니다.” 파견활동비 매달 120만원이 아니었다면 앨범이 미뤄졌을지 모른다. 공연은 일시적이지만 앨범은 남기에 자신의 음악을 알리는 또 하나의 생명이다. 그가 작년 예술인파견지원사업으로 차세대융합기술원, 올해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쉼터아이들등지에서 싱어송라이터 교실을 진행할 때, 기타도 못 치던 아이들, 기업인들에게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어 녹음하고 앨범까지 만드는 마지막 과정까지 체험하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노갈은 올해 망원시장에서 7월부터 10월말까지 토요일 오후 4시 음악방송 ‘Made in 망원으로 홍대, 망원동 음악가들 30팀을 소개했다. “토요일 시장손님이 제일 많거든요. 그런데 음악소리 때문에 손님과 대화가 안 된다고 항의전화가 오면 정말 철렁했어요. 도움되려고 한 건데, 괜히 했나 싶기도 했죠.” 이후 음악은 적당한 볼륨으로, 멘트는 들릴 듯 말 듯 내보냈다. 점점 방송이 시장에 활력이 되고 덕분에 물건도 잘 팔리는 것 같았다. “망원시장 측에서 처음에 시장 이미지 개선과 공익적인 걸 원하셨어요. 좋은 실력임에도 망원동에 재야의 음악가들이 많거든요. 저를 포함해 이들을 알리고 싶어서 사명감을 다했습니다.” 귓가에 아련히 망원시장의 음악이 들려온다.
 

▲ 1.김자현 작곡가(왼쪽)의 홍은 청소년 나래이션 녹음모습 2. 청소년들과 전시 견학
3. K'FOTO부산국제사진페어 전시장면 4. 청소년들의 고정 촬영지 사진촬영모습 ⓒ 김자현


작곡가 김자현(34)은 홍은지역 청소년들과 8K'FOTO부산국제사진페어에 참가해 부산에서의 추억도 만들었다. “홍은 청소년 문화의 집 사진반 학생들과 미술, 사진 등 파견예술인 5명이 주말에 사진 속 숨 쉬는 마을프로그램으로 만났어요. 기관에서는 학생들이 서대문고가 철거 등 마을의 변화를 5년 동안 찍어둔 것에 동기부여와 의미화로 다큐멘터리 제작을 원하셨습니다.” 환경이 변하면 소리도 변한다는 점을 그녀는 기관에 제안해 매칭되었다. “홍은지역을 직접 다니며 소리를 녹음해 노이즈 제거와 EQ작업을 하고, 학생들은 자신들의 나래이션 녹음의 경험도 했구요. 파견활동을 통해 영상음악, 협업을 하고 싶었던 목표를 이루어 기쁩니다.”


김자현은 올해 6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의예술아카데미 aPD과정에 선발되어 223일 결과발표공연에서 음악의 형식과 구조를 보여주는 새 작품을 준비중이다. “부산전시 설치 때 함께한 전선작업, 판넬 자르기 등은 곡 작업만 해서는 못 경험하거든요. 제가 소리전시에도 관심이 있는데, 나중 제 작품공연 때에도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 현대음악과 전자음악을 전공하고도 실험/즉흥음악, 기획에의 다양한 관심과 경험, 그리고 수년째 군포문화재단 클래식 음악감상, 학교 강의, 교회앙상블 편곡으로 바빴지만 주요수입원으로는 부족했던 현실이 김자현을 예술인파견지원사업으로 이끌었고 그 결과는 개인과 사회 양쪽 만족임에 틀림없다.

▲ 1.전시장 앞 박순영 퍼실리테이터, 김유경작가(캘리/드로잉), 손이숙작가(사진), 임희주 담당대리
2. 임직원의 캘리그라피 작품 3. 사무실 촬영작품 (임희주대리) 4. 회사 갤러리 촬영수업 ⓒ 박순영


작곡가 박순영(37)은 파견사업 막바지에 음악회 작품발표회까지 겹쳐서 10월엔 아이 셋 돌보며 곡 쓰고, 파견사업 전시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그녀는 벽산 엔지니어링에 퍼실리테이터로 파견되어 매주 점심 화요일 사진과 목요일 캘리그라피 드로잉수업을 14주간진행했다. “파트타임이라도 회사 출근하는 기분이랄까(웃음). 근데, 임직원분들께는 바쁜 회사업무 중의 소중한 점심시간이잖아요. 사진 선생님은 DSLR카메라로 사무실과 옥상 등을 다르게 찍어보기, 캘리/드로잉 선생님은 나만의 글씨로 컵소품 만들기 등 짧은 시간 안에 바로 결과물이 나오게 수업을 짜오셨어요.” 1018일 벽산엔지니어링 19층 갤러리에서의 <벽산, 일상을 그리다> 전시는 12명 임직원, 40여점의 열의와 정성, 개성 가득한 작품으로 파견사업 만남의 흐뭇한 성과를 느낄 수 있었다.


같은 파견예술인 중 기업과 예술인 사이를 담당하는 퍼실리테이터는 4월부터 11월까지 활동으로 사업전후 두 달 간 준비와 정리를 맡는다. 박순영은 사업결과물로 수업, 전시 내용을 영상과 도록보고서로 남겼다. 파견기간 시행착오도 있었다. 기업 업무량도 많은데, 일주 한번 과제가 수업참여 임직원에게는 부담이었다. 또한 박 퍼실리테이터가 작년 파견 활동지에서 매주1회 전체회의 한 것을 처음에 기준으로 내세우니, 매주 수업을 해야 하는 선생님들에게는 어려움이었다. “퍼실리테이터 개념이 제게 생소했지만, 결국 제가 바뀌자 해결되었어요.” 기획이나 감독과는 또 다른 촉진자(Percillitator)’로서의 역할이, 아이 셋 엄마 박순영과 맞물리며 포기하지 않고 뜻을 전달하되, 유연하게 대처해야 살아남음을 깨닫는 계기였다.

 

▲ 1.시로스카이 음악 작업 2. 서울오케스트라연습실 3.극장 용에서의 서울오케스트라 야외음악회를
파견예술인이 촬영중이다. 3. 송년음악회 포스터 ⓒ 시로스카이


재즈힙합PD 시로스카이(29,윤하얀)12월인 지금도 파견된 서울오케스트라의 1223일 서울오케스트라 송년음악회 준비로 분주하다. “저희 팀은 한 달 더 자발적으로 활동하기로 했어요. 서울오케스트라에서는 클래식 외에 예술의 타장르와 결합된 이미지 개선과 홍보를 원하셔서 힙합 쪽인 저를 선택하신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매칭된 후 영상작가, 일러스트레이터 작가, 대중음악가, 재즈피아니스트로 다양한 참여예술인을 매칭했습니다.” 3개월 리서치 동안 극장 용 등에서 함께 서울오케스트라 공연도 관람하고, 관련영상도 찾아보면서 행복하게 일해왔다.


한국 유일의 여성 재즈힙합 PD/DJ인 시로스카이는 첫 정규앨범La lecture까지 6개의 앨범을 냈다. 주요수입원은 광고음악과 공연이지만, 다양한 경험을 위해 퍼실리테이터에 지원했다. “힙합 프로듀서는 협업예술가와의 중심에서 일하는데 반해, 퍼실리테이터로 옆에서 보조하며 합작하는 콜라보레이션 개념이 달랐어요. 회의 진행하고 업무 접근하는 시도를 통해 많이 배웠습니다”. 리서치기간 이후 9월부터 전문성 있는 홍보컨텐츠를 위한 영상작업에 많이 주력해 송년음악회 포스터 홍보와 볼레로 공연 준비로 1년을 마무리중이다.

이렇게 네 명의 음악인은 예술인파견지원사업을 통해 각자의 개성과 목표대로 새로운 경험과 기여, 창출을 했다. 직장인들이 회사에 대해 할 말 많은 것처럼 이들도 아직 할 얘기가 더 많은 듯 했다.

활동시간이랑 활동비 말이예요, 보고서도요김자현이 얘기를 꺼낸다. “파견지원사업이 예술인의 부업이 기치고, 한달 30시간이상, 10회이상 파견활동 기준이라, 그러면 일주 4시간, 2일 정도인데, 그거로는 파견기관에서 요구하는 홍보물, 음악작업 등 지속적이고 퀄리티 있는 작업이 힘들죠박순영이 덧붙인다. “실제로는 일주일 내내 컴퓨터 앞에서 일하는데도, 이틀로 적는 이유가 월말 인터넷 보고서 날짜별로 클릭해 내용 쓰는 것도 시간이 너무 들고 인터넷 시스템도 종종 끊기고요.” 일동 모두 공감하는데, 이것은 그냥 불평 정도다.

이제 실제 돈 문제다. “사실, 120만원이면 적지 않아요. 저도 큰 도움을 받았어요. 시급 4만원이니, 예술교육 강사료인 시간당 4-6만원 정도로 괜찮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 파트타임 일을 하다보면 시간수가 거의 주업처럼 되어 큰 정신노동이 되니 120만원이 그리 크게는 안 느껴지고요.” 김자현의 말에 일리가 있다.

 

▲ 1.5월 26일 2016 예술인파견지원사업 출범행사. 2015년 우수사례 발표
2. 출범행사에는 기업기관담당자, 퍼실리테이터, 예술인 1000여명이 행사장에 모였다.
3. 4월 5일 퍼실리테이터 간담회 4.8월 19일 퍼실리테이터 교육-회의의 기술. ⓒ 박순영


박순영은 다른 기관 진행상황이 궁금하거든요. 그런데, 퍼실리테이터 교육 때 회의기술에만 집중되어 아쉬웠어요.” 현재, SNS에 각 기관활동을 공유하지만, 실제 만나 얘기 나누고 방법론을 토론하는 정기적인 만남이 더욱 필요하다. 노갈도 보탠다. “퍼실리테이터만 간담회 있었죠. 참여예술인은 제일 첫 간담회 외에는 아예 없었어요. 사업 중간, 그리고 마지막 간담회가 꼭 있어서 내가 활동 잘 한 건가, 다른 팀은 어떠한가함께 나누었으면 합니다.”

복지재단에 등록된 예술인정보가 아깝다, 파견기간동안 한 달 두 명이라도 선별해 개별작업 메일링 등 홍보가능(노갈), 파견사업에서 예술수업’ ‘지양이유 뭔가, 예술수업은 기업/공동체문화 윤활유 의미 충분하다(박순영), 사업기간이 상하반기 중간에 걸쳐있어 맥락 끊긴다, 더 길게 10개월이면 어떨까(시로스카이), 참여예술인 매칭 과정이 온라인이라 퍼실리테이터에게는 어렵다, 세부면접 등 있었으면(시로스카이), 200개 파견기관이면 사례도 모두 다르다, 충분한 선례와 예술인 작업공유로 사업초반 기획 다질 것(김자현) 등 경험에 따른 다양한 의견으로 더욱 탄탄한 예술인파견지원사업에의 애정과 바램을 드러냈다.



음악의 공공기여, 공공재가 되어버린 음악

마지막으로 음악의 공공기여에 대해 논의했다. 김자현은 이전에는 제 개인 연구와 표현으로서의 음악이었다면, 이번 활동으로 음악의 다양한 필요와 쓰임새를 알게 되었다. 내년 파견사업에서는 음악인들끼리 모여서 심화된 공공기여물을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순영은 음악은 누구나 듣지만, 만들고 연주하기 어려운 점이 힘들다. 하지만, 요새 광화문 광장집회에서 바이올린 즉흥연주도 하고, 내 재능으로 사회현안에 동참할 수 있어 기쁘다파견예술 수업도 기업의 조직문화개선에, 사후 영상홍보물이 기업 이미지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 말했다.

 

▲ 왼쪽부터 노갈(싱어송라이터), 김자현(작곡가), 박순영(작곡가, 인터뷰 진행). ⓒ 박순영



노갈은
먼저 자리 잡고 계신분들과 협의가 잘 되어야 했어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신경 써야 할 게 많더라고요. 그리고, 음악은 이미 공공기여를 하고 있지 않나요? 음악가가 자신의 의지와 사명감으로, 자기 자원을 몇백, 몇천만원 들여 음악을 만들어도 0.1원 정도면 다 다운받을 수 있을 정도로 이미 공공재가 되었어요. 심지어 개인의 예술작품이 아니라 공적인 의미를 담아 만든 예술작품도 많은 예술품 중의 하나로 미미하게 여겨지는 느낌이 들어요. 결국 그 노력의 산물조차 사장되어버리거든요. 사회적으로 그에 대한 대가를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되면 좋겠습니다.” 라고 꼬집었다.

국정사태 이야기가 나오자, “에효, 우리 같은 프리랜서는 정말 타격이 크죠. 골치 아파요. 그거 때문에 에너지 뺏겨, 시간관리하기도. 날마다 SNS나 평일 광화문에 왜 예술인이 제일 많겠어요. 우리 그 얘기는 다음에 합시다라며 우리는 밥 먹으로 다 함께 나갔다. 전방위적으로 국정을 농단한 것에 대한 뼈저린 사과 없고, 우리는 구경도 못한 수백, 수천억 단위를 빼돌리는 것, 그게 가능한 일인가? 예술로 세상을 움직이고, 나를 내 음악을 알리고픈 젊은 음악가들에게 다가온 현실은 국정사태를 전후로 늘 한결같다. ‘밥 벌어먹고, 음악하면서 살기 힘들다는 것’. <예술인파견지원사업>이 끝났으니 이제 또 연말부터 뭐 먹고 사느냔 말이다


mazla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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