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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연극 노마일기, 67년간 잃어버린 기억 찾아나선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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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노마일기’는 항일망명작가 김사량의 삶을
그의 저서 '노마만리'와 '호접'을 통해 그린다. ⓒ 두산아트센터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 111에서 '두산아트랩'이 진행중이다.

2010년부터 시작된 '두산아트랩'은 잠재력 있는 창작가의 작품을 발굴하여 신선하고 새로운 시각의 주제와 형식의 작품을 선보이는 워크숍 공연이다. 올해는 1-3월 9편을 선보인 데 이어 연출가이자 미디어아티스트인 김제민, 창작집단 독, 가수 하림이 각각 만든 신작 3편을 공연한다.

그 첫번째로 김제민 작가의 연극 '노마일기'가 8월 8일부터 10일까지 공연중이다.

8월 8일 첫 공연에서 본 연극 '노마일기'는 극단 거미 대표이자 혜화동 1번지 5기 동인, 미디어아트 작가로 예술의 여러 분야를 넘나드는 김제민이 작,연출,영상을 맡은 작품으로, 항일망명작가 김사량(1914-1950)의 삶과 그가 남긴 기록들을 쫓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김사량은 해방 직전인 1945년 5월 일제의 감시를 피해 조선 의용군의 본거지인 중국 화북 태항산 남장촌으로 망명한다. 윤동주와 더불어 대표적인 일본강점기 항일 작가이지만, 재북작가라는 이유로 그동안 일반에 알려지지 않았다.

연극은 르포문학의 걸작이라고 평가되는 '노마만리(駑馬萬里)'와 1941년 조선의용군과 일본군 간에 벌어진 '호가장 전투'를 다룬 '호접'이 집필되는 과정을 그린다.

연극이 시작되면 관객들이 동그랗게 둘러싼 무대에 항일의용군 김학철이 식민치하의 음슴한 현실에 대해 이야기한다. 바닥에는 여러 글귀들이 시행을 맞춰 곳곳에 적혀있다. 머리에 붕대를 감은 사람이 바닥에 글을 계속해 쓰고 있다. 어느 순간 붕대를 푸는데, 그가 바로 노마 김사량이다.

그는 좌식 책상에 앉아 글을 쓰기 시작한다. 이 책이 그의 저서 '노마만리'이다. 무대의 높은 위치의 마주본 벽 양쪽에는 실시간으로 김사량이 책을 쓰고 있는 손모양과 책의 모습이 보여진다. 배우가 책의 내용을 낭송하고 무척 달필로 빠르게 글을 써내려가면서 동시에 다른 한손으로는 그것을 웹캠으로 찍어서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이 무척 인상적이다.

극의 내용은 이렇듯 의용군 김학철이 김사량에 대해 설명하고, 김사량의 책 속 내용이 무대에서 또한 펼쳐지는 액자식 구성으로 입체적으로 펼쳐진다. 김사량이 중국으로 망명하는 기차모습이 영상으로 펼쳐지고, 그 과정에서 만나는 의용군 동무들과 벌어지는 해프닝까지의 '노마만리' 내용은 다소 밝고 코믹하게 그려지고, 이후 '호가장 전투' 내용은 무거운 주제의식으로 그려진다. 작가는 이 두 작품 사이에 67초 간의 암전을 두어 지난 67년간 역사적으로 외면 받아온 작품 '호접'에 대한 의식을 표현한다.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작가 김제민은 '김사량 평전'과 '조선의용군 최후의 분대장 김학철' , 논문, 영상기록, 웹사이트 등 자료를 면밀히 연구했다. 연극을 만드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6명 배우들 또한 당시에 살았던 사람들의 말투나 모습에 몰입할 수 있도록 실감나는 연기를 펼친다.

매번 연극이 끝난 후 작가와 관객과의 대화가 이어진다. 8월 8일 공연 후 관객과의 대화에서 김제민 연출은 "기억해야하는 '기록'이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무대화했고, 그 지점을 미디어를 통해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고민했다"면서 "나 자신은 작품에서 미디어를 중요시한다기보다 일종의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어릴적부터 "실천하는 이상주의자가 되자"라고 다짐하곤 했는데, 그것을 실천하고자 했다"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두산아트랩 두 번째 공연으로는 14-17일에 창작집단 독의 옴니버스극 '당신이 잃어버린 것'이 이어진다. 그리움을 잊은 부부, 시간을 잃은 가족 등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9개의 이야기로 선보인다. 박춘근, 고재귀, 조정일 등 아홉 명의 극작가가 모인 창작집단 독이 공동 창작했다.

세 번째로 22-24일에 가수 하림의 음악인형극 '해지는 아프리카'가 공연된다. 동물원에 갇힌 늙은 사자가 강아지에게 초록빛 초원 가득한 자신의 고향 아프리카의 이야기를 해주지만, 결국 지금 있는 곳은 비좁은 동물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는 이야기다. 가수 하림의 음악에 극단 푸른달, 마임 예술가들과 함께 만든 인형극, 영상, 모래를 이용한 그림자극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관람은 두산아트센터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하면 된다.

▲ ‘두산아트랩’ 포스터 ⓒ 두산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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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이민정 "소소한 일에 행복 느끼는 부부로 살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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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이민정 결혼식 기자회견 현장 (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이병헌-이민정 커플이 10일 오후 6시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결혼식이 예정된 가운데 오후 3시 결혼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병헌은 "감사합니다. 날씨도 무덥고 습하고 천둥까지 치는데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다음 영화 준비과정까지 겹쳐서 허둥대서 준비했다. 어제까지 일일이 지인들께 전화드리고 했는데 미처 연락 못드린 분들게 사과드린다. 행복을 목표로 열심히 살아가겠지만 이제 제2의 인생 시작인데 앞으로 일들은 예측할 수 없다. 소소한 행복들이 저희 앞에 있었으면 한다. 단언컨대 배우로서 열심히 살아온것처럼 치열하게 꿈틀대며 싸워가면서 배우로서 열심히 살아가겠다"며 자신의 CF 유행어 '단언컨대'를 빠트리지 않고 사용해 잠시 회견장의 긴장감이 녹아내리며 분위기가 좀 더 자연스러워졌다.

이민정 역시 날씨 얘기부터 꺼냈다. "아침부터 천둥번개로 깜짝 놀랐는데 더욱 잘 되도록 노력하겠다. 떨리고 설레이는 첫날을 함께 맞이하게 되어서 영광이다"며 짤막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기자들의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다. 맨 첫번째 질문은 역시 결혼식 축가를 누가 부르느냐는 것이었다.

축가는 누가 부르게 되나?

이병헌  축가는 박정현이 부르고 저희 두사람의 사연이 담긴 노래를 김범수 박선주가 불러주고 신부측 친구인 다이나믹 듀오가 휘날레 장식하게 된다.


이병헌 이민정 결혼식 본식 현장 (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결혼하는 실감이 나는지?

이병헌  조금전까지 준비하면서 너무 실감 안 나서 이게 결혼하는건가 아직까지 믿기지 않는다.

이민정  아무래도 신혼여행 다녀오고 집을 이사하여 살았을때 실감이 나지 않을까?

자녀 계획은?

이병헌  아직 생각해 본 적이 없지만 하나를 낳건 둘이나 셋이 되건 감사하게 키워나가겠다.

이민정의 어떤 점이 좋았나?

이병헌  주관적인 걸 수 있는 것 같다.

이민정 보이는 라디오에서 공개한 걸로 아는데.. 여러분들을 의식해서 얘기해주신게 아닐런지.

향후 두 분의 수입 관리는?

이병헌  정말 아직까지 그런 부분에 대해서까지 의논을 하진 않았다. 아마 각자가 관리하게 되지 않을까. 워낙 그런부분을 잘 못해서 앞으로는 많은 부분 이민정씨께 조언을 구하게 되지 않을까?

어떠한 남편, 아내가 될지, 어떤 부부의 모습으로 될지?

이병헌  그런 생각과 얘기를 이민정에게 한 적이 있다. 많이 알려진 커플인만큼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그 떄문에 생활에 힘든 부분이 생길 수 있고, 많은 일들이 있게 될거다. 아주 커다랗게 행복한 일, 커다랗게 힘든 일이 살아가면서 많았다. 살아가면서 소소한 일에 행복을 느끼자. 작은 것에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사람들로 살면 앞으로 잔잔하게나마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이병헌 이민정 결혼식 본식 현장 (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두 사람 연기활동 계획은? 드라마나 영화에 같이 출연하게 될 일은 있을까?


이병헌  처음 소감때 말했지만 새로운 인생 시작하는 날이지만 배우로서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바로 새로운 작품 시작하고 배우로서 많은 고민을 하며 살아갈 것이다. 두 사람이 같이 출연하는 작품은 (아직은) 상상이 안된다.

이민정  차기작 선택시 부모님, 친구, 소속사와 상의해왔다면 앞으로는 남편과 상의하는 것이 좀 달라지는 것 아닐지?

웨딩드레스는 누가 골랐고, 프로포즈는 어떻게 했나?

이병헌웨딩드레스는 신랑에게 미리 보여주는게 아니라 해서 그런줄 알았는데 (이민정이) 고르러 갈 때마다 셀카로 보여줘서 다 봤고, 별 얘기 안했고 다 이쁘다 해줬다.

이민정  프로포즈는 어떻게 (다른 경로로 이미) 아셨는지 모르겠지만 영화관에서 배우와 연출을 다하셔서 영상으로 해주셔서 사실은.. 같이 영화를 보다가 화장실 간다고 했을때 살짝 눈치가 느껴졌지만.. 너무 감동적이어서 눈이 퉁퉁 붓도록 감동 눈물이 나왔다.

신혼 살림은 어디에서 하게 되나?

이병헌 저희 집은 서울 시내에서 40~50분 걸리는 좀 먼 곳에 어머니가 혼자 살고 계신데 (이민정씨가) 고맙게도 제가 살던 집에 살겠다고 했고 이민정씨 집은 서울 시내 한 복판에 있기 떄문에 제가 한번씩 거기서 신세를 지게 될 것 같다.

이병헌 이민정 결혼식 본식 현장 (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마지막 인삿말 한마디씩?

이민정  우선 오늘 정말 큰 일 결혼식이 있는 날이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 열심히 살아가는 연기자가 되겠다.

이병헌  다시 한번 와주셔서 감사. 배우로서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열심히 책임을 다하겠다. 믿고 지켜준 많은 팬들 친구들께 감사드리고 팬들에게 늘 실망시키지 않는 작품과 배우의 모습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오늘 여러가지로 취재에 불편이 많으셨겠지만 기분 좋게 이해해 주시고 맛있게 많이 드시고 돌아가주셨으면 좋겠다.


오늘 10일 6시,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이병헌 이민정 부부는 월요일 몰디브로 신혼여행을 떠날 예정이라고 소속사 관계자가 추가로 전했다. 신랑 이병헌의 말처럼 잘 알려진 연예인 커플이라 여러가지 어려운 일도 생길 수 있겠지만 소소한 작은 일에 잔잔한 행복감을 느끼는 아름다운 부부로 살아가길 바란다.

 "이병헌-이민정, 단언컨대 가장 행복한 결혼식을 올리다"
 (비공개 결혼식 지면 중계- BH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병헌과 이민정이 2013년 8월 10일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저녁 6시 백년가약을 맺었다.

저녁 6시 시작된 예식은 두 사람이 촬영한 웨딩화보 촬영모습으로 만든 영상으로 시작되었다.
가까운 친구 및 동료들과 즐겁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촬영한 두 사람은 배우답게 다양한 연출과 멋진 포즈로 눈길을 사로잡았으며 서로의 친구들과 다양한 소품을 활용한 코믹한 느낌의 사진들을 촬영하며 여타 웨딩사진과는 다른 독특한 분위기의 촬영으로 눈길을 끌었다.

영상을 마친 뒤 1부 사회를 맡은 이범수씨의 진행에 따라 식을 알렸다. 양가 부모님의 화촉점화와 함께 주례를 맡은 배우 신영균이 등장한 후 뜨거운 박수와 함께 당당한 걸음으로 신랑 이병헌이 입장했다.

이어 등장한 8월의 신부 이민정은 마르케사의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 이민정이 수줍은 발걸음으로 입장했다.

주례를 맡은 영화계의 대선배 신영균 선생님은 주례사를 통해 “ 매우 아끼는 두 사람의 주례를 맡아 기쁘다. 오랜사랑으로 부부의 연을 맺은 두 사람과 양가 부모님들께 진심으로 격려와 축하를 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서도 두 사람에게 많은 축하를 보냈는데 정말 자랑스럽다. 두 사람은 이미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어떻게 살아야 인생이 행복한지 잘 알것이지만 행복은 그런 것이 아니다. 살다보면 아무것도 아닌걸로 다툴수 있고 나도 가끔 그렇지만 서로 이해하고 돕기 때문에 행복하게 살고있다. 진정한 사랑은 어려울때 이해하고 베풀어 주는것이라 생각한다. 서로 많이 표현하고 살아라” 라며 “행복한 가정의 토대는 사랑인데 사랑은 시작은 있지만 끝은 없다. 평생 노력하고 사랑하라”라며 덕담을 보냈다.

또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만큼 모범을 보이고 어렵고 가난하고 힘든 사람을 돌아보고 사랑을 나누고 봉사의 정신을 가지고 살아라”라며 주례사를 마무리했다.

주례사에 이어서는 가수 박정현과 대니정이 함께 휘트니휴스턴의 ‘A moment like this’ 가 축가로 이어졌으며 신랑신부의 부모님께 큰절을 드리고 1부를 마무리했다.

또한, 이날 이민정의 부케는 연예인이 아닌 이민정의 오래된 친구가 부케의 주인공이 되었다.

2부는 두 사람의 평소 함께 찍은 사진들로 이루어진 영상으로 시작되었으며 개그맨 신동엽이 사회로 나섰다.

이어 직접 두사람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한 해외 연예인들의 축하영상이 이어졌다.

키무라타쿠야, 딘 페리소트 감독(레드:더 레전드 감독), 헬렌 미렌, 조쉬하트넷, 존 말코비치, 캐서린 제타존스, 성룡이 축하의 인삿말을 보냈으며 특히 성룡은 유창한 한국말을 선보이며 하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성룡은 “병헌아~~ 오빠~~” 라며 “꼭 결혼식에 가겠다고했는데 국가적으로 중요한 행사가 있어서 가지못했다”며 “다음번엔 꼭 간다고 약속할께! 단언컨대아기 낳으면 꼭 (한국)올께”“사랑해 미안해 안녕~~”이라며 유쾌한 인삿말을 보냈다.

이어 이어진 2부 축가는 김범수, 박선주의 ‘남과 여’와 다이나믹 듀오가 자신들의 노래인 ‘불타는 금요일’을 개사한 ‘불타는 첫날밤’을 선보이며 분위기를 한껏 달구어 놓았다.
일부 테이블은 흥겨움에 기립하여 손을 흔들며 화답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신랑 신부는 케익 커팅과 함께 행복하세요라는 덕담을 하객들과 주고 받으며 축배를 올렸다.

이 날 결혼식은 약 900명의 하객들이 참석하였으며 시종일관 웃음과 감동을 오가는 즐거운 분위기로 식을 마쳤다. 또한 100여개 매체 200여명의 취재진들이 참석하며 뜨거운 취재열기를 보였다.

이병헌은 이 날 자신의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찾아온 700여명의 팬들에게 직접 예정에 없던 포토월로 찾아가 결혼식전 바쁜 와중에도 직접 팬들에게 인사를 하는 성의를 보였다.
 

 
이병헌 이민정 결혼식 본식 현장 (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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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뮤지컬 '엘리자벳', 죽음이 사랑한 만인의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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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엘리자벳’ 중 루케니(박은태 분). 엘리자벳을 죽인 이유에 대해
100년째 밧줄에 묶인 채 재판을 받는다. ⓒ EMK뮤지컬컴퍼니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판사의 음성과 함께 100년째 끝없는 재판을 받고 있는 루케니가 등장한다. 그는 미모와 자유분방한 삶으로 만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황후 엘리자벳을 죽인 이유에 대해 목이 밧줄에 묶인 채 재판을 받고 있다. 루케니는 엘리자벳이 ‘죽음’을 사랑한 것이라 주장하며, 극 중간중간 그 과정을 설명하고 노래한다.

극은 엘리자벳이 오스트리아 황제 프란츠 요제프와 결혼하고 아들 황태자 루돌프를 낳고 결혼생활을 하면서 죽기까지 겪는 모습을 ‘죽음(Tod)’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독특한 형태로 그린다.

뮤지컬 ‘엘리자벳’은 ‘모차르트!’, ‘레베카’ 등을 쓴 실베스터 르베이와 미하엘 쿤체의 첫 번째 콤비 작품으로, 1992년 9월 비엔나 초연이후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세계 10개국에서 900만 명 이상이 관람한 유럽 최고의 흥행대작이다.

1996년 아시아 진출로 일본에서 전례 없는 흥행을 거두었고, 한국에는 2012년 초연부터 예매 매진 등의 큰 호응에 이어 올해는 새로운 넘버 추가와 2중 회전무대와 4개의 리프트, 11미터에 달하는 브리지(Bridge) 등의 무대장치 추가로 더욱 스펙터클한 ‘엘리자벳’을 선보이고 있다.

8월 9일 공연에서 본 뮤지컬 ‘엘리자벳’은 전체적으로 록 음악 같은 강렬하고 선명한 선율의 음악과 반주, 배우들의 흠잡을 데 없는 시원한 노래와 연기에 솔로와 듀엣, 군무 등이 모두 조화롭게 잘 어울리고 있었다. 무대 역시 웅장하고 호화스럽게 궁전을 표현하는 굵직한 기둥들, 금장식, 침대, 커다란 거울 등과 함께 궁정 외부와 내부를 나타내며 다채롭게 변하는 배경 영상과 조명으로 입체적이고 효과적으로 장면을 표현한다.

▲ 엘리자벳(김선영 분)과 황제 요제프(민영기 분). 자유분방한 엘리자벳은
요제프의 사랑에도 불구하고, 결혼생활에 지쳐간다. ⓒ EMK뮤지컬컴퍼니


1막 중반까지는 루케니의 재판, 엘리자벳이 공중 외줄타기 중 낙하로 ‘죽음(Tod)’과 처음 마주치지만 엘리자벳의 아름다움에 반한 ‘죽음’이 그녀를 구해준다는 내용, 엘리자벳의 언니와 선을 보게 된 요제프가 막상 엘리자벳에게 반해 그녀와 결혼하게 되는 과정, 결혼 후 시어머니인 대공비 소피와의 불화 등이 극의 형식에 적응되기 전에 빠르게 전개되어 다소 내용이해가 어렵기도 하다.

하지만, 요제프와의 결혼축하 무도회 장면부터 본격적으로 이 극의 성격이 드러나며 박진감이 넘친다. 무대 뒤편에서 중앙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서 ‘죽음’이 엘리자벳을 향해 "마지막 춤"을 노래하는데, 8월 9일 공연에서 ‘죽음’역의 전동석은 중후하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 파워풀한 가창력에 카리스마 있는 연기로 무대를 압도했다.

대공비 소피 역 이정화는 다소 저음의 굵고 늘 화가 난 듯한 목소리로 엘리자벳의 아들 루돌프 황태자를 엄마에게서 떼어놓고 자신이 직접 교육시키는 시어머니 역할을 맛깔스럽게 잘 표현했다. 힘든 결혼생활에 지쳐 침실문을 닫아버린 엘리자벳에게 “엘리자벳, 문을 열어주오”라고 요제프는 간곡히 부탁한다. 요제프 역의 이광용 역시 엘리자벳을 사랑하지만 황제로서 어머니 대공비를 거스를 수 없는 역할을 잘 표현해 냈다.

엘리자벳은 ‘나냐 어머니냐’ 선택하라며 요제프에게 최후통첩의 편지를 보낸다. 엘리자벳 역의 김선영은 잔잔한 선율을 카리스마 있게 담담한 어조로 잘 표현했으며, 이후 파워풀한 부분의 노래나 연기에서도 전반적으로 이전 뮤지컬에서보다 훨씬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좋았다. 요제프는 엘리자벳을 선택하겠다고 답하고, 엘리자벳과 요제프, 이들을 지켜보는 죽음의 멋진 삼중창 "나는 나만의 것"으로 1막은 화려하게 끝이 난다.

2막 시작은 루케니 역의 박은태가 객석에서 등장하며 관객의 눈길을 끈다. 박은태는 죽음 역 전동석과는 또다른 매력의 시원한 고음과 날카로운 음색으로 극을 이끌어갔다. 2막엔 많은 사건들이 일어나고 또한 뮤지컬 넘버들도 귓속에 쏙쏙 꽂히는 선율들이 많다. 대공비는 "우리냐, 그녀냐"라는 노래를 부르며 요제프가 사창가 여자들에게 유혹받도록 계략을 꾸민다. 한편, 황태자 루돌프는 기자로 가장해 신문에 아버지 요제프를 비난하는 글을 써서 정치적으로 반기를 든다.

죽음이 루돌프를 찾아와 어두운 다리를 배경으로 부르는 노래 “그림자는 길어지고”도 무척 멋있다. 죽음 역 전동석의 파워풀한 목소리 사이로 루돌프 역 김이삭의 고음의 목소리가 시원하게 뚫고 나온다. 루돌프의 죽음에 엘리자벳은 오열하며 자신도 죽음을 원하지만, 약해진 엘리자벳을 죽음은 원하지 않는다.

▲ 황태자 루돌프 아역(윤예담 분)과 죽음(전동석 분). 황태자 루돌프는
결국 죽음의 손을 맞잡는다. ⓒ EMK뮤지컬컴퍼니


평생 엘리자벳만을 사랑한 요제프가 엘리자벳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엘리자벳은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이 때 둘이 부르는 잔잔한 2중창 "행복은 너무도 멀리에"는 무척 감미롭다.

바닷가 외로운 곳에서 엘리자벳은 루케니에 의해 칼에 찔린다. 무대 오른쪽 뒤 다리 위에 휘황찬란한 흰색 옷을 입은 죽음이 등장하고, 엘리자벳도 어느새 검은옷을 벗고 눈부신 흰옷을 입고 죽음에게로 다가간다. 다리 위에서 둘이 부르는 듀엣 "베일은 떨어지고"는 가슴 벅차게 극의 판타지적인 대미를 장식한다.

공연 후 커튼콜에서는 전원 기립의 진귀한 광경이 벌어지며 관객들은 무대와 배우들에게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국내 공연장 객석에서 흔한 모습은 아닌데, 뮤지컬 '엘리자벳'은 2012년 국내 초연 때부터 매공연 전석 기립박수 행진이라더니, 이번 공연 역시 마찬가지였다. 관객들은 모든 배우들이 등장할 때마다 열렬히 박수를 치며 작품과 배우에 대한 크나큰 만족을 표시했다.

옥주현, 김소현, 김준수, 박효신, 전동석, 이지훈, 박은태, 민영기, 이광용, 이정화, 김이삭, 노지훈 등이 출연하는 뮤지컬 ‘엘리자벳’은 9월 7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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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쇼 웨딩, 에든버러 프린지페스티벌에서 별점 5개 호평 속 공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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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든버러 프린지페스티벌에 참가중인 PMC 프러덕션의 '뮤직쇼웨딩' (사진=PMC 프러덕션)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PMC 프러덕션의 '뮤직쇼웨딩'이 에든버러 프린지(Edinburg Fringe)페스티벌  5일째 공연에서 만석 기립박수를 받으며 현지 공연리뷰 전문 주간지 쓰리윅스(Three weeks)로부터 별 5개 평점을 받는등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에든버러 구 시가지 챔버스트리트에 위치한 C베뉴(Main C, Adam House, Chamber Street C)에서 지난 7월 31일(수) 첫 공연을 시작으로 26일(월)까지 공연 중인 '뮤직쇼웨딩'은 결혼식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누구에게나 익숙한 음악과 노래들로 코믹하게 구성, 단순하면서도 유쾌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현재 '뮤직쇼웨딩'이 공연 중인 C-Venue는 에든버러대학 캠퍼스 빌딩 중 하나인 아담하우스에 마련되어 있으며, 에든버러 프린지페스티벌을 찾는 한국팀이 자주 이용하는 160석 규모의 공연장이다.

PMC프러덕션 현지 관계자에 의하면 "8월 17일 National Museum of Scotland 의 VIP Day의 축하공연에 피날레를 장식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며, 8월 22일 주영한국문화원의 주최로 에딘버러프린지의현재 위원장과 차기위원장이 참석하는 행사에 '뮤직쇼웨딩'이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8월25일 영국 BBC의 에딘버러 중계프로그램 Theatre section과 End Party에 '뮤직쇼웨딩'이 지정 초대되어 행사를 예정 중이며, 입소문을 듣고 찿아온 독일의 한 프로모터는 공연 내내 계속 된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과 기립박수에 놀라, 내년 7월 독일에서의 약 한달간 공연을 위해 구체적 미팅제의를 해 왔다"고 덧붙였다.

2013년 8월 26일에 마직막 공연을 끝내고 28일 한국으로 돌아올 '뮤직쇼웨딩'은 현재 국내에서는 또 다른 팀이 정동에 위치한 경향아트힐 1층에서 8월 25일 (일)까지 공연 중이며, 9월 9일 (월)부터는 홍대난타극장 (옐로우스톤 빌딩)에서 오픈런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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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글녀 전효성, 속옷 화보서 활력 넘치는 가을 숙녀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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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효성 '예스' 가을 시즌 화보 (사진=좋은사람들)
전효성 '예스' 가을 시즌 화보 (사진=좋은사람들)
전효성 '예스' 가을 시즌 화보 (사진=좋은사람들)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아이돌 중 최고의 베이글 몸매, 속옷 업계 '끝판녀' 시크릿 전효성이 최근 공개된 속옷 화보에서 활력 넘치는 가을 숙녀의 모습을 보여줬다.

'좋은사람들'의 스무살 감성내의 Yes(예스)가 전속모델 전효성의 2013 가을 시즌 화보를 공개했다. 예스는 전효성을 내세운 이번 화보에서 발랄함과 톡톡 튀는 감성을 에너지틱 (Energetic) 컨셉으로 재해석했다.

화보 속 전효성은 가을 느낌을 강조한 옅은 갈색 색상의 호피, 도트 무늬 이너웨어에 숏팬츠를 함께 입어 자신의 장점은 베이글 몸매를 자랑했다. 깜찍한 리본, 여성스러운 레이스로 포인트를 준 이너웨어는 전효성의 상큼한 미소와 조화를 이뤄, 사랑스러운 소녀의 모습을 강조했다.

예스 마케팅팀 김대현 대리는 "전효성 특유의 사랑스런 에너지는 예스의 컨셉과도 완벽히 부합해, 지난 시즌 전효성과 함께 선보인 제품들이 완판 행렬을 이어 화제를 모았다. 올 가을에도 전효성과 예스만의 톡톡 튀는 개성과 스타일로 20대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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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으로 하나되는 대한민국, 25일부터 제4회 대한민국 국제관악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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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문화홀에서 열린 제4회 대한민국 국제관악제 기자간담회장에서
대한민국 국제관악제 홍보사절인 코리안브라스가 축하공연을 펼치고 있다.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관악으로 소통하며 하나 되는 국민적 축제인 제4회 대한민국 국제관악제가 오는 8월 25일부터 9월 1일 까지 광화문광장과 예술의전당, 잠실실내체육관 등지에서 개최된다.

1950년 9월 28일 서울 수복일을 기념하고 'G20 정상회의'를 축하하기 위해 2010년 제 1회 행사가 개최된 이래로 올 해 4회째를 맞이하는 대한민국 국제관악제는 관악 발전과 대중화를 위해 유치원에서 실버밴드까지 그리고 많은 동호인팀 등 4,000여명의 관악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Dynamic Korea - '관악으로 하나 되는 대한민국' 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이번 제 4회 관악제는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인 동탄과 분당에서의 공연도 준비되어 있고, 관악의 특성을 잘 표현해줄 수 있는 서울 광화문에서의 대규모 야외공연도 진행한다.

첫날 광화문 광장에서 펼쳐질 8월 25일 개막축하공연에는 서귀포관악단과 중앙대, 국방부 군악대의 연한밴드 연주와 더불어 피바디음대 교수인 조 벅스텔러의 트럼펫 연주, 그리고 <나는가수다Ⅱ> 의 소향이 협연 무대를 펼친다.

이어 둘째날 26일(월)에는 미래의 관악을 엿보는 희망콘서트가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부안초등학교 관악밴드와 서귀포관악단의 연주로 클라리넷 김한이 협연하는 이 날 무대는 전석 무료공연이다.

셋째날 27일(화)에는 필립 랑글레 지휘로 한국 페스티벌 윈드 오케스트라가 연주하고 플룻에 미쉘 모라게스, 트럼펫에 조 벅스텔러가 협연하는 특별공연이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지며, 분당중앙공원에서는 분당윈드오케스트라, 위튜티 윈드 오케스트라와 해병군악대의 야외 저녁공연이,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는 숭실대, 숙명여대, 한예종 대학생 윈드오케스트라의 무료 공연이 각각 저녁 7시 반부터 열린다.

분당중앙공원에서의 야외공연, 서초구민회관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의 야외공연 및 저녁 무료 공연은 넷째날과 다섯째날인 28일(수)과 29일(목)에도 계속되며 여섯째날과 일곱째날인 30일(금)과 31일(토)에는 동탄복합문화센터에서 양일간 저녁 무료 공연이 펼쳐진다. 또한 31일(토) 서초구민회관 저녁 무료 공연이 추가로 있으며, 30일(금) 예술의 전당 IBK챔버홀에서는 플룻 미쉘 모라게스와 트럼펫 조 벅스텔러가 연주하는 마에스트로 콘서트(유료공연)이 열린다.

예술의 전당 특별공연을 시작으로 27~31일 까지 국내 청소년 윈드 및 동호인 밴드 활성화를 위해 분당중앙공원, 화성시 동탄 복합 야외공연장, 서초구민회관에서 전문 연주팀 못지않은 실력의 대규모의 동호인 윈드오케스트라와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대학의 윈드오케스트라 팀들이 참여하는 대학 윈드 페스티벌을 통해서 국내 관악의 대중화와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예정이다.
 
9월 1일(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피날레를 장식할 폐막공연(마칭쇼)에는 해외 마칭팀(일본, 중국, 홍콩)과 국내 팀 코리아나 마칭밴드와 염광여자메디텍고등학교 마칭밴드 그리고 무용과 음악, 국악을 접목시킨 육군 군악대의 마칭 공연이 펼쳐진다. 뿐만 아니라 속사포 랩의 황제 아웃사이더의 축하공연, 1,000명 규모의 국민참여관악단과 200여명의 국민참여합창단 같은 시민참여의 장도 마련된다.

시민들이 직접 모든 악기별 악보를 준비하여 애국가, 환희의 송가 그리고 아리랑을 연주함으로서 전문가와 아마추어의 구분이 없는 시간으로서 시민들과 관악이 소통하는 장이 될 것으로 관악제 측은 기대하고 있다. 국민참여관악단의 참여를 원하는 국민은 대한민국 국제관악제의 홈페이지(www.windband.co.kr)를 통해 악기별 악보를 다운 받은 후 참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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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코리아, 넥서스7 2세대, 오늘부터 예약판매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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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 코리아가 26일 국내 출시한 넥서스 7 (2013) 태블릿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구글코리아(대표 염동훈, www.google.co.kr)는 26일오전 11시부터 7인치 태블릿, 넥서스7 2세대 16GB와 32GB 와이파이 모델을 각각 32만 9천원, 36만 9천원에 예약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LTE모델은 추후 공지 예정)

넥서스7 2세대 사전예약은 롯데마트, 하이마트. 신세계몰, 옥션, 이마트 등의 온라인 쇼핑몰 및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가능하며, 실제 구매는 28일부터 가능하다. (G마켓은 28일부터 추가)


넥서스7 2세대는 지난해 출시된 넥서스 7을 잇는 제품으로, 인치당 픽셀수(ppi)가 323개에 달하는 고해상도 디스플레이(1920×1200)를 적용했으며 퀄컴 스냅드래곤 S4 Pro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내장, 약 2배 정도 속도가 빨라졌고, 고성능 랜더링으로 3D 그래픽 영상을 생생하고 선명하게 보여준다. RAM은 2GB로 기존 넥서스 7에 비해 2배로 늘어났다.


또한 넥서스7 2세대는 290g(와이파이모델)의 가벼운 중량에 전후면 카메라를 모두 갖고 있으며(후면 500만, 전면 120만 화소), 양면 스테레오 스피커와 더불어 MP3를 발명한 프라운호퍼(Fraunhofer)의 서라운드 음향 기술을 채택했다(크기=114×200×8.65mm)


넥서스7 2세대 운영체제는 가장 최신 버전의 안드로이드 4.3(젤리빈)을 탑재, 제한된 프로파일 설정 기능을 통해 복수의 사용자가 한 기기를 공동으로 사용할 때 특정 앱 접근을 제한토록 설정할 수 있게 하였다.


넥서스7 2세대는 HD동영상 재생시 최대 9시간, 웹 검색 및 읽기에 최대 10시간 사용이 가능하여, 한번의 배터리 충전으로 하루 종일 즐길 수 있으며, 무선 충전 기능이 내장되어 있어 충전후 곧바로 집어들고 이동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를 총괄하고 있는 선다 피차이(Sundar Pichai) 수석 부사장은 "넥서스7 2세대는 작년 런칭한 넥서스 7에서 사용자가 정말 좋아했던 장점들을 더욱 향상 시켰다. 인치당 323 픽셀수의 고화질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넥서스7 2세대는 세계 최고 해상도의 7인치 태블릿으로, 가장 최신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인 4.3 젤리빈을 탑재하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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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국립현대무용단 국내안무가 초청공연 -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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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스테르담의 조각상 Belle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2007년 암스테르담 Oude Kerk(Old Church) 앞 광장에 매춘정보센터(Prostitutie Informatie Centrum)의 Mariska Majoor가 세운 Els Rijerse의 조각상 Belle(미인)의 아래쪽에는 "전 세계 성노동자들을 존중하라(Respect Sex workers all over the world)"란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비즈니스라고 알려져 있고, 매일 밤 전 세계 거의 모든 도시에서 행해지고 있는 이른바 '매춘'이라는 직업은 이처럼 매춘이 합법화되고 심지어 주요 관광 상품으로 활용되고 있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조차 가장 멸시받고 천대받는 직업이요, 항상 어둠 속에 자신을 숨겨야만 하는 존재인 것.

▲ 암스테르담의 홍등가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지난 7월 28일로 임기를 시작한 국립현대무용단 안애순 예술감독이 마련한 첫 무대는 '순례자' '연금술사' 등으로 유명한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가 2003년 마리아라는 한 매춘부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 '11분'을 모티브로 삼은 국내안무가 초청공연 '11분'으로, 9월 5일(목)부터 8일(일)까지 나흘간 공연되었다.

파울로 코엘료의 동명 소설 '11분'이라는 책 제목은 성관계(Sex)에 있어 옷을 벗고 입는다든지 상대방을 애무하는 등의 부가적인 시간을 모두 제외한, 가장 핵심적인 순간들의 평균 지속 시간을 의미한다. 다른 모든 것을 제외한 오로지 육체와 육체의 만남, 거기에서 비롯되고 관계되어진 인간 내면의 다양한 모습들을 마리아라고 하는 한 창녀의 모험을 통해 그리고 있다.

국립현대무용단 국내안무가 초청공연 '11'분에 출연한 허효선, 이준욱, 김보람, 최수진, 지경민에게 주어진 시간은 불과 한 달여 남짓. 매우 짧은 준비 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무대에서 만난 이들의 몸짓에서는 파울로 코엘료의 '11분'에서 다루어진 내용들을 제법 진지하고도 흥미롭게 표현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 국립현대무용단 '11분' 중 허효선 (사진제공=국립현대무용단)


K-Jazz Trio(이상민, 조윤성, 황호규)의 재즈 라이브 연주가 함께 하는 가운데 무대의 첫 시작을 연 허효선은 사춘기 마리아의 욕망과 갈증을 표현하고 있었다. 팔꿈치나 몸 이 곳 저곳을 긁는듯한 행위, 누운 상태에서 양 손을 가랑이 앞 뒤 사이로 넣어 자신의 성기 부위에서 마주하는 장면 등 아직 성숙하지 않은 마리아가 성(Sex)과 바깥 세상을 향한 모험에의 동경심, 욕망에 대한 갈급함 등을 결코 과도하지 않게, 창의적인 몸짓으로 잘 보여주었다.

▲ 국립현대무용단 '11분' 중 이준욱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두 번째 솔로 장면을 맡은 이준욱은 아래 위로 하얀 색 옷을 입고 수경을 썼다 벗으며, 물 위에서 배영과 자유형을 오가며 헤엄치는듯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존재감이 매우 옅은 마리아의 모습으로 느껴졌다. 클럽 '코파카바나'에서 일하는 수 많은 창녀들 중 단지 하나일 뿐인 신입 창녀 마리아. 원래 안무 의도인 마리아의 양면성을 느끼긴 어려웠다. 차라리 원작 소설의 백마 탄 왕자, 남자 주인공 랄프 하르트를 발레리노 또는 그와 유사한 동작으로 보여주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 국립현대무용단 '11분' 중 김보람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국립현대무용단 '11분'에서 관객들의 가장 큰 호응은 '단언컨대' 김보람의 솔로무대에 터져나왔다. 이번 무대는 마치 김보람을 위해 준비된 것인냥 느껴졌다. 김보람의 강렬한 몸짓과 인상적인 연출은 관객들의 숨을 죽이며 무대를 압도했다. 검정 선글라스에 머리 가운데를 두고서 오른쪽 반쪽은 짧게, 왼쪽 반쪽은 길게한 머리, 처음엔 바나나를 들고서 동성애적 표현을 하다가 어느 순간 강렬한 남성으로, 다시 와이셔츠 허리 부위를 넥타이로 묶어 원피스 입은 여성으로 변신하고, 마침내 입고 입던 팬티를 객석으로 던지기까지. 클럽 '코파카바나'를 드나드는 남성 고객들의 다양한 모습들, 특히 테렌스를 김보람을 통해 볼 수 있었다. 다만, 기대했던 채찍은 등장하지 않았다.

▲ 국립현대무용단 '11분' 중 최수진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네 번째 독무를 보여준 최수진은 보다 성숙해진 마리아가 자유를 찾아 떠나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컨템포러리한 의상, 한쪽만 신은 발레 토슈즈가 눈에 띄었다. 특별히 최수진의 독무 장면에서만 무대가 계단처럼, 파도가 치듯 아래 위로 움직였다. 브라질의 시골 소녀 마리아가 스위스 제네바로 와 삼바댄서를 거쳐 베른가 코파카바나 클럽의 창녀 생활에 이르기까지 겪어온 모험들을 무대의 일렁임으로 표현한 것일까? 마지막 순간, 최수진은 한쪽만 신은 토슈즈를 벗어쥐고서 무대를 떠난다. 코파카바나에서의 기억을 일깨우는 그 어떤 물건도 고향으로 가지고 가고 싶지 않은 마리아의 심정처럼.


▲ 국립현대무용단 '11분' 중 지경민 (사진제공=국립현대무용단)



국립현대무용단 11분 공연에서 김보람에 이어 두 번째로 인상적인 대목을 꼽으라면 단연코 지경민의 마지막 솔로 무대 '연필 빌리는 아이'를 꼽을 수 밖에 없다. 파울로 코엘료의 원작 소설 11분의 두 번째 페이지부터 6 페이지까지 단 한 번 등장하고마는, 존재감이 극히 미미한 이 인물은 어른이 된 마리아의 기억 속에서 움츠려들고 안으로만 기어드는, 제대로 욕망하지 못하는 못난 남성형으로 각인되어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마리아가 코파카바나에서 만나는 남자들도 사실은 모두 두려움에 휩싸여 있다. 어쩌면 마리아가 코파카바나에서 만난 수 많은 남성들 가운데에 어린 시절 마리아에게 연필을 빌리려 한 그 아이가 있을지도 모른다. 지경민은 이런 범상한 남자들의 내면을 약간은 과장스런 몸짓을 통해 아주 잘 표현해 주었다.



▲ 국립현대무용단 '11분' 중에서 단체무



문학 작품을 무대에 끌어들인 탓에 짧은 시간, 몸짓만으로는 표현이 어려운 대목은 간혹 무대 위로 간결하게 보여지는 자막을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 되었다. 원작 소설의 본문 중 일부 등을 그대로 자막에 반영함으로서 원작의 분위기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해주었다. 이 부분은 아마도 드라마투르그로 참여한 김경주가 역할은 한 것 같다.

마지막날인 8일 공연에는 좌석이 전석매진 되었다. 물론 관객들의 반응도 좋았다. 하지만 원작소설을 감명 깊게 읽은 독자들에겐 일정 부분 아쉬움이 남지 않을 수 없는 공연이었다. 전임 예술감독이 무용수 5명을 이미 선발해 놓은 상태에서 1달여 남짓 짧은 준비 기간이라는 열악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부분은 나름 분명히 있었겠지만 다음 번 부터는 좀 더 치밀한 구성이 있어야 하겠다. 개별 안무가들의 솔로 무대들이 비록 각자는 볼 만 했지만 상호 연관성이 약해보였고, 이를 엮어주는 사이극의 경우 단지 어색함을 들어주기 위해 임기응변식 처방을 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보다 많은 시간과 조율의 과정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국립현대무용단은 초대 홍승엽 예술감독에 이어 이제 안애순 2대 예술감독의 체제가 본격 시작되었다. 국립의 특성상 레퍼토리 개발과 대중성 확보라는 두가지 상반된 목표를 함께 추구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가 앞에 놓여 있는 것이다. 국가를 대표하는 현대무용 단체로서 예술성 높은 레퍼토리 개발도 중요하지만 당장 관객의 외면을 받는 무용 분야를 관객이 찾아오도록 대중성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커뮤니티 댄스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당장에는 레퍼토리 개발도 매우 시급한 형편이니 단계적으로 해보겠다고 한다. 국립현대무용단의 앞 길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지켜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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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제5회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개막식 현장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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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권택, 김기덕 감독, 개막작 주인공 김금화,조재현 집행위원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배우 안성기
등이 제5회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리셉션장 포토월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제5회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개막식이 17일 오후 파주 민통선 구역내 미군 반환기지 캠프 그리브스에서 열렸다.

배우 박상민과 김규리가 사회를 본 이날 개막식에는 임권택, 김기덕 감독, 배우 안성기, 손숙, 김정태, 이병준, 전노민, 추상록, 류현경, 홍보대사 김재원, 조윤희, 조재현 집행위원장, 엄기영 경기문화재단 대표, 조직위원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정전 60주년을 맞아 '평화, 생명, 소통'을 주제로 내건 제5회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는 개막작 박찬경 감독의 '만신'을 상영을 시작으로 10월 17일부터 23일까지 7일간 경기도 고양시 일대에서 펼쳐진다.  

▲ 제5회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레드카펫 포토월, 배우 안성기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 제5회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레드카펫 포토월.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 손숙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 제5회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레드카펫 포토월, 임권택 감독과 채령 부부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 제5회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레드카펫 포토월, 배우 전노민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 제5회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레드카펫 포토월.
홍보대사 김재원, 조윤희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 제5회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레드카펫 포토월.
개막작 만신 박찬경 감독, 배우 류현경, 인간문화재 김금화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 제5회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레드카펫 포토월, 배우 이병준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 제5회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레드카펫 포토월, 배우 김정태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 제5회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레드카펫 포토월, 배우 추상록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 제5회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레드카펫 포토월, 엄기영 경기문화재단 대표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 제5회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레드카펫 포토월, 배우 박상민, 김규리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 제5회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개막식 현장에서 플루티스트 송솔나무가
세가지 악기로 멋진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 제5회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개막식 현장에서 록그룹 부활 기타리스트 김태원이
축하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 제5회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개막식 현장에서 록그룹 부활 보컬 정동하가
축하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 제5회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개막식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개막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 제5회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개막식에서 조재현 집행위원장이
개막작 만신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 제5회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개막식에서 배우 박상민과 김규리가
사회를 보고 있다.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 제5회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개막식에서 사회를 맡은 배우 김규리의 질문에
개막작 만신 박찬경 감독이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 제5회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개막식 현장에서 김규리와 함께 사회를 맡은 박상민이
개막작 '만신'의 주역들을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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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기념 서울국제컴퓨터음악제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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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은화의 “road sound”. C Sound로 만들어진 테잎 음향이
피아노와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었다. ⓒ 한국전자음악협회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20주년기념 서울국제컴퓨터음악제 2013”가 10월 29일부터 11월 2일까지 5일간 공연중이다.

많은 예술장르 중에 현대음악, 그것도 컴퓨터와 전자기기를 사용한 전자음악, 컴퓨터음악 하면 사람들에게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사실 예술 문외한들에게는 예술이란 것 자체가 사치, 그들만을 위한 공유대상 쯤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클래식 음악이나 뮤지컬 정도도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머나먼 그들만의 것이 되기 일쑤인데, 게다가 전자음악이라는 것은 도대체 어떤 음악일까?

한국전자음악협회(회장 임영미)가 주최하는 서울국제컴퓨터음악제 2013( Seoul International Computer Music Festival 2013, 이하 SICMF 2013)는 올해로 20회를 맞았다. 매해 국내외 유수의 전자음악 컴퓨터 음악가들이 참가하는 SICMF에는 올해는 40여명 작곡가가 5일동안 테잎음악, 라이브 전자음악, 오디오-비주얼 등 다채로운 공연을 펼치게 된다.

첫날인 10월 29일에는 7개의 전자음악 작품이 일본의 “컨템퍼러리 앙상블 알파(Contemporary Ensemble Alpha)”에 의해 연주되었다. 매해 SICMF에서 느끼는 것이지만, 그리 작지 않은 자유소극장 객석에 가득찬 관객들의 집중어린 시선을 보자면, 전자음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꽤 많다는 것을 느낀다.

이날의 첫 번째 작품은 이은화의 “road sound”였다. 피아노와 테잎 전자음향이 깔끔하게 조우하는 작품이었다. 피아노 음역의 다섯구간에 배치된 엷은층의 음형을 피아노연주자가 골라가며 연주하는 가운데 C Sound로 만들어진 테잎 음향이 피아노와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었다.

두 번째는 일본작곡가 Satoshi Fukushima의 “patrinia yellow”였다. 클라리넷은 온음정도로 보이는 지속음을 계속 연주하는데 이것이 실시간 전자음향으로 피치쉬프팅(*음높이 변화), 더블링과 딜레이(*소리가 시간 지연되어 들리는 기법) 등의 기법으로 변형되고 중첩되어 배경음을 만들어낸다.

▲ 영국 작곡가 Alexander Sigman의 “VURTRUVURT”. 제목의 복잡한 상징에 비해 소리는
자동차소리의 강렬한 테잎음이 바이올린 현대기법으로 이어지며 인상적이었다. ⓒ 한국전자음악협회


클라리넷은 상당히 단조롭게 연주되지만, 이것이 컴퓨터로 잘 받아들여지고 변형되어 매우 깨끗하고 청명하고 고요한 지속음형태의 배경음을 만들어 전혀 클라리넷의 역할이 단조롭게 보이지 않았다. 특히 중간부에 여전히 단순한 클라리넷의 연주가 전자음향으로 리드미컬하게 변형되어 서로 앙상블을 이루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전반부 마지막 작품은 이돈응의 “소리(Sori)”였다. 첼로 개방현의 고유 진동수 비율인 2:3으로 곡의 전체적인 소리구조를 만들었다. 시작에 첼로의 D음이 연주되면 그것이 피치쉬프트, 딜레이에 의해 증폭되어 태고적 울림 혹은 대평원의 깊은 바람소리 같은 음향을 만든다. 두 번째 작품과 마찬가지로 첼로는 단순한 주법이지만 이것이 전자음향에서 미세하고 다채롭게 변형되어 결국 작품 후반부에는 네 대의 스피커를 이동하는 무지개 빛의 무척 다양한 음색 파노라마를 듣게 되는데, 제목이 왜 단순히 “소리”라고 붙여졌는지 이해가 된다.

후반부 첫번째 작품은 일본 작곡가 Akira Furusawa의 “Scope”였다. 플룻의 가볍고 역동적인 움직임과 작곡가가 직접 연주하는 신디사이저로 구성된 작품이다. 신디사이저에는 각종 다채로운 음향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이것이 너무 자주 변화되어 플룻과 다소 어울리지 않는 측면이 있었다. 만약 그러한 부조화가 의도된 것이라면 성공적이겠지만 듣기에 어색한 것은 사실이었다.

다섯 번째 곡인 영국 작곡가 Alexander Sigman의 “VURTRUVURT”는 VURT가 V는 Volume(음량)과 Vehicle(매개물)을, U는 Union(연합), R은 Resonance(공명)과 Recording(녹음) 등 중의적 상징으로 작품이 다소 복잡한 의도로 보였다. 이 VURT의 순환이 계속되는데 이것은 영국작가 Jeff Noon이 1993년에 쓴 동명 공상과학소설을 언급한다.

복잡한 상징에 비해 실제 소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산업화된 도시, 우주적 교감과 그 쇠퇴의 표현을 위하여 테잎에서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소리가 시동음부터 강렬하게 들린다. 바이올린은 그것을 이어받아 트레몰로, 술 타스토, 쥬테, 피치카토, 하모닉스 등의 현대주법으로 자동차소리와 공사음 등의 소리를 엷게 모방하여 표현한다. 앞부분의 산업화된 도시음향의 선명한 테잎과 후반부에 읖조리며 길게 이어지는 바이올린의 대비가 인상적이었다.

▲ 문성준의 “leggiero con moto III”. 다섯악기와 전자음향은 마치 다섯사람과 한명의 중재자가
수다를 떨듯이 동시에 말하기도 하고 번갈아 말하기도 하며 쉼없이 이어진다. ⓒ 한국전자음악협회


여섯 번째 일본작곡가 Takéshi Tsuchiya의 “Nothing that is not there and the nothing that is”는 작곡가의 열정과 집요함이 돋보이는 수작이었다. 첼로의 현대음악주법 기교를 살리면서도 전자음향의 피치 쉬프팅, 더블링, 딜레이 등의 기법으로 결과적으로는 첼로와 전자음향이 회오리같은 소리를 만든다. 시간적으로 꽤 긴 작품으로 악기는 피치카토, 트레몰로, 술 타스토, 하모닉스 등의 현대 주법으로 엷은 층을 이룬다. 앞부분 중간에 여성 목소리의 테잎음향으로 “Are you going?”과 맨 마지막에 "Now is the end"라고 소개하는 것이 마치 전자음향세계로의 여행을 안내하는 듯해서 재미있었다.

이날 마지막 곡인 문성준의 “leggiero con moto III”는 플룻, 클라리넷,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다섯악기와 전자음향의 긴밀한 앙상블이 좋았다. 제목은 "경쾌하게 활기차게"라는 뜻으로 이번 작품은 그 연작중 세번째이다. 장식미술 기법중 하나인 모자이크 기법의 아이디어로 만들었는데, 다양한 형태의 tessera(모자이크를 이루는 작은조각)를 패턴화하여 구성하거나 해체했다. 짧게 말을 내뱉는 듯한 음형재료가 크레센도 되면서 악기간 쉴새 없이 주고받는다. 여기에 전자음향이 악기간 균형을 맞추며 음색배경을 제공한다. 마치 다섯사람과 한명의 중재자가 수다를 떨듯이 동시에 말하기도 하고 번갈아 말하기도 하며 쉼없이 이어진다.

SICMF2013은 11월 2일까지 계속된다. 마지막날인 11월 2일에는 2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특별히 5개의 테잎음악을 옴니버스 식으로 구성한 “20주년 기념 공동 작품” 두 개가 준비되어 더욱 기대된다. 또한 넷째날인 11월 1일에는 CMEK(Contemporary Music Ensemble Korea) concert로, 국악기와 전자음향의 조우를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결론적으로 전자음악이라고 별다른 세계의 음악이 아니었다. 좀 더 열린마음으로 그 음향의 세계에 다가간다면 그 미묘한 음층의 움직임과 깊게 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전자음악에 관심있는 많은 이들의 참가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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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서울국제컴퓨터음악제2013 공연 둘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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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태복의 “Dot, Line” for 4ch audio-visual media는 알고리듬으로 작곡된 음악과 이미지를
작곡가가 무대위에서 제어하는 멋진 작품이었다. ⓒ 한국전자음악협회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20주년기념 ‘서울국제컴퓨터음악제 2013’의 공연이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10월 29일부터 11월 2일까지 진행중이다. 두 번째 날인 10월30일 공연은 세 개의 오디오비주얼 작품과 세 개의 테잎 작품, 두 개의 악기와 전자음향을 위한 작품으로 구성되었는데, 다른 공연날에 비해 특히 오디오비주얼 작품이 세 개나 배치되어 기대가 되었다.

첫 번째 작품인 그리스 작곡가 Papadimitriou Lefteris의 “Acid Drops” for 8ch tape은 동그랗고 몽글거리는 음향이 네 대의 스피커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더니 점차로 날카롭게 변형되는 형태였다. 필름 몽타쥬로부터 영감을 얻었다는 이 곡은 합성되거나 악기로부터 녹음된 소리 소재들을 연속적으로 몽타쥬처럼 여러 형태로 배합해 음향층을 만드는 방식이었다. 소리층이 점차 작품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날카로워지고 미세하게 변형되는 것이 제목의 “Acid(신맛)"을 표현하는 듯 느껴졌다.

두 번째는 일본 작곡가 Yousuke Fuyama의 “Experimentation For DATA-Material” for 4ch live audio-visual performance였다. 디지털 시대에 데이터는 단순히 매개체가 아니라 콘텐츠, 즉 독립적인 주체가 된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작품이었다. 장장 20여분동안 데이터의 컴퓨터 변환을 통해 오디오와 이미지가 무수히 복제되며 생산되고 있었다. 흰색바탕에 무수히 많은 검은 선들이 서로 교차해 수많은 작은 삼각형 사각형 등의 이미지를 만들면서 그 구조가 계속적으로 변화해 가는데, 동시에 소리도 그에 따라 노이즈소리, 날카로운 파형음 등이 계속적으로 변화되는데 그 영상미와 사운드의 파워가 무척 힘있고 멋있었다.
 

▲ Yousuke Fuyama의 “Experimentation For DATA-Material”. 20여분동안 데이터의 컴퓨터 변환을
통해 오디오와 이미지가 복제되는 영상미와 사운드가 멋졌다. ⓒ 한국전자음악협회

 
세 번째로 영국 작곡가 Daina Salazar의 “Capsicum Fever” for 2ch tape은 제목에서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고추를 먹을때 타는듯한 느낌을 표현했는데, 고추의 씨를 빼는 소리를 녹음하고 점차 거칠게 변형시켜 음악을 만들었다. 산발적인 잡음들과 클릭 소리들은 몽롱한 배경음 위에서 점차로 엉켜있는 리듬을 형성하는데, 고추의 매운맛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가지고 만든 음악임을 알 수 있었다.

전반부 순서 마지막은 포르투갈 작곡가 João Pedro Oliveira의 “Intersections” for cello. percussion and 6ch live electronics로 이날 공연의 유일한 라이브 일렉트로닉 작품이었다. 작곡의도에는 전자음향이 첼로와 타악기사이를 연결하는 브릿지 역할을 한다고 써있었지만, 실제로는 그 이상으로 전자음의 비중이 커서 사실상 전자음향까지 삼중주였다. 첼로의 하모닉스, 트레몰로 등의 현대주법과 비브라폰의 몽글거리는 두음 트레몰로 등이 빠르게 교차하는데, 이 사이를 전자음향은 한 악기에서 다른 악기로 역할을 넘기기 위한 음형을 만들어내며 리듬, 음색, 음정을 연결하는 재밌는 작품이었다.

후반부 첫 순서인 조태복의 “Dot, Line” for 4ch audio-visual media는 작곡가가 무대 위에서 실시간으로 음악과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멋진 작품이었다. 알고리듬 작곡형태로 미리짜여진 이미지와 소리는 연주시마다 실시간으로 생성되며 매번다른 작품을 만들어낸다. 아주 작은 점들이 점차로 연결되어 유럽의 궁궐처럼 보이는 1차원 이미지가 생성되더니 어느새 그것이 3차원으로 펼쳐진다. 동시에 소리는 노이즈, 펄스 파 등의 전자음의 변형이 계속적으로 이미지와 연동되어 만들어진다.

다음으로 독일작곡가 Gerald Eckert “Aux mains de l'espace” for 4ch tape이 이어졌다. 폴 엘뤼아르의 시에서 작품의 이해를 찾을 수 있다는 이 작품은 이날 여러 매체가 함께하는 다른 작품들과 상대적으로 대비되며 오히려 조용히 소리환경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노이즈 등이 아닌 조용한 바람소리 등의 소리가 천천히 스피커사이를 이동하고 변형되고 쉬어가는데, 전자음악을 들으면서도 이렇게 평화롭고 고요할 수 있구나를 다시 한번 되새겨볼 만했다.

▲ João Pedro Oliveira의 “Intersections” .전자음향이 첼로와 타악기사이를 연결하는
브릿지 역할을 하며 사실상 전자음향까지 삼중주의 멋진 앙상블이었다. ⓒ 한국전자음악협회


일곱 번째는 이탈리아-미국 작곡가 Julian Scordato “Vision II” for 2ch audio-visual media였다. 작품이 시작되면 20세기 중엽의 전설의 전자음악가인 슈톡하우젠의 그래픽 악보를 닮아있는 악보가 스크린에 보인다. 검정 삼각형들이 이어붙여져 구성된 형태구조의 테두리를 얇고 붉은선이 계속적으로 움직인다. 이러한 이미지가 계속 만들어지며 또한 그것이 소리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날 공연의 마지막 작품은 일본작곡가 Kotoka Suzuki의 “While Ripples Enlace” for alto recorder and 2ch tape였다. 작곡가 게오르그 필립 텔레만의 작품에서 음재료를 가져왔다는 이 작품은 알토 플룻의 지속음 끝에 이어지는 트릴, 플라터 텅잉 등의 현대주법과 테잎음향의 물소리, 구슬소리, 바람소리 등이 상당히 잘 어울렸다. 이날 다른 많은 곡이 노이즈나 클릭소리 등의 날카로운 전자음향이 대부분이었던데 반해 이 작품의 테잎음향도 여러 음향이 부드럽게 조화되며 알토플룻의 배경을 제공하여 좋았다.

11월 2일까지 계속되는 서울국제컴퓨터음악제 2013의 공연은 이제 3일이 남았다. 테잎, 라이브 전자음악, 오디오-비주얼 미디어, 무용 퍼포먼스 등 컴퓨터음악과 전자음악의 다양한 형태를 한 자리에서 5일간 볼 수 있는 공연으로는 국내에서 유일하다. 특히 4일째인 11월1일에는 현대음악과 한국전통음악의 접목을 추구하는 CMEK(Contemporary Music Ensemble Korea)의 공연이라 이들이 전자음악과 만나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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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서울국제컴퓨터음악제 2013 공연 셋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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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 James Harkins의 “Affectations/Torso”. 손 동작 인식만으로 테레민(Theremin)악기 같은
무지갯빛 소리가 아름답게 펼쳐지며 구성되고 있었다. ⓒ 한국전자음악협회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서울국제컴퓨터음악제 2013의 공연 셋째날인 10월 31일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 또 다녀왔다.

앞 이틀공연에 이어 총 5일 공연의 중반부를 달리는 이날은 네 개의 테잎 작품, 세 개의 라이브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특히 라이브퍼포먼스는 관객의 핸드폰으로 음원을 받아 가야금을 연주하는 작품, 작곡가의 손의 움직임으로 소리와 이미지를 만드는 작품 등 신기한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는 이탈리아 작곡가 Antonio Scarcia의 “BARCAROLA” for 2ch tape였다. 바르카롤라는 스페인의 뱃사공이 부르는 뱃노래인데, 이 작품은 그 양식을 비유해 작곡했다. C Sound로 만들어진 소리들은 바람소리, 파다닥거리는 소리 등 전형적인 테잎음향의 전형을 보여주지만 그 고요하면서도 추진력 있는 움직임이 깔끔 듣는 재미를 주기에 충분했다. 소리재료 합성과 리듬과 배치, 작곡진행 모두에 C Sound가 사용되었다는데 수학적 연산으로만 음악적 진행을 했으니 상당히 애를 많이 썼을 것으로 보였다.

전자음악, 컴퓨터음악이 기본적으로 수학적 연산에 기본을 둔 것이니만큼 첫 번째 작품만이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두 번째 최영준의 “AURA-TELECOM” for three 25-stringed gayageums and live video는 관객의 핸드폰을 통한 설문조사를 활용해 음원을 채택하는 방식의 재밌는 작품이었다. “보통의 음악회는 ‘핸드폰을 꺼주세요’ 라고 하지만 이번에는 반대로 켜주셔야 합니다”라며 작곡가 최영준은 무대에 나와 안내했다.

▲ 최영준의 “AURA-TELECOM” .핸드폰으로 입력된 관객들의 정보를, 미묘한 음향의 가야금 삼중주와
텍스트영상으로 보여주며 새로운 심리치유서비스형 음악을 탄생시켰다. ⓒ 한국전자음악협회


작품을 위한 웹페이지에 접속해 성별, 나이, 직업 등의 개인정보 입력 후 나열된 이미지 중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선택 후 ‘제출’ 버튼을 누르면, 웹 서버는 관객들의 성향을 종합 분석해 관객심리 분석 데이터를 악보화하고 동시에 긴 장문의 텍스트로 보여준다. 가야금 삼중주는 이 악보화 된 음악의 미니멀하고 조성을 오묘히 넘나드는 뉴에이지 스타일을 들려주었다. 스크린에는 보통의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과 일상의 작은 고민 등의 글이 일기처럼 길게 펼쳐졌는데, 이것이 가야금의 몽환적인 선율과 함께하니 마치 작은 단편영화를 한편 보는 것 같은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세 번째는 영국작곡가 Adam Stansbie의 “Escapade” for 2ch tape였다. 작곡가의 프로그램노트대로 처음에는 소리조각들이 모여 희뿌연한 큰 구성체를 이루다가 점차로 개별 소리조각들로 분리되어 들리는 형태였다. 다음으로 홍콩 작곡가 Chin Ting Chan의 “time, forward” for piano and 2ch live electronics였다. 시작부에 컴퓨터를 재부팅하는 등 셋팅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작품이 시작되자 피아노 음형 자체도 좋았고, 이것이 피드백, 딜레이, 하모나이저, 그래뉼러 합성, 소리의 공간이동 등 라이브 전자음향으로 잘 변형되어 피아노와 전자음향이 잘 어우러지고 있었다.

후반부 세 작품 중에는 손의 움직임으로 소리를 만드는 작품이 두 개 있어 대조되며 인상적이었다. 첫 번째는 미국작곡가 H. James Harkins의 “Affectations/Torso” for 2ch live performance였다. 무대 위 작곡가의 손의 움직임으로 소리의 생성과 진행이 제어되는데, 컴퓨터 위에 손이 상하 좌우로 자유롭게 움직이며 옛 시절 테레민(Theremin)악기 같은 웅웅거리는 소리가 무지갯빛으로 펼쳐지고 있었다. 악보 없이 전체 곡이 동작만으로 완결되게 잘 구성되는 점에서 작곡가가 곡 구성을 위해 프로그래밍 뿐 아니라 동작연습도 많이 했음을 알 수 있었다.
 

▲ Chin Ting Chan의 “time, forward”. 피아노와 피드백, 딜레이, 그래뉼러
합성 등의 라이브 전자음향이 잘 어우러져 좋았다. ⓒ 한국전자음악협회


이어진 독일 작곡가 Clarence Barlow의 “Songbird's Hour Octasected” for 8ch tape은 새소리를 고음의 삐삐빅 거리는 전화버튼음 같은 소리로 모방하고 있었다. 이것이 8개의 스피커를 이동하며 마치 숲속 여기저기에서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표현하는 듯했다. 작곡가는 이러한 방식으로 2011년에는 1시간길이 작품을 만들었다는데 대단한 열정이 느껴졌다.

마지막은 오디오-비주얼 작품이었다. 박시수(Si-soo Park)의 “White Spectrum(Etude for F')” for live performance인데, 국내 대학생 컴퓨터음악 경연대회인 fest-m 2013 최우수 작품으로 그는 추계예대 학생으로 대학생이 이렇게 수준높은 작품을 만들었다니 놀라웠다.

작곡가가 직접 Max/MSP로 이미지와 영상을 프로그래밍 했는데, 영상에는 커다란 패널에서 인식되는 여러 가지 손동작이 강렬한 흑백의 대조로 다채롭고 세련되게 보여지고 있었으며, 또한 웅웅거리면서 미묘하게 변화하는 사운드의 조합도 좋았다. 작곡과 학생이 직접 이러한 시스템을 고안해내고 이미지나 사운드 양면에서 잘 다듬어지고 전개되는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이 무척 멋졌으며, 후반부 첫순서 Harkins의 작품과 대비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작품들에서 다시 한번 전자음악의 세계는 무척 다양하고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전자음악은 기계를 다루므로, 연주세팅에 시간이 많이 들어 순서 전환시간이 다소 길어서 지루할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 기다림의 고충은 작품이 시작되어 좋은 음향이 들리는 순간 말끔히 사라진다. 이러한 경험을 이날 연주에서는 많이 하게 되었다. 매체의 다양성과 기술의 발전이 과연 음악적 발전에도 도움을 주는가. 그에 대한 대답은 이미 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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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서울국제컴퓨터음악제 2013 공연 넷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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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작곡가 Kevin Parks의 “Remorseful Chapter”. 한국전통음악과 시를 공부해 온 작곡가가
자신의 주특기인 노이즈와 맥놀이의 전자음향으로 자신을 잘 표현했다. ⓒ 한국전자음악협회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10월 29일부터 11월 2일까지 5일 동안 열리고 있는 20주년 기념 서울국제컴퓨터음악제 2013(Seoul International Computer Music Festival 2013, SICMF 2013)의 넷째날은 한국작곡가들의 작품으로 한국전통악기와 전자음향의 만남에 의한 콘서트였다. 연주단체 CMEK 멤버들이 연주하는 대금, 생황, 가야금, 장구, 첼로가 각 작곡가 작품별로 배치되어 서로 다른 스타일의 전자음악을 만들고 있었다.

총 일곱 작품 중에 소재를 시에서 가져온 작품이 초반부 세 작품이었다. 강중훈의 “오감도 시 제6호(The Crow’s-Eye View: Poem No. 6)”는 이상의 시 오감도 제 6호에서 소재를 가져오고 생황(연주 이향희)과 전자음향이 함께했다. 약간 코맹맹이 같은 생황의 얇고 여러음이 중첩되는 신비한 음향을 전자음향이 잘 필터링하고 변형시켜 배경음을 제공하고 있었다. 중간중간 생황주자가 시의 발췌부분을 직접 낭송하는데, 이것이 딜레이, 피치쉬프트 등에 의해 변형되고 중첩되면서 무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시의 난해한 형태와 기괴한 내용, 거기서 느껴지는 불안과 공포가 음악으로 잘 표현되었다.

두 번째 김미정의 “April”은 대금과 전자음향을 위한 작품으로 중국 당나라 시인 이태백(701~762)의 시에서 영감을 얻어 봄을 주제로 했다. 이었다. 1악장 '봄이오는 소리'는 대금(연주 김승겸)이 ppp의 아주 작은 음량과 플라터 텅잉, 운지하는 손가락 소리, 바람소리 등으로 봄에 대한 기대감과 생명이 움트는 소리를 표현한 것이 특히 재미있었다.

2악장 '봄의 절정'과 3악장 '자연의 아름다움과 임을 향한 기다림'에서는 대금이 좀 더 큰 음량과 무궁동 같은 구체적 선율선으로 변한다. 이것이 전자음향으로 딜레이, 리버브, 소리의 공간이동으로 처리되는데, 마치 바람이 부는 넓은 갈대밭의 이쪽저쪽에서 메아리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따라서, 다른 작품처럼 복잡한 컴퓨터 처리보다 오히려 간결하고 깨끗하게 작품의도를 효과적으로 살리고 있어 좋았다.

세 번째 미국 작곡가 Kevin Parks의 “Remorseful Chapter”는 테잎과 가야금을 위한 작품으로 이상의 시 '회한의 장'을 소재로 했다. 팝콘이 '틱틱'거리는 듯한 노이즈, 저음에서는 웅웅거리고 고음에서는 유리알이 어른거리는 것 같은 맥놀이 소리를 배경으로, 가야금(연주 백승희)이 농현과 함께 무척 집중적으로 점묘적인 몇 음을 낼 뿐이다. 여기에 중간부에는 시 전체를 어떠한 전자음향 처리 없이 깨끗하게 영어로 나래이션해서 음악과 대비된다. 미국출신 작곡가인 그가 지난 수년간 한국전통음악과 시를 공부해 온 과정을 자신의 주특기인 노이즈와 맥놀이의 전자음향으로 자신을 표현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김태희의 “가락노리(Garak-nori)”. 한국전통음악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리고, 전자음향은
딜레이와 리버브만으로도 악기에 더욱 색채감을 풍부하게 해주었다. ⓒ 한국전자음악협회


전반부의 마지막은 김태희의 “가락노리(Garak-nori)”였다. 앞 음악들이 악기하나와 전자음향이었고 현대음악 주법들로 구성된 데 반해, 이 작품은 대금(김정승)과 가야금(이지영), 장구(김웅식)의 세 악기와 전자음향을 위한 작품으로 그 음악도 한국전통음악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리고 있었다. 대금이 선율을 이끌어가고 장구는 고동박을 울려주며 가야금은 그 중간을 물결로 수놓는다. 전자음향은 딜레이와 리버브만으로도 악기에 더욱 색채감을 풍부하게 해주었다.

후반부의 첫 번째는 임승혁의 “verkürzt II”로 생황과 첼로, 라이브 오디오-비주얼 작품이었다. 무대 왼편에 생황(이향희)과 첼로주자(박정민)가 앉아 연주하고 이 모습이 실시간으로 무대뒤편 스크린에 보여지는데, 각 주자가 연주하여 음악이 딜레이 될 때 동시에 화면도 각 주자의 모습이 딜레이 되어 연주자가 움직이는 잔상이 화면상에 보여지게 되는 형태였다. 영상과 소리에서 모두 '딜레이'(delay: 소리나 영상이 녹음, 녹화되고 다시 재생되는 과정)가 13초 단위에서 시작해 0.1초까지 짧아진다는 아이디어로 작곡된 것인데, 이날 공연에서 유일한 오디오-비주얼 작품인데다 단순한 아이디어로 집요하게 곡을 끌어가고 있어 인상적이었다.

다음은 신성아의 “resonance”로 대금과 테잎을 위한 음악이었다. 전반부 김미정의 작품이 대금(윤지희)의 현대주법으로 이루어진 데 비해 이번 작품은 전통적인 주법 위주여서 대조를 이루었다. 첫 시작음이 대금특유의 강한 바람 섞인 꺾는 음의 크레센도로 시작하여 리버브 되고 있었고, 테잎은 여기에 청명한 공기소리 같은 공간음과 글리산도가 섞인 맑은 금속성의 음향 등으로 엷은 층의 배경을 제공하고 있었다. 중간부는 점차로 격렬해졌는데, 대금의 전통적인 느낌의 연주와 이것을 살리기 위해 깨끗한 배경역할을 하며 엷고 미묘한 움직임으로 배치된 테잎이 특징이었다.

 

▲ 임영미의 “해와 초승달(The sun and the crescent moon)”. 가야금의 각종 현대주법과
딜레이, 소리의 공간이동 등의 전자음향으로 음양의 원리를 표현하였다. ⓒ 한국전자음악협회



이날의 마지막 작품은 임영미의 “해와 초승달(The sun and the crescent moon)”로 가야금과 전자음향을 위한 작품이었다. 가야금 뒤판의 울림구멍 모양이 음과 양을 상징하는데서 착상해 하늘과 땅, 해와 초승달로 이 음양의 관계를 표현했다.

첫 부분에는 가야금(연주 이지영)의 뜯기, 느린 선율의 농현 등 일반적 주법으로 시작해 무궁동 같이 계속되는 알베르티 베이스 같은 음형과 아르페지오로 절정을 이루고, 하모닉스, 활로 현을 긋기, 손바닥과 손가락으로 현을 문지르기 등의 현대 주법으로 발전부를 이루는 구성이었다. 이것이 전자음향으로 리버브, 딜레이 되었는데, 특히 가야금 12현의 아르페지오와 함께한 딜레이와 소리의 공간이동 효과는 가야금 12현의 특징을 살리면서 엄청난 증폭과 함께 일종의 쾌감을 가져다주었다.

지난시간 많이 경계가 허물어지고 국악기와 한국전통음악에 대한 관심과 발전이 이루어졌지만, 여전히 할 일은 많다. 이날처럼 전자음향과 함께하는 음악회, 국악기 핸드폰 벨소리, 국악기 결혼식음악의 보급화, 국악미사 연중한달 의무화 등 우리전통음악이 우리생활과 자연스레 함께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다. 어렵더라도 어려워하지 말고, 더 많이 노력하고 더 많이 다가갈 때 한국전통음악이든 전자음악이든 어렵다는 이유로 장르의 경계에 갇히지 않고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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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서울국제컴퓨터음악제 2013 공연 마지막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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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태선의 “...made by washboard” for washboard and live electronics. 일상의 도구인 빨래판을
악기로 갖가지 리듬을 만들고 전자음향으로 더욱 풍성한 표현을 했다.ⓒ 한국전자음악협회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11월 2일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10월 29일부터 11월 2일까지 열리는 20주년기념 '서울국제컴퓨터음악제 2013'의 공연의 마지막 날이었다. 이 날은 여섯개의 개인별 작품과 두 개의 SICMF 20주년 기념 테잎 작품이 연주회 처음과 끝에 연주되었다.

궁금함 속에 'SICMF 20주년 기념 테잎 작품 1'이 연주되었다. 한국전자음악협회(KEAMS)회원 열명이 이전에 작곡한 작품의 사운드샘플을 제출해 '20주년 기념' 을 공통된 주제로 각각 2분씩 총 10개의 옴니버스 작품을 만들어 공연시작에 다섯 개, 마지막에 다섯 개를 들려주었다. 각자의 특징이 담긴 사운드샘플과 한 영상작가(영상 안준석)의 이미지가 만나서 더욱 색다른 모습의 오디오-비주얼 작품을 선보였다. 흰 공의 집합이 갖가지 구성체를 만들며 변형되어가는 이미지가 각각의 사운드를 더욱 돋보이게 해주었다.

임영미의 "Five Congratulations", 우재희의 "선(禪)-II", 김범기의 "Dream", 고병량의 "Happy birthday to you", 이사우의 "이 또한 지나가리라"외 에 강중훈, 이은화, 김태희, 김미정, 최영준의 음악이 영상과 함께해 20주년을 축하하는 뜻깊은 자리를 서로 한마음모아 전자음악으로 표현한 것이 좋았다.

다음으로 유태선의 “...made by washboard” for washboard and live electronics로 악기가 아니라 일상의 도구인 빨래판으로 연주하고 전자음향으로 만든것이 재미있었다. 처음엔 빨래판을 손톱으로 작게 긁더니, 점차 넓은 면적을 긁고 때리고, 두드리고 양손을 이용해 북처럼 갖가지 리듬을 만들고 이것이 전자음향으로 딜레이되고 필터링되어 리듬을 변형시키고 음향적 색채를 더한다. 마지막 부분엔 빨래판에 마치 센서가 있는 듯이 빨래판 위 허공에서 계속적으로 리듬을 만드는 손동작을 하고 전자음향은 계속되는데, 사실 센서에 의한 것은 아니고 음악적 감흥을 위한 제스처인 것으로 보였다.

이어진 일본작곡가 Keisuke Yagisawa의 “Meta-accumulation” for 2ch audio-visual media는 발자국소리와 발의 걸음걸이를 재료로 소리와 영상을 한 작품이었다. 선명한 발자국소리가 점차 전자음향으로 필터링되고, 화면을 좌우로 양분하여 발걸음의 앞모습, 뒷모습 등을 음악에 맞추어 변형하여 재밌게 처리했다.

▲ Haruka Hirayama의 “Tints of July” for guitar and 2ch live electronics. 플룻과
클래식 기타의 맑고 깨끗한 음색이 전자음향으로 처리되며 7월을 잘 표현했다. ⓒ 한국전자음악협회

전반부 마지막은 일본작곡가 Haruka Hirayama의 “Tints of July” for guitar and 2ch live electronics였다. 프로그램지에 플룻과 기타는 작곡가가 느끼는 7월을 가장 잘 표현하는 악기라고 밝힌 바, 아른거리는 햇빛, 반짝임, 덧없음, 조용한 빗소리 등을 플룻의 선율과 기타의 반주음형으로 잘 나타냈다. 플룻과 기타는 서로의 특징을 가리지 않게끔 동시에 연주하기보다는 번갈아 연주하는 형태였는데, 여기에 맑고 깨끗한 공통점을 가진 플룻과 클래식 기타 선율을 짧은 딜레이, 긴 딜레이, 하모나이저 등으로 잘 처리했다. 중간부에 이 두 악기가 stretto로 짧은 리듬을 서로 주고받으며 전자음향과도 잘 어울리는 부분 역시 인상적이었다.

후반부의 첫 번째는 일본작곡가 Yota Morimoto의 “transnd.xy” for 2.1ch live audio-visual media였다. 각종 필터링되고 처리된 노이즈음이 리듬적으로 계속되는 가운데, 검은 바탕에 흰선이 교차하며 갖가지 형상으로 변형되는 형태의 작품이었다. 이어진 프랑스-캐나다 작곡가 Francis Dhomont의 “Machin de machine 2” for 8ch tape은 통통튀는 공같은 소리가 8개의 스피커 이곳저곳을 이동하는 효과가 뚜렷하며 8개 스피커를 리듬을 표현하는 매개체로 쓴 것이 특징적이었던 작품이었다.

마지막으로 박태홍의 “Bass x sung” for bass guitar and electronics였다. 베이스기타의 계속되는 저음 E음의 각종 리듬연주와 중간부에서부터 긴장감을 높여주며 지속되는 높은 E음의 전자음향이 좋았다. 작곡가가 무대위에 올라와 직접 기타를 연주하며 컴퓨터로 기타소리를 이펙터 처리하는 과정까지 담당했는데, 첫 시작에는 기타소리가 컴퓨터에 입력이 안되자 자연스럽게 조치를 취한 후 "다시 하겠습니다"라며 멋진 음악을 들려주는 모습이 오히려 자연스러웠다.

20주년 기념 공동 작품2로 20주년기념 서울국제컴퓨터음악제 2013 의 대미를 장식했다. 전자음악은 특별한 사람들의 특이한 작품이 아니다. 이 세상에 다양성이 공존한다는 것, 내가 싫은것은 남들도 싫어해야 한다는 편협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폭넓은 마음으로 받아들일 때, 세상은 더욱 다채롭고 즐거운 곳이 될 것이다. 어쩌면 SICMF는 20년이 지나도 같은 사람들, 같은 모습으로 보일지 모른다. 사실은 그들도 그 안에서 많이 변했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세월의 흐름과 함께. 하지만, 그렇게 안 변하기도 쉽지 않다. 한 우물을 파며, 그것의 중요성을 지키는 사람들. 멋지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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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홍대 클럽 타 'EAM Concert in the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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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두진의 "Landscape on the Hongdae Street by Drum and Sonic Landscape". 홍대거리의
번화한 소음, 사람소리 등이 겹친 전자음향이 드럼연주와 교묘히 잘 어울린다.

'틀에 박힌 전자음악은 가라!'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일단 클럽하면 금요일 밤 광란의 파티를 연상하게 된다. 홍대, 이태원 등 국내에 클럽파티로 번화한 곳이 몇 지역 있지만, 그 중 단연 으뜸은 역시 홍대다. 강한 비트의 고동, 화려한 조명, 각종 언더그라운드와 인디밴드 가수들의 실력을 겨루기도 하는 이곳에 실험음악으로 알려진 '전자음악' 밴드가 무대에 섰다.

사실 생소한 분야, 일반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분야라 해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또 사실 쓰임이 많은 분야가 사운드 아트이고 또 그와 연계된 분야가 전자음악, 컴퓨터 음악이다. 컴퓨터, 전자 장비를 사용해 음악을 만들고, 사운드를 창조해 낸다.

11월 3일 저녁 7시, 홍대 라이브 클럽 '타'에서 “EAM(Electro Acoustic Music) Concert in the Club” 이 공연되었다. Sonic Art Field Club Concert Series I으로 진행된 이번 콘서트는 기존학계의 틀에 박힌 전자음악회 형식에서 돌파구를 찾고자 기획된 음악회이다.

사실, 그들 - 안두진, 조진옥, 남상봉 -이 그 '틀에 박힌' 전자음악회를 오랫동안 해왔던 이들이라 더욱 놀라웠다. 이날 이들은 곡 스타일이나 무대진행과 구성, 그리고 관객의 호응 면에서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클럽스타일에 잘 어울리면서도 더욱 실험적이고 세련된 전자음악과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 '문화의 다양성'을 홍대에서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EAM Concert를 소개하는 안두진 교수.


이번 공연의 첫 구상을 했다는 안두진(현 백석대학교 겸임교수, 전 한국전자음악협회 회장)은 "문화의 다양성을 이야기하며 지나간 자리가 아닌 현재를 ‘홍대’에서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공연취지를 밝히며 첫 곡 "Tribute to Eric Satie"를 시작했다. 그가 ‘시대 정신’을 잘 반영한 작곡가로 꼽는 ‘에릭사티’와 ‘브라이언 이노’를 한 작품안에 연결했다. 에릭 사티의 피아노곡 전곡인 47개를 8분 안에 압축해 넣고, 새로운 전자음악세계를 펼친 브라이언 이노의 음악을 그 저면에 녹여낸 작품이었다.

여러 층위의 에릭사티의 피아노곡과 그의 음악이 사용된 영화장면의 나래이션 등이 동시에 들리는데도 각각이 잘 어우러졌다. 그것이 전혀 이질감을 주지 않고 브라이언 이노를 연상케 하는 전자음악 배경과 어울렸다. 또한 그 위에 플룻의 선율이 때때로 실황으로 짧게 연주되는 것이 한편 목가적이고 우수에 찬 느낌까지 불어넣어 주었다.

작곡가들은 작품 시작 전에 작품을 소개하고, 작품 후에 관객의 질문을 받기도 하며 관객과 하나된 무대를 만들었다. 조진옥(서울대 작곡과, 일리노이음대 박사, 중앙대 강사)은 특유의 입담을 과시하며 또한 자신의 작품에서도 집중력을 발휘했다. 어려운 현대음악 테크닉의 플룻 연주도 수준급이었는데, 그의 작품 "Deep Breathing for Flute and Live-processing"은 플룻 연주에서 뽑아낸 숨소리가 컴퓨터로 실시간 처리되며 신나는 비트와 함께 미디 컨트롤러로 처리되는 작품이었다. 직접 악기연주에 컴퓨터 조작까지 쉽지 않을 텐데도 어렵지 않게 여유를 보이며 작품을 잘 만들어냈다.

▲ 조진옥의 "Deep Breathing for Flute and Live-processing". 플룻연주에 미디컨트롤러
조작까지 동시에 하며 컴퓨터 처리된 플룻의 숨소리가 신나는 비트와 잘 어울리는 곡이었다.


남상봉(서울대 작곡과, 신시내티음대 박사, SNUCAT 연구원)의 “Awaken 2"는 염불 드리는 소리를 음소재로 했다. 이 작품은 미국의 2011년 SEAMUS(Society for Electro-Acoustic Music in the United States)에서 그의 ”Awaken"이 2등상을 수상한 후 다음년도 작품으로 위촉받아 만든 작품으로 나무장작이 활활 타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듯한 영상(영상 채희석)을 배경으로 강렬한 대고의 고동이 계속되었다. 보통의 복잡한 변조과정을 거치거나 많은 덧입힘이 있는 전자음향과 다르게, 선명한 대고의 울림과 후반부로 갈수록 점차 틱틱거리는 노이즈로 변모하여 실제악기와 전자음이 한 작품안에 시간적으로 대비되며 좋았다.

안두진의 "Landscape on the Hongdae Street by Drum and Sonic Landscape"는 홍대거리의 번화한 소음, 사람소리 등이 여러 층위로 겹쳐 들린다. 이어서 드럼이 화려한 솔로 연주를 한다. 이 둘이 점차 간격을 좁히며 이내 그 여러 층위의 홍대앞 거리의 왁자지껄한 소리를 배경으로 드럼이 조심스레 자신의 소리를 얹어간다. 안 어울릴 듯 어울릴 듯, 조금 견주더니 속도가 붙었다. 마치 홍대거리 한복판에 있으면 이렇게 드럼을 연주하리라.

드럼연주를 한 김현종은 무대가 끝나고 “공연 2주전인데도 테잎이 안와 공연을 안 하는 줄 알았다(웃음). 막판에 테잎을 받아 이 소리를 듣고는 난감했지만 할수록 새로운 음향이 나왔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공연전반부에 한 관객의 “과연 전자 컨트롤러에 의한 실시간 퍼포먼스가 작곡일 수 있는가. 만약 나무 조각 한 덩어리가 있다면 그것으로 무엇이라도 실제로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질문에 “작곡가가 새로운 조각칼을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그 조각칼로 조각을 아주 잘하진 못하더라도 조각칼을 만든 것 자체도 아주 새로운 예술이랄 수 있다”라고 답해주어 이날의 콘서트가 오히려 일반 공연장에서보다 더욱 심도 있고 철학적인 접근까지 자연스레 다가갈 수 있는 자리임을 느낄 수 있었다.

▲ 남상봉의 “mPoi”. 쥐불놀이를 악기화하여 원운동마다 변하는 미묘한 윙~윙~소리가 인상적이다.


이어진 조진옥의 “CoCo-Can for Audio and Visual”은 음료수 깡통 소리를 소재로 한 오디오-비주얼 작품(영상 조영미)이었다. 이날 공연의 마지막은 남상봉의 “mPoi”였다. 민속놀이의 하나인 쥐불놀이를 악기화하여 전자음악으로 만든 것이 기발했다. 작곡가 남상봉은 때론 눈을 감고 음미하며 쥐불을 천천히 돌리다가 점차 세게 돌리며 그 안에서 여러층으로 미묘하게 윙~윙~거리는 전자음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영상은 채희석과 이날 처음 맞추었다는데, 횃불같이 밝게 원형으로 빛나는 형태가 쥐불놀이 악기의 원운동과 그 소리의 다양성을 표현하기에 충분했다.

좁은 좌석과 엄숙한 분위기의 공연장을 벗어나 자연스런 만남과 술, 음악이 함께하는 편안한 분위기의 공연에 무언가 즐거웠고 오히려 배우는 점이 많았던 공연. 그래도 가방끈 긴 사람들이 하는 음악회라 별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면 오산이었다. 어떤 이에게는 영감도 주었으며, 어떤 이에게는 휴식이 되었다. 수준 높으면서도 격식을 허문 자리, 관객과의 활발한 소통, 제도권에서는 말할 수 없었던 것을 말로든 음악으로든 풀어내는 자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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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저프루아와 CREAMA, "Jean Geoffroy plays Attacca"공연 백암아트홀 11월 13일 저녁 8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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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장 저프루아(Jean Geoffroy)와 크리마(CREAMA)가 11월 13일 저녁 8시, 백암아트홀에서 "Jean Geoffroy plays Attacca"공연을 개최한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타악기 연주자 장 저프루아(Jean Geoffroy)와 한국 현대전자음악분야에서 활발히 활동중인 전자음악연구소 크리마(CREAMA)가 기획한 이번 공연은, 장 저프루아의 주요 레퍼토리인 전자음향과 타악기가 함께하는 라이브 일렉트로닉(live-electronics) 작품들로 구성된다.

공연의 연주곡목은 브루노 만토바니의 “Le Grand Jeu"(연주 Jean Geoffroy), 야스오 스에요시의 "Mirage"(연주 김은혜), 임종우의 "Moving Color"(연주 Jean Geoffroy, 김은혜), 이보 말렉의 "Attacca"(연주 Jean Geoffroy).

특히 한국 초연되는 프랑스 작곡가 이보 말렉의 "Attacca"는 56개의 현대적인 타악기와 전자음향이 등장하고, 연주자의 화려한 테크닉이 요구되어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연주가 되고 있다. 이날 공연에서 다양한 현대전자음악 작품들을 통해 현대음악에 대한 폭을 넓히고 다양한 음악 스펙트럼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장 저프루아는 지난 10월 31일 저녁 8시, 금호아트홀 공연에서 국내팬들의 폭발적 인기를 얻으며 앵콜곡을 두곡이나 연주했다. 일반 대중에게 여전히 생소한 분야인 타악기 음악만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으로 곡마다 조명을 바꾸고, 곡과 곡 사이 박수를 치지 않을 것을 관객에게 요구하는 등 까다로운 모습이었는데도 그의 카리스마와 멋진 타악기 음악에 관객들은 매료됐다. 특히 "Silence must be!"는 악기없이 그의 제스처만으로 들리는 타악기의 울림에 관객들은 푹 빠져드는 모습이었다.

한편, CREAMA(Center for Research in Electro-Acoustic Music and Audio)는 전자음악, 컴퓨터음악의 교육과 연구, 새로운 미디어를 통한 창작음악 개발과 활성화를 위해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매년 하계 컴퓨터음악 공개강좌, 전자음악 관련 기관인 Cycling‘74, Groupe ÉNÉE나 IRCAM, GRAME 등 해외 연구소나 대학 스튜디오, 작곡가를 초청해 그들의 연구동향과 작품세미나를 진행한다. 또한 Ensemble TIMF, Moitie, Quatuor Diotima, Shadow Play 등 국내외 유수단체와의 작품초연과 전자음악 작품을 소개하고 타 예술분야와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예술 방법과 창작을 모색한다.

이번 공연은 CREAMA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프랑스문화원, 프랑스대사관, 엠스퀘어, 해피바이러스오케스트라가 후원한다. 입장권 전석 2만원. 공연문의 및 예매 CREAMA 02-2220-1709 http://www.creamamusic.blogspot.kr/, 인터파크 1544-1555, 백암아트홀 02-559-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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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연극 '단테의 신곡', 지금 현재가 바로 '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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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단테의 신곡'의 지현준(단테 역)과 정동환(베르길리우스 역).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연극을 보고나서 그 원작을 읽고 싶게 만든 연극이라면 정말로 성공한 연극 아니겠는가.

11월 2일부터 9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 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 연극 ‘단테의 신곡‘은 이탈리아 작가 단테 알리기에리((1265~1321)의 100편이나 되는 시 ‘신곡’의 방대한 양을 연극, 창, 무용, 오페라, 영상 등이 결합된 130분짜리 총체극으로 압축해 보여주며 감탄과 감동을 안겨주었다.

2013-2014 국립레퍼토리시즌 세 번째 작품인 이번 무대는 국립극장이 국내 처음으로 단테의 ‘신곡’을 무대화한 만큼 연출가 한태숙(63)과 작가 고연옥(42)은 원전의 내용에 대한 충실성과 보편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지난해 1월에 사전제작에 착수해 8차례에 걸친 대본수정, 원작에 대한 진지한 연구와 토론, 남산 국립극장에서 3개월간 자정무렵까지 ‘지옥 같은’ 연습과정 등 연출, 작가, 배우, 각 스텝 등이 각고의 노력으로 무대가 이루어졌다.

11월 2일 첫 무대는 전석매진 되어 관객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었다. 삶에 대해 찾아 헤매는 '단테'가 숲속에서 마주친 시인 '베르길리우스'의 안내로 연인 '베아트리체'를 찾기 위한 여정에 오른다. 지옥과 연옥, 천국을 각각 1주간 순례하는 내용을 전체 공연시간 2시간 10분 중 지옥이 1시간 20분, 연옥과 천국이 50분으로 지옥에 비중이 더 높게 그려졌다.

무대가 시작되면 주인공 단테가 승냥이떼의 가운데 둘러싸여 “우리네 인생길 반 고비에 올바른 길을 잃고서, 나는 어두운 숲 속에 있었다”라며 ‘신곡’의 시 첫 구절을 외친다. 승냥이의 짐승 같은 동작들을 배우들이 근육의 움직임까지도 잘 표현하고 있었으며, 지옥불의 한가운데 있는 것 같은 무시무시한 느낌에 압도된다.

국립창극단과 함께하니 서양의 고전을 우리 것과 잘 섞어서 더욱 품격을 나타냈다. 현대음악과 한국의 창(작곡 및 음악감독 홍정욱)이 만나 지옥의 고통스럽고 무서운 느낌을 잘 뽑아낼 수 있었다. 지옥의 판관 ‘미노스’(김금미, 국립창극단 단원)와 뱃사공 ‘카론’(이시웅, 국립창극단 단원)이 부르는 창은 뼛속까지 엄습해오는 고통과 헤어날 길 없는 지옥의 먼 여정을 표현하기에 적합했다.

단테 역의 지현준이 지옥, 연옥, 천국에 따라 깨달음을 얻으면서 목소리 발성이 바뀌는 데 반해 안내자 베르길리우스 역의 정동환은 항상 고요하고 낭랑하고 중립적인 것이 인상적이다. 단테는 지옥의 마지막 즈음에는 고통이 최대에 달한 것을 특히 찢어져가는 굵은 목소리로 표현한다.

2막 연옥의 거대한 경사를 표현한 언덕은 그것을 오르면서 고통 받는 이들의 제각각의 삶들을 이야기한다. 원로배우 박정자는 이 작품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연출에게 먼저 “창녀같은 역할”없냐며 프로포즈해서 프란체스카 역을 맡았다. 짧은 출연인데도 역시 대배우의 카리스마로 남편의 동생과 애욕에 휩싸였던 죄를 씻고자 하는 역할을 잘 표현했다.
 

▲ 3막 '천국'. 45도 경사 계단에서 단테(지현준)는 베아트리체(정은혜)를 만난 기쁨을 표현한다.


3막 천국에서는 마침내 베아트리체를 만나 단테와 두 사람이 다양한 각도로 몸을 비틀며 지옥과 연옥을 지나 비로소 만난 기쁨을 표현한다. 원작에서는 베아트리체가 천국에서만 등장하는데, 이 연극에서는 지옥과 연옥에서도 계속적으로 등장해 단테의 운명을 이끄는 연인으로서 표현되며 비중이 높다.

또한 원작은 지옥과 연옥, 천국의 분량이 똑같은데 이번 연극은 천국은 아주 짧고 그 다음이 연옥, 지옥이 가장 비중이 높았다. 원작의 ‘천국’편에 있는 종교적 색채를 덜어냈으며, 우리 현실 삶의 고통이 지옥의 한가운데와 비슷하다는 의미로 각색한 것인데, 그것이 적합했다. 사실 천국을 극으로 길게 표현하기도 어려울 것이고 재미도 덜할 것이다. 지옥과 연옥의 고통, 두려움의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이 연극적으로 오히려 수월하고 메시지 전달 부분이기 때문이다.

2시간여의 공연 후 작품의 번역을 한 박상진(부산외대 교수)의 사회로 두 주인공 지현준, 정은혜와 함께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되었다. 늦은 밤인데도 자리에 남아 각종 구체적인 질문을 하는 모습에서 국내 첫 공연되는 ‘단테의 신곡’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박상진은 “‘단테의 신곡’ 번역은 그야말로 뼈를 깎는 고통의 시간이었다. 몇 번이나 그만두고 싶었지만 단테의 순례를 함께 가자는 마음으로 끝냈다. 단테와 베아트리체를 바로 내 옆 배우들의 모습으로 보게 되니 너무 반갑다. 요새 ”그래비티(Gravity)“ 영화가 인기더라. 인간의 운명이 중력에 속박되는 것인데, 단테의 대단한 점은 그 중력을 거슬러 결국 천국으로 간 것이다”고 작품에 대한 벅찬 소감을 밝혔다.

지현준은 “단테는 천국의 소리를 보고 들을 수 있는 ‘눈과 귀’를 얻었으면서도 결국 현세로 돌아간다. 마찬가지로 나도 현실에서 어머니가 차려주시는 밥이라도 감사히 먹고, 주변 사람들에게 더 잘 하려고 하는 것, 이게 ’구원‘이 아닌가 한다“며 작품을 돌아보았다. 정은혜(국립창극단 단원)는 “멀리 여신이 아니라 보통사람들이 연인을 어루만지듯, 단테를 어루만져주고자 하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옆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 그것이 구원일 것이다”고 답했다.

고전은 그 지혜와 깊이로 시공을 초월해 적용되고 이해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작품은 자꾸만 연극, 영화, 뮤지컬 등 여러 형태로 거듭 사람들에게 보여지고 읽혀진다. 어려운 작품에 담긴 의미를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게 해준 것, 그 위대함으로 안내해 준 것만 해도 고마운데, 내용도 잘 꾸며진 연극이었다. 작품에 붙여진 ‘국가 브랜드’나 ‘총체극’이라는 수식이 불편하다면 그것은 생각하지 말자. 중요한 건 그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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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장 저프루아-크리마, "Jean Geoffroy plays Attacca"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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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악기와 전자음향, 이미지가 어우러져 음향의 또하나의 영역을 소개해준 장 저프루아-크리마 공연. ⓒ 크리마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11월 13일 저녁 8시, 백암아트홀에서 장 저프루아(Jean Geoffroy)와 크리마(CREAMA)가"Jean Geoffroy plays Attacca"공연을 열었다.

프랑스의 세계적 타악주자 장 저프루아와 한국 현대전자음악분야의 선두주자인 전자음악연구소 크리마의 기획으로 열린 이번 공연에서는, 일반에게 생소한 타악기음악을 네 작품 들을 있었으며 그것도 전자음향과 함께하는 타악기 작품들이어서 더욱 주목되었다.

공연장 무대에는 각종 타악기가 무대가득 들어차 있었다. 마림바, 콩가, 드럼 셋트, 카우벨, 차임, 심벌즈 등등 클래식음악에 쓰이는 각종 타악기라 무대 한가운데를 가득 채우고 있는 모습이 이채로웠다.

무엇이 벌어질까, 이곳에서. 최근 5-6년간 국내 클래식 분야에서는 그간 건반악기나 현악기, 목관악기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던 타악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각종 음악학회에서도 “타악기의 밤”이라든지, 새로운 타악기 레퍼토리를 발굴하는 음악 경연대회를 여는 방법으로 타악기에 관심을 두고 있어, 요사이는 예전보다는 타악기 종류나 주법, 그 음향에 있어 많이 친숙해졌다.

하지만, 정통 클래식 음악에서 그 레퍼토리 비율을 볼 때 타악기는 현저히 그 곡수가 부족하다. 계속적인 타악기 작품 창작과 관심, 그 음향으로의 탐험이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이날 공연은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는 음악회가 되었다.

작품의 연주에 앞선 관계자의 공연 소개에서 박수를 치지 않을 것을 안내했다. 과연 어떤 특이한 사람이길래 관객들이 작품 끝나고 박수 치는 것도 하지 말란 것인가. 조명이 꺼지고 무대 오른편구석에서 작은 핀 조명을 받은 채 어느새 주인공 장 저프루아가 콩가를 두드리고 있다. 이렇게 시작된 브루노 만토바니의 “Le Grand Jeu"는 여행을 떠나듯 타악기의 리듬 속에 시작했다. 

▲ 장 저프루아의 허리를 약간 구부린 채 오로지 타악기들과 그 리듬에만 집중하는 모습이 경이로웠다. ⓒ 크리마


이 작품은 저프루아를 위해 작곡을 시작했으며 만토바니의 타악기 연작인 “유희적 모음곡”의 세 번째 작품이다. 손으로 두드리는 콩가의 가볍고 때론 강렬한 리듬의 향연에 전자음향은 그에 걸맞는 배경을 제공한다. 비단결같이 때론 칼날로 내리치듯, 신비로운 구슬같고 때론 금속 서리가 내리고 금속 회오리가 휘몰아치는 것 같은 음향이 공간을 휘감는다.

전자음향이야 어찌됐든 저프루아는 오로지 자신의 손바닥과 콩가사이의 접점에만 집중한다. 아니, 그런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모든 감각으로 이 공간에서 음향이 어떻게 흐르는지 알고 관장한다. 타악기를 위해 전자음향이 배경역할을 하며 봉사를 한다든가, 아니면 너무 두드러지게 시끄러운 소리를 낸다든가 하지 않는다. 전자음향도 타악기의 리듬만큼 복잡하고 다채롭게 제 할 말을 다하지만, 타악기와 전자음향 둘 다 시끄럽게 얘기를 할 때조차 이 둘이 각각 잘 들리면서 잘 섞이는 것이 신기하다.

정말로 박수 없이 앞 작품이 끝난 직후 5초도 안 되어 저프루아를 비춘 조명은 꺼지고 무대 왼쪽에 조명이 들어오며, 다음 작품 야스오 스에요시의 "Mirage"가 연주되었다. 마림바로 연주되는 이 곡은 마림바의 리듬선율이 특색 있었다.

작품은 연주자가 직접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본다는 뜻으로 프랑스어 ’Mirer'에서 가지고 왔는데, 작곡을 하는 동안 배음을 듣기 위해 인디언 스타링 벨 한쌍을 책상 위에 두고 작곡했다고 한다. 마림바의 청명한 음색과 그 구슬이 흘러가듯이 빠르게 계속적으로 움직이는 리듬이 작품의 제목이 의도하듯 연주자가 자신의 반영으로 거울을 들여다보는 듯, 리듬의 흐름이나 강도를 잘 조절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작품이었다.

바로 이어서 장 저프루아가 걸어나오며 김은혜의 맞은편, 첫 번째 작품을 연주했던 무대 오른편에 섰다. 이 두 연주자가 연주한 임종우의 "Moving Color"는 타악기와 전자음향의 색채적 대비와 그 연결성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었다. 가죽악기로 이루어진 타악기 그룹과 가죽이 아닌 타악기 그룹, 이 두 그룹을 두 연주자가 연주한다. 작곡가의 의도대로 가죽악기를 연주하는데 금속성의 음향이 흘러나오고, 금속성의 음정이 없는 악기를 연주하는데 음정이 들린다.

전자음향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타악기에 부여하며 작곡가가 고심한 부분이 효과를 발휘하는 순간이었다. 전자음향으로 딜레이나 리버브, 노이즈 등의 흔한 기법을 쓰는 것에 비해, 이번 작품에서는 작곡가가 다양한 악기를 포함하는 타악기군의 특성과 그 악기별 색채를 고려한 점이 돋보였다. 거기에 박진감 넘치는 악기 리듬과 그것을 실시간 변조하는 전자음향, 또는 악기역할에 배경을 제공하는 테잎 음향도 색채적으로 좋았다. 두 타악기군의 대항하는 힘이 느껴졌으며, 할 말이 많은 작곡가의 특성 또한 그 충실한 리듬들에서 엿보였다.

후반부는 이날의 대미를 장식한 이보 말렉의 "Attacca"였다. 무대가득 들어찬 타악기는 마치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실험실을 연상시키는 듯, 장 저프루아는 그 속에서 각종 타악기를 해부하며 쉼 없이 리듬을 만들어 냈다. ‘쉼 없이’, 제목의 ‘Attacca'는 음악의 진행 중에 속도가 변화되는 부분이나 악장과 악장 사이를 중단 없이 연주할 때 사용하는 음악용어다.

▲ 공연 제목 Attacca의 뜻 그대로 작품 사이 박수를 치지 않고,
음향의 세계에 집중을 요구하는 공연이었다. ⓒ 크리마

총 56개의 타악기가 연주자를 가운데 두고 에워싸고 있는데, 이 악기들을 26분의 작품시간동안 이리저리 오가며 연주한다. 뒤쪽 악기의 연주를 위해 그가 뒤돌아서 연주할 때는 독주 연주자의 뒷모습을 볼 수도 있다는 것이 새삼 신기했다. 장 저프루아는 마치 그의 몸 전체가 허리를 축으로 하나의 관절인 것처럼, 허리에서부터 올라온 에너지가 손, 손바닥을 통해각 타악기들에서 최고의 것을 뽑아내고 있었다. 허리를 약간 구부린 채 오로지 악기들과 그 리듬에만 집중하는 모습이 경이로웠다.

악기 사이를 이동하며 각 에피소드를 연주할 때, 어떠한 중단 없이 연주하며 계속적인 음악의 진행을 기대하게 만든다. 강렬한 전자음향과 함께 점차 절정으로 치달았을 때 등장하는 차임벨의 순수한 음향은 침묵이 주는 ‘카타르시스’ 그 이상의 것이었다. 이후 모든 악기가 한꺼번에 빠르게 연주되며 지금까지 쉼없이 달려온 리듬질주를 총망라한다. 공연 제목이 후반부 작품의 제목이면서 동시에 “장 저프루아가 ‘중단 없이(Attacca)' 연주한다”여서, 이 날 연주회 전체적으로 작품간 박수 없이 이어서 연주를 한 의도가 이해되었으며, 저프루아가 의도한 ‘소리에의 집중’, 소리의 흐름을 기대하는 것에 대한 요구를 알 수 있었다.

이것이 슈톡하우젠의 “Kontakte"이후 중요한 타악기와 테잎을 위한 음악으로 평가되는 지점이다. 타악기의 갖가지 음향과 리듬을 다 뽑아내고 있었고, 전자음향 역시 그것을 잘 맞추어주고 있었다. 또한 이날 전체적으로 네 작품 내내 무대 배경에 삼각형, 사각형, 원의 추상적 도형이 천천히 움직이는 이미지(영상 이정윤)로 각 작품별 타악기와 전자음향의 음색변화를 더욱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게 도와주어 효과적이었다.

이날 연주회의 한 가지 아쉬움을 굳이 꼽는다면, 희귀 레퍼토리에 좋은 연주, 집중력 있는 무대 구성 등 좋은 연주회인데도 불구하고, 연주무대와 청중의 소통은 그 기대보다는 적었다는 것이다. 스타급 클래식 연주자의 연주회에서 볼 수 있는 뜨거운 관중의 호응과 앵콜 요청을 기대했다면 무리였을까. 몇 주전 그가 연주했던 국내 다른 무대에서 뜨거운 관중 반응과 두 차례의 앵콜과 비교해볼 때, 이날은 점잖게 두차례의 커튼콜로만 끝나 다소 아쉬웠다.

이렇게 볼 때, 연구소 크리마가 앞으로 해야할 일은 자명하다. 더욱더 세계적인 연주가들과 작곡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그 열기를 뜨겁게 달구는 것, 우리들의 음악회인지 음학회인지 모를, 밖에서 볼 땐 그들만의 음악이라 할지라도, 우리가 소유하여 풍요로워진 감정을 그들과 함께하고 싶은 그 마음, 내 친구를 다른 친구에게 소개하고픈 그 마음을 일관되게 전달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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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필리어와 거트루드는 어떻게 죽었을까? - 명동예술극장 정보석의 햄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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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리어왕, 멕베드, 오셀로와 함께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로 가장 유명한 햄릿, 모든 남자 연극 배우에게는 꿈의 배역이기도 한 햄릿이 이번에는 정보석 주연으로 12월 4일부터 명동예술극장(극장장 구자흥)에서 공연된다.

극단 이안 대표 오경택 연출의 이번 햄릿은 과연 기존 수많은 다른 햄릿 공연들과는 과연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18일 오전 명동예술극장 햄릿 기자간담회에서 오경택 연출은 "원작에 충실하되, 최대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자. 최대한 인간을 살리자"에 중점을 두었다며, 오로지 햄릿에만 촛점이 맞춰진 기존 공연에 비해 자신은 주변 인물들의 숨겨진 모습들과 관계들 드러내는데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오필리어와 거트루드의 죽음에 대한 재해석을 예로 들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보다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오필리어가 단지 실의에 빠져 미쳐서 물에 빠져 자살해 죽은 것으로만 볼 수는 없으며 그 이상의 필연적 죽음의 이유가 있음을 암시했다. 거트루드 역시 마찬가지. 단지 우연히 스스로 독배를 들게 되었다는 해석은 너무 무책임하지 않느냐고도 했다.

따라서 이번 햄릿은 햄릿을 둘러싼 두 여인, 즉 어머니 거트루드와 연인 오필리어의 심리 상태에 대해 좀더 섬세하고도 오경택 연출 나름의 색다른 해석을 보여줄 것이라는 점이 주요 차별화 포인트라고 보여진다.

이번 명동예술극장 햄릿이 특별히 기대되는 부분은 주연 정보석 햄릿 뿐만 아니라 폴로니어스 역 김학철, 클로디어스 역 남명렬, 거트루드 역 서주희, 레어티즈 역 박완규 등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다.

특히 김학철 배우는 14년만의 연극 무대 복귀라 그 의미가 깊다. 김학철 배우는 이미 99년 부산에서 햄릿을 공연하고 일본에서도 순회공연을 했었는데 당시 그는 클로디어스 역을 맡아 일본어로 공연을 했었는데 이번에 다시 14년만에 같은 햄릿에서 모국어로 폴로니어스를 맡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오필리어 역을 맡은 전경수 배우는 이번이 두번째 오필리어 역이지만 과연 내가 
예전에 오필리어를 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이번 오경택 연출의 오필리어 해석이 새롭고, 특히 정보석 배우의 상대역을 맡아 영광이라고 했다. 관록 있는 쟁쟁한 선배 배우들 틈바구니 속에서 신선한 마스크의 전경수 배우가 새로운 해석으로 내놓는 오필리어 역시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오경택 연출 정보석 주연 연극 햄릿은 오는 12월 4일(수)부터 29일(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특히 12월 7일(토)  공연 종료 후 객석 1층에서는 오경택 연출과 정보석 배우 등이 관객들과 함께 참여하는 '예술가와의 대화' 시간이 예정되어 있으며 12월 9일(월) 7시에는 명동예술극장 책임PD 정명주가 진행하는 "책임PD가 들려주는 '햄릿 이야기"' 시간이, 12월 10일(화) 7시 30분에는 원주대학교 영문과 교수 이혜경이 진행하는 '영화로 엿보는 연극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은 죽었다”' 강좌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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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솔 오페라단-루치아노 파바로티 시립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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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오페라단 `나부코'. 이탈리아 모데나 루치아노 파바로티 시립극장을
초청해 이탈리아 정통 오페라 스타일을 보여주었다.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솔 오페라단(단장 이소영)이 베르디(1813~1901)탄생 200주년을 맞아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공연했다.

오페라 <나부코>는 구약성서의 바빌론과 히브리인의 이야기에 바탕을 두고있다. <나부코>는 당시 오스트리아의 통치 아래 음울했던 이탈리아인에 희망을 안겨주었으며, 또한 두 번째 오페라의 실패와 아내 그리고 두 아이의 죽음으로 참담했던 베르디에게도 인생의 성공을 가져다주었다.

<나부코>는 국내에서 자주 공연되기 힘든 대규모 오페라. 솔 오페라단은 이탈리아 모데나 루치아노 파바로티 시립극장을 초청해 2011년 <나비부인> 연출에 이어 두 번째 내한인 쟌도메니코 바카리 연출로 이태리 정통 오페라를 선보이는 의도를 보였다. 세 번째 내한인 세계적인 바리톤 파올로 코니가 나부코 역을, 딸 아비가일레 역은 소프라노 에바 골레미, 안젤라 니콜리가 맡아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나부코>는 생각보다 덜 웅장한 무대에 짜릿한 전율을 줄 만큼 충만스러운 열창이나 연기는 아니었다. 일반적인 톤의 편안한 노래와 연기라고나 할까. 이탈리아의 여느 극장에서 저녁에 들을 수 있는 '지방색'이 묻어나는 익숙하고 부담 없는 분위기, 적당한 연출과 음악, 연기. 외국 초청이라고 무언가를 크게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했을 것이다.

▲ 1막. 히브리 왕의 조카인 이즈마엘레(레오나르도 그라메냐)가 바빌로니아 공주
페네나(미켈라 나델라 분)를 구해줄 궁리를 하고 있다.

그렇다고 <나부코>가 엉성한 무대였다는 의미가 결코 아니다. 요사이 모던한 오페라 무대들을 보다가 정통 이탈리아식의 군더더기 없는 무대 미술이 어색했을 수도 있다. 1막 '솔로몬 성전'에선 이 오페라의 내용을 미리 아는 것이 아니라면, 대사와 노래만으로 복잡하고 빠른 인물소개와 바빌론과 히브리인들 사이의 종교적, 정치적 갈등 상황을 파악하기에는 힘들다.

합창 오페라로 잘 알려진 오페라인 만큼 주요 독창들을 시각적으로나 청각적으로 받쳐주는 합창은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1막에서의 합창은 너무 무덤덤하게 서 있는 그 모습과 합창에서 김이 빠진다. 솔로몬 왕의 권력과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특히 남성 합창이 중요한데, 여성 합창은 무난했어도 남성 합창은 일치되지 않은 음정과 약한 파워 면에서 다소 아쉬웠다.

2막 '바빌로니아 왕궁'에서는 1막보다 성악가들의 연기나 합창도 좋아졌으며, 음악이나 스토리 측면에서 이해와 집중이 쉬웠다. 또한 무대배경도 1막에선 기대보다 웅장함이 덜 느껴지고 평면적인 단순하단 느낌이었는데, 2막에선 정통 이탈리아풍의 원근법이 살아나면서 배경 그림이 마치 입체적인 실제인 것 같은 오묘함을 느낄 수 있었다.

▲ 17일 공연 4막. 아비가일레(안젤라 니콜리)가 죄를 뉘우치고 동생 페네나에게 화해를 청하는 장면.

3일 공연의 마지막날인 17일 공연 2막에서 아비가일레 역의 안젤라 니콜리의 독창에 모두들 브라보를 외쳤다. 그녀는 동작이나 시선처리, 고음역까지 편안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처리했다. 중후한 저음의 대제사장 자카리아 역의 바리톤 크리스티안 파라벨리에게도 브라보는 돌아갔다.

2막 마지막에 나부코가 자신은 '왕이 아니라 유일신'이라면서 모두에게 자신을 숭배하라고 하자 벼락이 내리쳐 나부코를 쓰러뜨리는 장면은 극중인데도 정말로 신이 벌을 내리는 것 같은 느낌을 주며 몰입감을 준다. 바리톤 파올로 코니는 자신만을 알고 살다가 결국 종교를 받아들이는 솔로몬 왕 나부코 역을 그 중후한 목소리와 연기로 표현해 만족감을 주었다.

3막 바빌론의 공중 정원은 솔로몬 왕의 왕관을 스스로 집어 쓴 아비가일레가 왕좌에 앉아 시작한다. 호화찬란한 금색 왕좌에 휘황찬란하게 번쩍이는 왕관을 쓴 그녀의 모습이 위엄있어 보인다. 시각적인 만족이 느껴져서일까. 1막에선 부족하게 느껴졌던 합창도 좋았다.

3막 2장 시작은 드디어 우리에게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으로 잘 알려진 '날아가라, 내 마음이여, 금빛 날개를 타고(Va, pensiero, sull'ali dorate)' 합창이다. 조국의 해방을 간절히 바라는 히브리인들의 마음을 나타내는 부분인데, 장엄함을 기대했으나 다소 경쾌한 편이었다. 미뉴에트처럼 힘보다는 부드러움을 강조한 것이 인상적이다.

4막 바빌론 왕궁의 방은 붉은 조명에 뒷배경 그림이 감옥을 원형의 원근법으로 표현하고, 그 앞에 장막이 길게 드리워져 있는데, 조명과 색채의 미학이 좋았다. 오페라 <나부코>의 특징은 합창도 많지만, 1막 이후 4막까지 진행될수록 각 인물들의 솔로가 많아진다. 나부코, 아비가일레, 페네나의 솔로 등이 극 후반부로 치닫는 사건의 진행을 알려준다.

▲ 3막에선 나부코(파올로 코니)의 왕관을 뺏어쓴 아비가일레(에바 골래미)
가 노예의 딸인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고 분노의 열창을 펼친다.


4막 2장 페네나의 독창에서는 소프라노 박혜진이 형장에 끌려가는 페네나의 슬픔과 조국에 대한 안타까움을 잘 표현했다. 페네나의 사형 집행 찰나, 나부코가 그녀를 구해주고 신전이 쓰러져 연기에 휩싸인다. 이 때, 검은 옷에 초라해진 아비가일레가 무대 뒤쪽에서 등장해 자기죄를 고백하고 동생에게 화해를 청하며 죽는다.

나부코 역시 위세당당하던 이전의 모습에서 벗어나 겸허하게 자신을 낮추며 자카리아에게 무릎을 꿇고 종교를 받아들인다. 4막의 전체적인 노래 선율은 주님의 찬양을 나타내며 느린 선율 위주이다. 어떤 이에겐 주님 찬양에 대한 당위성이나 서사가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모두들 '여호와 만세'를 외치면서 극은 끝난다.

이번 공연의 내한 단체인 루치아노 파바로티 극장의 극장장인 알도 시실로가 지휘한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반주는 무난하게 성악을 잘 받쳐주며 큰 탈 없이 부드럽고도 장중한 연주를 선보였다. 국내 몇 안 되는 오페라 합창단 중 하나인 스칼라 오페라합창단은 무난하기는 했지만 좀 더 오페라적인 힘과 연기에 몰두해야 할 필요성이 보인다. 사실, 가만히 서 있는 군중 장면 만큼 힘든 것은 없는데, 그 상황에서도 당위적인 힘과 위엄이 느껴져야 진정한 프로로서 내공이 쌓이는 것이 아닐까.

솔오페라단은 2014년 기획 공연 시리즈의 세 작품으로 기획공연 오페라 <사랑의 묘약>, 로마국립극장 공동제작 오페라 <가면무도회>, 로마국립극장 초청오페라 <카르멘>을 공연한다. 시즌 공연 시리즈 1탄으로는 어린이를 위한 감성오페라 <헬로우! 마에스트로>, <산타클로스는 재판 중>을 공연한다. 지난 10여 년 간 활발한 국내외 공연과 해외 팀과의 교류로 국내 오페라 발전에 앞장선 솔오페라단의 2014년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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